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미안해 내가 그 정도로 널 사랑하진 않는 것 같애.
내가 뭘 잘못했어?
아니.
근데 왜?
니가 밥먹는게 꼴보기 싫어졌어.
2화
어떻게든 살아요. 피투성이라도 살아요.
살아남는게 이기는거야.
3화
언제는 피투성이라도 살라고 하더니.
갑자기 안면 확 바꾸네.
왜 그럴까?
왜 이렇게 쫒아내지 못해서 안달이지?
당신 여자야 나 남자고.
그래서, 어쩌다 한번 잘까봐 겁나나?
야!
내가 한번 잤다고 남자한테 목매고 그럴 여자같애?
결혼 전날 차이고 질질짜고 돌아다닌다고 완전 촌년으로 보이나보지?
어! 나 촌년 맞아. 첫사랑에 목메고 한번 자면 안놔.
그러니까 겁나면 그쪽이 이사가요.
다신 볼 일 없을 줄 알고 한 말이에요.
나 결혼 전날 차인거.
소문나면 뒤도 안돌아보고 당신인줄 알꺼야.
어디가서 떠들고 다니다가 등에 칼 꽂히거든
뒤도 돌아보지말고 내가 꽂은줄 알아요.
오해영이 둘이였어요.
다른 오해영은 되게 잘나갔어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난 그냥 들러리.
근데 만약에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를 선택할까?
안 하겠더라구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랬던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되길 바래요.
5화
진짜 개같다.
처음부터 이상했어 날 보는 눈빛.
이제 알겠네.
끔찍하게 사랑했으나 자길 그지같이 차버린 여자랑 같은 이름인 여자.
보기 불편했겠지.
그동안 내가 오해영 얘기 할 때마다 왜 가만히 있었어?
왜 듣고만 있었어?
결혼식날 나른 그지같은 기집애가 오해영이라고 왜 말 안했어?
내가 그딴 얘길 왜 해야 하는데?
왜 사람 바보 만들어?
나 혼자 바보같이 주절주절, 좋았니?
내가 고등학교 3년 내내 잘나가는 오해영이랑 비교당하면서 힘들게 살아왔단 얘길 할 때마다, 좋았니?
그지? 내가 사랑한 여자가 멋진 여자긴 했지. 좋았니?
그걸 말이라고 해 지금?
근데 왜 말 안했냐고?!
아오
아까 거기서 한 짓은 뭐야?
뭐!
손잡았잖아!
내가 무슨 니들 연애사에 소모품이야?
내 손목이 그 기집애 화나게 하는데 갖다 쓰는 소모품이야?
잤다고 말해줄까?
우리 둘이 열렬히 사랑한다고 말해줄까?
그 기집애 꼭지 돌아서 더 더 더 애닳게 해줄까?
미안하다 손목잡아서, 엄청 미안하다!
날 그따위로 갖다 쓰지마!
엄청 미안한거야 그거.
엄청 유치한거야 그거!
대체 이거 언제까지 막아놓을껀데!
내가 덮칠까봐 겁나니!?
에이씨..
옆집남자 좋아하니까 좋은거 하나 있네.
집에 일찍 들어오고 싶어진다는거.
매일 술에 취해 뻗기 전까진 집에 들어오기 싫었는데..
나 생각해서 일찍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8화
왜..
왜 집에 안들어오는건데.
신경쓰이라구.
신경쓰여. 그러니까 들어와.
보고싶다고 말해봐. 그럼 들어갈게.
그냥 들어와.
싫어.
9화
이제 들어오나?
오늘 대충 짐 빼가려구.
큰 건 나중에 이삿짐 불러서 빼가구.
아는 체 좀 하지?
할 말 있다는 건 뭐야. 어제 할말 있다며.
돈 준비됐다고.
다행이네. 근데 왜 화난사람처럼 그래?
그 남자랑 또 만나냐?
어.
참 쉽다.
어 나 쉬워.
너한테 정 떨어질 것 같다.
지를 그렇게 차버린 남자한테 또 가냐?
그럴만한 사정 있었어. 구치소에 있었데.
그걸로 다 용서가 되?
그러는 넌, 널 그렇게 비참하게 밟고 떠난 오해영이 다 용서가 돼서 또 만나?
나한텐 귀책사유가 있었고. 그 자식은 망한 거 쪽팔려서 너한테 비수 꽂고 떠난 거 아냐?
그게 남자가 할 짓이니?
널 진짜로 좋아했으면 그런 짓 하지도 못했어.
나도 알아! 나보다 자기 자존심이 중요한 사람이란 거.
난 지금 아무라도 필요해.
날 버리고 간 사람이라도 필요해.
벽 뚫고 들어가 널 덮치지 않고 버티려면.
사람 헷갈리게 이랬다 저랬다 하는 너 때문에 심장 터져 죽지 않으려면!
하.. 나쁜놈.
니가 세상에서 제일 나빠. 니가 제일 비겁해!
11화
기다려봤다, 미안해 다음에 뭐 쓰는 줄 알고.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하느라 오래 걸리나 하고.
한참을 기다려봤다.
두 시간을 그렇게 기다려봤다.
어떻게 딱 한 문장이니?
미안해, 어떻게 말이 이렇게 끝나니
미쳤지?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 미친거지?
어디야.
미안해. 잘못했어. 내가 비겁했어.
미안해 딱 하나에서 말이 좀 늘었네. 오면서 생각했나보지 어떻게 더 늘려서 말해야 되나?
