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의 지마켓같은 오픈마켓플레이스인 타오바오(보물찾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를 알게 된 건 아마 2006년 가을 무렵 같습니다. 그때 막 북경대에서 MBA를 시작한 무렵, 마침 추석이라 한국에 갈려고 하는데, 배드민턴을 즐겨치던 동생이 중국이 싸다면서 올 때 요넥스 배드민턴 공을 사가지고 오라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때만해도 환율이 130원정도 하던 때라서 알았다고 하고 어디서
배드민턴공을 사야하는지 알아보다가 타오바오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품명이 정확히 생각이 안나는데, 한 통에 100원이 조금 넘더군요.
길 가다가 들어가서 물어본 스포츠용품점은 110원이 넘는다길래, 결국은 타오바오에서 사기로 했고 그때만 해도 인터넷 뱅킹 신청을 안했던 때라서 직접 가게로 가서 배드민턴 공을
사기로 했습니다. 처음 가서 20통을 사려고 했는데, 가게도 생각보다 크지 않고 그렇게 물건을 많이 가져다 놓지는 않는다면서 이틀 후에 다시 오라길래, 2100원인가를 가지고 북경의 시내에 있는 가게로 다시 갔습니다. 20통을
큰 비닐봉투에 넣어서 준비해놓았더구요. 그냥 아무생각없이 한 통 열어보고 요넥스길래,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 나 한국사람인데, 지금 북경서 공부중이다. 뭐, 그런
얘기하고 명함도 한 장주고 기분좋게 뻥뛰기 한 가마니 부피 정도되는 배드민턴공을 둘러메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며칠있다 가득 채우면 30kg가 넘게 들어가는 캐리어에 배드민턴공을 넣어서 한국으로 갔습니다. 조기잡이를 나갔다가 만선해서 귀향한 어부처럼, 동생에게 기분좋게
“중국서” 배드민턴공을 “싸게” 사왔다며 배드민턴공을 주었습니다.
한 통을 받아서 유심히 배드민턴공을
살펴보는 동생이 “어, 왜 이렇게 본딩 부분이나 스티커 붙어있는게
어설퍼보이지?”라고 할 때, 혹시나하는 불길한 예감은 들었지만, 설마 이 배드민턴공들이 가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동생도 설마설마하면서배드민턴 동호회사람들한테 물어본다며 공을
가지고 나가더군요.
결과는…
공은 전부 가짜였습니다. 라벨이나
본딩도 왠지 어설프고 결정적으로 공을 치면 진짜와 확연히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동생은 가지고 가서
반품을 하라는데, 제가 웃는 얼굴로, 그렇게 선의를 가지고
대했는데도 전혀 양심의 거리낌없이 저한테 가짜 배드민턴공을 판 그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도 않고 공을 다시 들고 비행기를 타는 것도 부담스러워서(사실 지금 같으면 어림없습니다. 공을 다시 들고 와서 1. 가게 앞에 퍼질러서 시위를 하던지, 2. 경찰에 고발하던지, 3. 변호사 찾아서 소송을 걸던지, 4. 사진 찍어서 중국인터넷
사이트 100개에 올리던지 아님, 4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던지
절대 용서 못합니다), 그냥 동생한테 몇 만원 주면서 미안하다며 손실보전해주고 공을 그냥 쓰라고 했습니다
(얼마 전에 가서 물어보았더니, 아직 그대로 쌓아두고 있더군요)
나중에 다시 중국으로 와서 가짜공이 얼만지 물어보니까 한 50원정도 한다고 하더군요.
참, 정말 어이없더군요. 중문과 전공하고 중국서도 3년동안 일하다가, 막 북경대MBA시작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나만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거라고 자만하던 차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하다니…
그 뒤로는 정말 “중국은
넓고 모르는 것은 많다”로 중국관을 대폭 수정하고 그냥 간단하게 중국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무조건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도 중국서 오래있었고 또 새로운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고 보니, 이런 저런 작은 속임수에도 많이 당했는데, 이 사건 이후로는 별로
속은 적이 없습니다.
2 타오바오=보물찾기
나중에 아무래도 인터넷 뱅킹을 하면 편할 것 같아서 공상은행가서
인터넷 뱅킹을 하고 한번 시간을 내어서 타오바오를 둘러보았는데, 생각보다 물건도 많고 값도 나름 저렴하더군요. 그리고 에스크로우 서비스(구매자가 물건을 받고 나서 확인을 하고
나서야 판매자가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타오바오를 이용했으면 그렇게 사기를 당할 수가 없는 건데, 안전하게
설계된 시스템을 모른 체하고 직접 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한 사실이 속이 속하더군요.
