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2023년 1월 1일부터 오늘 사이에 한번이라도 ‘yb군단’에 접속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내가 1970년 5월 11일 아산시 관대초등학교에서 초등교사를 처음 시작하여 천안, 포천, 수원을 거쳐 2013년 3월 1일부터
민간인 신분이 되어 교사의 옷을 벗었으니 교실을 떠난 지 이제 1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에는 한 학급 인원수가 60명이 넘는 것은 보통이었고, 끝 무렵에는 30명이 채 안 되었으니 나의 담임반이었던 학생 수를
모두 합치면 대략 1,600명 정도는 될 것입니다. 그중 기억나는 아이는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200명 정도를 넘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분필가루 날리던 같은 교실에서 같은 공기를 호흡하며 같은 정서로 함께 공부하고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때로는 화도 내고 온갖
희로애락을 함께 하던 때, 때로는 가족 같이 친구같이 때로는 원수같이도 지냈었지요! 길어야 일년을 넘지 못하는 그 기간 동안
나는 열심히 공부를 가르치는 것보다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가운데 생활태도를 바로 잡는데 더 노력을 했습니다.
내반 안에 집안 형편의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없는지, 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없는지가 나에게는 공부보다 더
중요했습니다. 학교에서 모든 지식을 다 주입을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는 각자가 노력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교과서의 큰 줄거리만 안내하고 세부적인 지식은 각자의 노력에 맞겼습니다.
남을 괴롭히는 몇몇 아이는 나에게 매우 큰 체벌을 받았으며 지금 기준으로는 '학교폭력 고발' 수준이었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남을 때리는 아이를 때릴 수 없는 요즘 교실은 행복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폭력교사나 다름 없던 나의
자기합리화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옷 벗은지 10년도 넘은 지금까지 ‘yb군단’을 찾아오는 여러분들은 아마도 나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닐것입니다.
내가 궁금했던지, 혹시 다른 친구들의 소식은 없는지 궁금했을 텐데 요즘은 거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다는 사람이 없으니 전자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나의 교사생활은 95% 이상은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평상시도 그 시절이 애틋하게 그리울 때가 많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던 그 시절의 꿈을 자주 꿉니다.
그 때의 그 분위기대로라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내가 간들 누가 좋아할까요?
여러분들이 궁금해 할 지도 모를 요즘 나의 생활을 소개하겠습니다.
나는 현재 오래 살던 천안을 4년 전에 떠나 딸네 집이 가까운 경기 광주시 태전동에 살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하는 일은 없고,
남은 삶을 즐겁고 건강하게 살기 위하여 지적 활동 보다는 신체적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나름 여생을 잘 보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즐기던 등산은 강도는 약간 줄여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꾸준히 하고 있고, 노인복지관에 다니며 탁구도 2~3번을 하고
있습니다. 1~2일 정도는 집에서 쉬거나 처리해야할 일을 하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은퇴를 하고 나면 남는 것이 시간뿐이라 노년을 무료하고 지루하게 보내게 될것 같았습니다. 퇴직 전부터
준비한 것이 늙어서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을 알아보고 책을 많이 읽으려고 아파트 분리수거 할때 돌아다니면 폐휴지 수거 상자에
버려진 쓸만한 책을 구해다 놓기도 했고요. 약간 취미가 있는 음악도 즐겨 보려고 리코더, 오카리나를 좋은 것으로 구해놓은 다음
악보를 수백장 복사해다 놓았고 악기연주 시 악보를 올려놓을 보면대도 좋은 것으로 하나 사다 놓았지요. 그런데 십년이 넘은
아직도 책 한권을 못 읽고 리코더나 오카리나를 연주해본 시간은 다 합쳐도 열 시간을 넘지 못해 이제 부는 법도 다 까먹을 수준이
되었답니다!
속된 말로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에 절대 공감을 하게 되네요! 정말로 나는 내가 3사람 쯤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사람은 집안 일에, 한사람은 산행에, 한사람은 탁구장에, 한사람은 글쓰기에 몰두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시간이 많겠지만 늙는 것은 순간입니다. 아직도 고향 땅에서 가족과 함께 형제자매들이 밥상 둘레에 옴닥옴닥
둘러 앉아 밥을 먹고, 학교 마당에서 옷에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습니다. 은퇴 전에 여유로운 생활을
미리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72세에 돌아 가셨고, 우리 부모님은 80세 정도에 돌아 가셨습니다. 갈 수록 수명이 늘어가는 이런 추세이고
사고사만 아니라면 나는 90세 정도에 이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공식을 적용해 보면 여러분들은 100세 정도가
기대수명이 될 것입니다. 은퇴 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려면 당연히 돈이 필요하며 취미 생활로는
교양을 위한 것 한 두가지, 건강을 위한 것 2~3가지 정도는 미리 기초를 다져서 은퇴와 동시에 이어 가야지 은퇴 후 배워서 하기는
쉽지 않고 늙어서는 기억력과 신체기능이 저하되어 배워도 금세 잊고 기능 발전도 더딥니다.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여행인데 여행도 경제와 건강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고통이 수반 됩니다. 나의 조건에 비추면
외국여행은 50세에서 70세 이전 이었습니다. 지금은 비행기 타기가 무서워서(추락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2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픈데 자리 비좁은 비행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누가 여행을 보내 준대도 별로 가고 싶지 않지요. 혹시 나중에
늙어서는 여유롭게 외국여행이나 즐겨야 겠다 생각되면 여러분들도 70대 중반 이전에 끝내야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감정도
메마르게 되어 외국의 새로운 문물, 새로운 풍광에도 감동이 없으니 돈만 없애는 것이 됩니다.
이 글을 쓰고자 한 본래의 취지는 아직도 잊지 않고 ‘yb군단’을 찾아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여러분들과 지내던 때가
그립고 보고 싶다는 말을 하려 한 것인데, 또 늙은이 잔소리만 길게 늘어 놓았네요!
‘yb군단’은 일년 이내 한 사람이라도 찾는 사람이 있는 한, 내가 카페에 글을 올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한은 유지될 것입니다.
정말로 여러분들과 함께 지내던 풋풋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돌아갈 길이 없으니 오늘 밤 꿈에서라도
그 때로 돌아가 보려합니다!
여러분 부디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정신을 소유하여 가족들과 행복한 고급스러운 삶의 질을 가꿔 나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 한번 나를, 'yb군단'을 잊지 않고 찾아 준 것에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자리한 그 이웃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3년 12월을 보내며
자꾸 떨어져 가는 기억력이 한살이라도 더 쇠퇴하기 전에...!
yb 보냄
PS : 혹시 나의 근황이 궁금한 사람 있으면 나의 블로그 방문을 바랍니다. Naver Blog 타이틀은 '녹슨칼'입니다!
별 내용은 없고 일기 쓰는 것처럼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과 그때 그때 생각 나는 것들을 사진과 함께 작성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 Blog 링크 - https://blog.naver.com/ybcam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