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1일 열린 임금협상 13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이날 화상회의를 통한 마라톤협상 끝에 밤 8시 40분 쯤 잠정안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잠정안이 오는 2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할 경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게 된다. 노사는 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위축, 국가경제 불황 들을 고려해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의 동결이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무분규 타결은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 국내 다른 대기업과 자동차 관련 협력사들의 임금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도출된 노사의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동결(호봉승급분 2만 8천원) 외에도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이 포함됐다.
노조는 이를 통해 조합원 1인당 평균 830만원 가량 지급받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과급 가운데 50%와 격려금 120만원은 타결 즉시 지급된다.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은 10월 말, 남은 성과급 100%는 12월 말에 지급될 예정이다.
노사의 이번 잠정합의는 코로나19 여파로 3달 가량 늦게 시작한 임금협상 상견례 이후 40일 만에 도출된 것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38일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것이다.
이는 노사가 코로나19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중교섭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것을 두고 노사가 모두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뚫고 만들어 낸 값진 성과"라며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협상을 마무리하고 노사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와 자동차산업 대전환기 속에서 미래차 시대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목표로 합의안을 마련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차 시대 선두주자로 도약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과반 이상 반대로 부결되면 노사는 다시 교섭을 진행해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홍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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