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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시간이었다면 큰일 날 뻔…" 주민들 가슴 쓸어내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박철홍 기자 = 사고 헬기는 아파트, 학교, 상가로 둘러싸인 아파트단지 왕복 5차선 이면도로 옆에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 소방헬기 추락 사고 현장.
버스정류장이 자리 잡은 인도 바로 앞 차도에 곤두박질치듯 떨어진 헬기는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었다.
일부 타다 남은 주황색 헬기 잔해만이 사고 헬기가 소방헬기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헬기는 아스팔트 도로에 반경 1m가량 움푹 팬 구덩이를 남겨놓았다.
비교적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진 헬기의 프로펠러와 동체 일부는 주변으로 퍼지듯이 날아가 100여m 떨어진 분식집 유리창을 산산조각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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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 옆에 추락한 헬기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아파트 단지 바로 옆 인도에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사고직후 수습 중인 현장의 모습. |
충격·폭발·화재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헬기의 잔해 속에서 긴급출동해 시신을 수습 중이던 소방대원은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진땀을 흘렸다.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헬기 추락 당시 주변이 뒤흔들릴만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한 목격자는 "헬기가 공중에서 굉음을 내며 비틀거리듯 4~5초 선회하더니 땅으로 거의 수직으로 곤두박질쳤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사고 현장은 포장도로가 움푹 패이고 인도 옆 조경수가 심어진 언덕 위로 헬기 잔해가 흩어져 있을 뿐 다른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굉음과 함께 폭발·화재가 발생하면서 장덕동 일대 아파트, 상가, 학교의 시민들은 깜짝 놀라 거리로 뛰어나왔다.
그들 중 일부는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헬기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사고현장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모 중학교에서는 수업에 한창이던 학생들이 창문으로 몰려나와 사고현장을 걱정스러운 듯 지켜봤다.
이날 학교에 등교했다가 조퇴하던 한 학생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다리 부분에 2도가량의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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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떨어진 가게 창문 산산조각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아파트 단지 바로 옆 인도에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사고의 여파로 헬기 파편이 튀어 창문이 산산조각난 100m 떨어진 가게의 모습. |
주변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전모(39·여)씨는 "헬기가 떨어진 정류장은 평소 중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며 "등교시간이었다면 큰 인명피해가 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주민은 헬기 조종사가 추락을 감지하고 일부러 회피비행을 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17∼23층의 고층 아파트 6개 동이 자리하고 있고 신축건물 공사현장에는 수십m의 크레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 바로 옆에는 중학교, 그 옆으로는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가 인접해있고 도로 건너편에는 학원과 상가, 교회 등이 있다.
주민 김모(34)씨는 "출근과 등교 시간이 아니어서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며 "세월호 수색 지원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들었는데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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