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50 주부들이 꽂혔다, 가장 많이 산 주식 탑10은…

[최동명(3반 대구)]

강남 4050 주부들이 꽂혔다, 가장 많이 산 주식 탑10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여성 투자자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투자자는 388만명으로, 전년 대비 61%(148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투자자 증가율(41%)을 크게 웃돈다.
증권업계는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40~50대 여성 투자자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PB인 박모씨는 “여성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들고 오는 돈은 ‘과감하게 베팅해 보겠다’면서 스스로 자산 배분을 미리 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질 때가 많다”면서 “가끔 쪽박 종목도 나오긴 하지만 대박이 터지는 종목들이 있어서 결국 전체 계좌는 고수익으로 마무리짓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박씨는 이어 “요즘처럼 미래 성장주가 득세인 시기에는 주식을 머리가 아니라 심장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40~50대 여성 투자자들이 주식을 제일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주식 매매를 결정할 때 주변에서 소개 받은 종목을 선호하는데, 재무적인 요인보다는 사업 모델이나 미래 성장성에 동의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 보유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들은 강한 승부욕에 쉽게 좌지우지되고, 심지어 빚까지 내서 크게 베팅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4050 강남권 여성들은 어떤 종목들을 계좌에 담고 있을까?
8일 삼성증권이 여성 투자자 2만2422명의 단기 3개월과 장기 1년 매매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장·단기 선호도 1위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고 2위는 카카오였다. 그런데 3~10위 종목들은 3개월 단기 포트폴리오와 1년 장기 포트폴리오 사이에 온도차가 컸다.
우선 3개월 단기 매매 종목에는 HMM, 네이버, SK이노베이션, 현대차, 두산중공업, 진원생명과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신풍제약 등의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40~50대 여성들의 선호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연합뉴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3개월 동안의 매수 상위 종목 리스트를 보면, 플랫폼 대장주인 카카오에서부터 물류 대란에 반응한 HMM, 상반기 원전 테마로 부각된 두산중공업까지 다양하다”면서 “여성들이 민감한 뉴스와 정보를 신속하게 획득하고, 이후 투자로 빠르게 연결시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사는 40대 전업주부 이모씨는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 세상 돌아가는 뉴스에 관심 갖고 신문도 열심히 읽게 됐다”면서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해서 아무래도 익숙한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플랫폼 종목을 많이 샀는데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1년 장기 매수 상위 종목 현대차, LG화학, 네이버, 셀트리온, 삼성SDI,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등이 포함됐다. 정 팀장은 “철저하게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압축해서 초대형 종목들을 균형 있게 투자하고 있다”면서 “말 그대로 주식회사 코리아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진원생명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 백신 개발 관련 연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개인별로 매매 시점에 차이가 있어서 정확한 수익률 계산은 어렵지만, 매수 상위 10개 종목 기준으로 4050 강남권 여성 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 29%, 1년 동안에는 59%의 평균 수익률을 거뒀을 것으로 삼성증권은 추정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각각 1.7%, 41.3% 상승했다.
3개월 단기 포트폴리오의 경우엔 기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종목도 3개나 있었지만, 매수 상위 8위에 오른 진원생명과학이 166%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한 코스피 소속 바이오 기업이다. 1년 장기 포트폴리오에서는 카카오 상승률이 11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SK이노베이션(105%)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