남자치고는 쇼핑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 뒤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한번씩 타오바오로 가서 지를만한 게 없는지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타오바오에서 이렇게 물건을 많이 산 줄은 몰랐는데, 1년동안 타오바오에서 36번 구매를 했네요. 조금만 더 열심히 구매하면 (별 필요없는) 파워구매자가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 초에 산 물건들을 쭉 살펴보니, 그때 했던 일들이 연상이 되는군요. 후후…
1월26일 논문쓰느라 참고할려고 샀던, 잭 트라우트의 책
2월26일 매달마다 볼려고 했던 HBR 2월호
3월30일 HBR 1월호
4월7일앞으로는 골프도 필요하다며 막 골프연습장 다니기 시작할 무렵 샀던 골프
장갑
(결국
논문이랑 일자리 찾느라고 바빠서 한 달밖에 못다녔더랬죠. 나름 재밌었는데…)
5월3일HBR 3월호(한국의 옥션에서는 HBR가격이 2만원대 후반인데, 타오바오에서는 60~70원이라서 비교적 싼 가격이었습니다)
5월4일커피여과기
타오바오는 항상 점포주인들이 늦은 시간까지 온라인 상태라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볼 수도 있구요, 발송도 상당히 빨리 해주는 편입니다. 왜냐면 빨리 물건을 보내서 구매자가 대금지불을 해도 된다는 확인을 해줘야 돈을 받을 수 있거든요. 같은 도시 내에 있으면 당일 혹은 다음날, 다른 도시도시일 때 대개 2~3일이내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앗, 벌써 11시네요. 2탄에서 타오바오 거액 구매기(그래봤자 2500원밖에 안되지만 ^^;)
등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끔 물건이 없는데 있다고 해서 올려진 물건이 많습니다. 물건 구입누르기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채팅으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그리고 환불받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타오바오상의 이름이랑 개설통장상의 이름이 같아야 통장으로 환불이 가능합니다.. 타오바오아디만들때 이름은 반드시 영문으로 하셔야 할껍니다. 어차피 통장개설할때 이름도 영문밖엔 안되니깐요.....
진짜 이건 기본입니다. 판매자신용등급이랑 구매자평은 꼭 보셔야 합니다...구매자평보면 적나라하게 다 나와 있습니다,,,이넘이 사기꾼인지 정말 좋은물건 싸게 파는넘인지요.....정말 낭패 안보실려면 단디 확인하셔야 합니다...에라모르겠다 함도전해보자 이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됩니다..요새 환율도 고공인데...요새 가격보니 한국이랑 별반차이도 없습니다,ㅜㅜ;;
첫댓글 괜찮내요......ㅋㅋ
중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해본 적이 없어서.. 오래된 미래님 글을 읽다 보니 사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자료입니다.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옷이나 신발 종류는 많이들 애용하시는 찌모루보다 싸고.시계같은거는 찌모루가 싸용.거의 없는게 없다고 해도 무방한 타오바오+_+
타오바오가 정확하게 어떤곳이죠? 잘몰라서요.. 인터넷 쇼핑몰이예요? 그렇다면 주소좀 알수 있을까요?
인터넷쇼핑몰요, 한국의지마켓처럼,ㅋ http://www.taobao.com/
좋은 자료네요, 고맙습니다.
저는 타오바오 둘러보기는 하는데 막상 구매하려면 사도 되나..싶더라구요. 님글 읽으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좋은 경험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전 중국 ebay에서 물건 샀었죠.....정말 꽝이었습니다. 아이 장난감 정리대였는데요......어떤분들은 잘 골라서 그런지 좋은제품도 오드라구요. 어쨋든 한국도 물건 잘못사면 이상한거 오잖아요.....물건 찾기 쉬워서 괜찮은것 같아요....
중국어 번역기 돌려가며 사용을 하면 이곳에 정말 없는것이 없습니다..ㅎㅎㅎ 그런데... 결제가 조금 귀찮다는게....
타오바오에서 예전에 4천원짜리 핸펀을 산적이 있었는데 천원넘어가는 거래는 u盾끼워야 거래가 되는 나름 안전합니다.그런데 같은물건이라도 가격천지차이고 운송료도 천지차이.물건질도 천지차이 잘못샀다간 낭패보기 일쑤입니다,비싼물건은 될수 있음 안사는게 좋을듯 합니다,핸펀같은건 신상나오자 마자 사야 가짜가 없습니다,한달뒤 엔어김없이 짝퉁이 올라와 있습니다, 판매자 신용도랑 구매자평이 있으니 잘보고 잘 판단해야 낭패보는일이 없을겁니다..
가끔 물건이 없는데 있다고 해서 올려진 물건이 많습니다. 물건 구입누르기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채팅으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그리고 환불받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타오바오상의 이름이랑 개설통장상의 이름이 같아야 통장으로 환불이 가능합니다.. 타오바오아디만들때 이름은 반드시 영문으로 하셔야 할껍니다. 어차피 통장개설할때 이름도 영문밖엔 안되니깐요.....
진짜 이건 기본입니다. 판매자신용등급이랑 구매자평은 꼭 보셔야 합니다...구매자평보면 적나라하게 다 나와 있습니다,,,이넘이 사기꾼인지 정말 좋은물건 싸게 파는넘인지요.....정말 낭패 안보실려면 단디 확인하셔야 합니다...에라모르겠다 함도전해보자 이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됩니다..요새 환율도 고공인데...요새 가격보니 한국이랑 별반차이도 없습니다,ㅜㅜ;;
요즘은 환율이 올라서 여기 가격도 만만치가 않구요, 핸드폰 같은 고가 전자제품은 아주 신중하게 필터링을 해서 판매자를 골라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새 쇼핑하는 즐거움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