미안해.
미안해? 그 말 진짜 죽여버리고 싶게 싫다.
어디 좀 들어가서 얘기하자.
왜? 창피하니? 내 몰골이 이래서 창피해?
거울 속에 나를 보고 있으면.. 어쩜 저렇게 바보같이 생겼을까.
딱 이런 꼴 당할만하게.
너무 허름하게 생긴 거 같아서.
잘난 니들 사랑싸움에 껴서 바보같이 당하기 딱 알맞게.
너무 허름하게 생긴 거 같아서.
내가 너무 싫어서.
딴 얼굴이고 싶어서 딴 사람이고 싶어서
그래서 마구잡이로 칠했어 그럼 좀 나아질까 하고.
근데 미안해?
그냥 미안해?
많이 미안해..
하..
뭐가 미안한데?
왜 미안한데?
얼마나 어떻게 미안한데?
가자.. 가서 얘기하자.
왜 진작 말 안했어?
오해영 사랑해서 오해영 결혼 깨려고 했는데 내 결혼이 깨진거라고 왜 진작 말 안했어?
말하고 싶었어. 근데 힘들어하는 너한테 또 폭탄 던질 수 없었어.
고등학교 내내 오해영이랑 비교당하면서 살아왔다고.
난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똑같은 이름 가진 걘 어떻게 살고 있나.
그런 너한테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어.
상처에 소금뿌리는 거 같아서 말 못했어.
상처는 뭐가 상천줄 알아?
니가 얼마전까지도 오해영을 사랑해서 그 기집애 결혼을 니가 깨고 싶어했다는거.
니가 던진돌에 그 기집애 대신 내가 맞아서 피 철철 흘리고 있는 동안에도 넌 그 기집애를 생각했다는거.
난 그것도 모르고 바보처럼 너 좋다고 들이대고!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았을 때, 그때 다 말했어야 했어.
다 까발리고 정 똑 떨어지게 했어야 했어.
왜.. 왜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 왜!
미안해.
그만하라고 미안하다는 말!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하라고..
진짜 미안한데.. 진짜 진짜 엄청 미안한데!
뭘 어떻게 말하라고.
남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냐?
뭘 어떻게 말해야 정답이냐?
좀 가르쳐 주라 좀!
미안해.
진짜. 진짜 미안해.
빌어.
무릎꿇고 빌어.
미안해.
빌어.
빌어!
빌라고!
와서 빌라고!
12화
괜찮냐고 안물어보나?
괜찮을 리가 없잖아.
어. 안 괜찮아 나.
완전 만신창이야.
눈뜨고 있기가 싫어.
근데 잠이 안와.
화가 나서 잠이 안오다가.
보고 싶어서 잠이 안와.
이제 내 욕하면서 살아.
사람들이랑 같이 내 욕해.
전화해서 욕하고 싶으면 백번이라도 받아줄테니까 아무 때나 해.
나 괴롭혀도 되.
너 하고싶은데로 다해.
그냥 내 마음 바닥 날 때까지만 같이 가주면 안될까?
바닥까진 아니고 좀 수그러질때 까지만
사람들 다 알았고 여기서 끝내는게 맞아 여기서 접는게 맞아.
근데 나 안접어질거 같애.
괜히 여기서 호기부려서 그쪽 차버리면 나 오랫동안 힘들거같애.
우리 그냥 좀만 사귀다 헤어지자.
아무도 모르게 좀만 사귀다 헤어지자.
미안해.
나 혼자 나쁜놈일때
끝내는게 맞아.
나와 데려다줄게.
계좌번호 찍어줘. 보증금 부칠게.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렇게 쉬웠던 나를
어떻게 이렇게 쉽게 버리니
어떻게 이렇게 쉽게 버리니..
미안해.
나는 니가
아주 아주 불행했으면 좋겠어.
매일 밤마다
질질 짰으면 좋겠어
나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졌으면 좋겠어.
나는 이대로 너를 생각하다가
홧병으로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서 니가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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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들이 좋아서 그냥 주욱 적어봤습니다.
주로 오해영 대사들로만 적었는데
다른 캐릭터들도 명대사들이 많죠..
대사들이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못 나올법한 대사들이 많은데
공감가는 대사들이 많네요..
첫댓글 와 대단하세요 ㅎㅎ
저도 대사하나하나 정말..에휴..
예지원 대사도 좋더라고요 ㅠㅠ
진지할때는 진지하고, 유머스러울땐 한없이 유머스럽고..참 재밌습니다..
작가가 올미다 작가라던데..그래서 그런가봐요..
서해영 진짜 자존심 다내려놓고ㅠ... 에릭 진짜 싫어요ㅠㅠ
12화 마지막 대사... 우리연희가 했던 그대사인데 그 영화뭐였더라
저한텐 16년드라마중 시그널 다음입니다.
전.. 이 드라마 본적없는데.. 여기 발췌한 대사들은 전부 공감되네요.
하긴.. 사랑에 아파본 사람들은 다 그렇겠군요~
꼭 보세요.
전 8화였나 서현진의 "세상의 여자는 다 죽어벼렸음 좋겠다. 세상의 여자는 나 하나였음 좋겠다"라는 대사가 인상깊었네요.
정말 재밌습니다. 캐릭터들 성격 정말 잘 만들었어요.
국민여친
대사는 3화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저 그렇게 말 쌔게 하는 타입아니에요 라면서 사과하는 장면 참 서해영스럽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