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쇳덩어리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는 옛말이 되고 있다. 더 가볍고 단단한 강판을 만들기 위한 각종 합금기술과 100% 알루미늄 차체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웰빙 바람을 타고 각 업체들은 인간친화적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첨단 소재들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친환경·경량화 바람=자동차의 첨단 소재 개발을 유도하는 가장 큰 힘은 유럽과 일본 등에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이다.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선보이며 ‘친환경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일본 도요타는 자동차의 개발·생산·사용·폐기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차량들의 범퍼·계기판·문 등에 재활용이 쉬운 수지 재료를 사용하고 카펫·매트 등의 재활용률을 높여가고 있다. 프리우스의 경우 시트와 바닥매트 등에 식물에서 추출한 ‘탄소 중립 플라스틱’을 적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수년 안에 95% 차량 재활용률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랑스의 푸조 역시 차량 각 부분에 나무·면·마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푸조 207의 경우 사이드 미러와 도어 패널 등이 이러한 천연 섬유로 제작됐다. 푸조 차량 1대에 평균 10㎏ 정도의 친환경 소재가 사용된다고 한다. ‘에코 디자인’을 표방하는 푸조는 308 모델의 경우 재활용률이 99%에 달하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푸조는 프랑스환경에너지위원회(ADEME)가 선정하는 세계 최저 이산화탄소 배출 자동차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급 브랜드인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천연 라텍스로 만들어진 시트, 코코넛 섬유질이 들어간 문 장식 등을 적용했다. 기존 S클래스보다 천연 소재 적용을 대폭 늘려 총 27가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연료탱크를 환기하는 부품인 활성 차콜 필터에 올리브 소재를 사용해 온실가스 방출을 최소화했다.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은 차량 경량화로도 이어진다. 차량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연료효율이 높아져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ASF’라 불리는 자체 개발 100% 알루미늄 차체를 1994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아우디가 적용하고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은 일반 차체에 비해 120~140㎏ 가벼운 반면 강성은 60% 이상 향상시켰다. ASF가 적용된 아우디 TT는 기존 모델 대비 16% 이상의 연료절감 효과를 낸다.
올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재규어의 올 뉴 XJ도 우주항공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100% 알루미늄 차체를 사용했다. 경쟁모델 대비 150㎏ 이상 몸무게를 줄이면서도 비행기 제조 시 사용되는 리벳 접합기술을 바탕으로 정교한 설계·조립을 해 주행성능과 안전성도 확보했다. 미쓰비시의 새 모델 뉴아웃랜더도 루프 부분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BMW 역시 전 모델에 알루미늄 차체·서스펜션을 적용해 경량화를 꾀했다.
◆안전과 건강을 위한 첨단소재=폴크스바겐은 차량 충돌 시 보행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소재를 사용한다. 폴크스바겐은 전 차량에 몇 겹의 특수 소재로 구성된 ‘멀티플 레이어 범퍼’를 적용한다. 특히 신축성이 뛰어난 크로스빔과 발포고무 소재를 범퍼에 삽입해 충돌 시 충격을 최대한 흡수한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섬세한 곳에 첨단 소재를 사용했다. 닛산 스포츠카 370Z와 25일 출시된 ‘올 뉴 인피니티M’에는 ‘소필레즈’라는 첨단 소재가 사용됐다. 합성피혁인 이 소재는 사람의 피부 촉감과 거의 동일한 촉감을 가지고 있으며 표면은 사람의 지문 모양과 동일하게 생겼다. 운전자의 손이 많이 닿는 센터패널과 앞좌석 팔걸이 등에 적용했다. 이 밖에도 인피니티는 차량이 긁힐 경우 자동으로 복원되는 페인트인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를 전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포드의 콤팩트 SUV 이스케이프는 시트쿠션에 콩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스펀지를 사용한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안락하고 쾌적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었다. 볼보는 알레르기나 천식이 있는 운전자들을 위해 가죽과 금속이 들어가는 모든 실내장식에 대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유해 물질 검사를 실시한다. 볼보의 S80·V70·XC70·XC60 등은 스웨덴 천식·알레르기협회로부터 추천 차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도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2005년 개설한 ‘환경기술연구소’를 통해 재활용률 제고와 친환경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의 첨단 소재 개발 방향은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컨셉트카 ‘아이플로우(i-flow)’에서 읽을 수 있다. 아이플로우는 세계 최대 화학회사인 독일 바스프(BASF)와 손잡고 친환경·연비개선·경량화를 위한 신기술을 대거 채택했다. 차량 배기열 회수 효율을 높여주는 고효율 열전소자, 적외선을 차단해 차량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비금속성 적외선 차단필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르노삼성 뉴SM5는 알루미늄 보닛을 중형차에 국내 최초로 적용한 사례다. 차량 경량화로 연비를 개선하고 환경오염물질 배출 감소도 꾀했다. 특히 알루미늄 보닛 설계 시 일자형 빔 구조를 채택해 충돌 때 보행자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