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은
法寶殿과 修多羅藏의 두 개의 전각에 봉안되어있다.
이 전각은 앞, 중앙, 뒤에 세 줄로 기둥을 세워 각각 정면 15칸, 측면 2칸의 30칸 식으로 모두 60칸이다.
또 수다라장과 법보전의 기둥은 각각 48개로 모두 96개다.
동서에 있는 寺刊板庫는 각각 정면 2칸, 측면 1칸으로 기둥 수는 각각 6개씩 모두 12가 서 있다.
남북과 동서에 있는 4개의 전각의 장경판전 기둥을 합치면 108개이다.
일주문에서 수다라장 앞까지 계단이 108개이고 108개의 기둥을 세워 만든 장경판전에 팔만대장경을 봉안했으니 얼마나 세심한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장경판전의 앞 전각이 수다라장이다.
범어 ‘sūtra’는 脩多羅로 음사되며, 불교의 가르침을 수록한 책에 대한 총칭이다.
여기에 ‘저장하다’라는 藏 자를 덧붙여 ‘脩多羅藏’이라고 하면서 석가모니불의 설법을 저장하는 곳을 지칭하게 되었다.
‘수다라’라는 말이 들어 있는 경전으로는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이 있다.
脩多羅藏 한자도 脩를 修로 표기하는데 판전의 글씨는 脩로 되어 있다.
수다라장의 편액은
威堂 申觀湖(1810~1888)의 작품으로,
삐침 획이 두껍고
안의 획은 얇아
음양의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첫 글자의 ‘脩’의 오른쪽 획을 두껍고 길게 오른편으로 처리했다.
또 마지막 글자인 ‘藏’의 왼쪽 획을 마찬가지 형식으로 왼편으로 두껍고 길게 끝맺어 서로 조응하는 모양새를 통해 균형을 이뤘다.
‘多’와 ‘羅’의 왼편과 오른편 삐침 획을 두껍고 길게 구사해 중앙의 균형을 잡은 예서체이다.
왼쪽 하단에 三都元帥 申觀浩印이라는 두 방의 명호가 찍혀있다.
위당 신헌(申櫶)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있던 철종 13년(1862)의 작품이다.
‘관호’는 위당이 ‘헌’으로 개명하기 전의 이름이다.
수다라장에는 “四十年說何曾法 六千經卷獨此方”이라는 주련이 걸려있다.
사십 년 설법이 일찍이 무슨 법문이었을까.
육천의 경권이 홀로 여기 있네.
팔만대장경이 있는 장경각의 위엄을 한마디로 표현한 걸작이다.
글씨는 작은 곡선을 그리는 필선이 마치 물결이 넘실대고 나비가 춤을 추는 것과 같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十・千・方자’ 에서 불 수 있듯이 가로획은 출렁이는 물결 같다.
각 글자 안에 들어 있는 획과 세로획이 바깥이나 가로획보다 작고 가늘어 좋은 대비를 이루는 隸書이다.
관지(款識)나 명호가 없으나 위당의 작품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