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1424〉
■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1939~)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이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 1984년 시집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문학과 지성사)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정해진다고 하며, 불교에서는 이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말합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병마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치료하는 약보다도 환자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오히려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인데, 실제로 주변에서 어떻게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재미있는 詩를 읽어보면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문장 전체에 배어있는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즉, 첫 연의 ‘그래 살아 봐야지’하는 독백에서 시인이 어렵고 고통스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 현실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 투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튀는 공처럼 탄력적이고 긍정적으로 현실을 이겨 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서의 고통스런 현실이란 이 작품을 쓴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 군부독재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결론적으로 이 詩에서는 통통 튀는 공의 속성을 적절하게 묘사하여,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삶에 대한 의지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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