인생은 아름다워(1046) - 우정과 평화의 종 살피고 고라이신사 들러 히라츠카에 이르다(하코네 유모도 – 히라츠카 28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51
5월 20일(토),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멈추고 약간 더운 날씨다. 오전 7시 40분, 숙소를 나서 출발장소인 하코네 유모도역으로 향하였다. 역에는 이미 많은 당일 참가자들이 나와 있다. 그중에는 도쿄에 사는 동호인의 딸도 있고 사이타마에 사는 한국인 전문가도 들어 있다. 인근의 천변에서 출발행사, 안내를 맡은 가네가와현 워킹협회 회원들이 도쿄까지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인사한다. 오늘로 걷기 50일째, 걷기인원은 당일참가자 포함 54명이다.
숙소를 출발하여 하코네유모토역에 이르기 직전 천변에서 살핀 풍광
8시 30분에 하코네 유모토를 출발하여 철길 따라 한 시간 넘게 걸어 오다와라(小田川) 역 지나 산노마루홀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길게 이어지는 오다와라 시가지를 통과하여 12시 쯤 이른 곳은 고우즈(國府津)역, 역 앞의 공터에서 각기 준비한 점심을 들었다. 옆에서 건넨 과일캔이 시원하네!
12시 50분에 오후걷기. 한 시간 걸어 니노미야(二宮)역에서 휴식, 역 앞에는 1945년 8월 3일(종전 10여일 전) 오다와라에 투하된 폭탄의 피해를 기억하며 세운 우정과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걷는 중 ‘세계에 평화를, 한일에 우정을’ 표어로 내세운 제9차 한일우정걷기의 핵심가치를 살피는 발걸음이 뜻깊다.
니노미야 역 앞에 세워진 평화와 우정의 소녀상
니노미야에서 한 시간 쯤 걸어 오이소 도야마(大磯城山) 공원에서 잠시 머물고 내쳐 걸으니 기묘한 모습의 소나무 숲길 도로 지나 오후 4시경 고라이(高來)신사에 이른다. 7차 걷기 때 신사의 책임자가 유래를 설명하는 것을 통하여 1300년 역사의 신사 주변에 고구려 유민들이 거주한 것, 이곳에서 북쪽으로 60km 지점의 사이다마현 히다카시에도 똑같은 이름의 신사가 있는데 그 지역이 고마 군으로 고구려와 관련된 신사라는 것이 흥미롭다.
몇 년 전 선운사의 상사화가 활짝 핀 모습의 사진을 접한 가미조 메이코 씨가 같은 시기에 고마군에 들렀더니 고구려 관련지역에 똑같은 모양의 꽃이 피어 있다며 신기하다는 내용의 글을 보낸 적이 있다. 뒤늦게 고라이 신사가 고마 신사라고도 부르고 고마군에 같은 이름의 신사가 있다는 사실을 이곳에서 접하였는데 그 정보를 처음 알려준 가미조 메이코 씨와 동행하여 고라이 신사를 들르니 감회가 새롭다. 현장의 게시판을 살피니 고라이신사는 707년에 고려사로 창건되었다가 1897년에 절이 폐지되고 고라이 신사로 개칭되었다고 적혀 있다.
고즈넉한 고라이신사의 모습
고라이신사를 출발하여 작은 강을 건너니 히라츠카(平塚)시에 접어든다. 고층건물이 즐비한 중심부를 거쳐 도착지인 히라츠카(平塚)역에 이르니 오후 4시 반이 약간 지났다. 거리는 28km, 4일간 이어진 긴 코스의 마지막이다. 역에서 가까운 숙소에 여장을 푸니 오후 5시, 땀흘려 걸은 후 생맥주 한 잔 곁들인 저녁식사가 행복하다. 내일부터 사흘간 짧아진 거리, 피치를 올리자.
태평양으로 흐르는 강물의 큰 다리를 건너는 일행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