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있던 관광객이 이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날아가 숨지는 ‘참변’을 맞았다고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가 13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앙아메리카의 네덜란드령인 신트 마르턴(Sint Maarten) 섬의 마호 비치에서 한 여성 관광객이 인근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 활주로와 해변을 구분하는 철조망 옆에 서 있다가 이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날아가 콘크리트 블록에 머리를 부딪쳤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성 관광객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은 마호 비치에 맞닿아 있어 항공기 마니아들에겐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착륙하는 항공기는 마호 비치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들면 기체에 닿을 것처럼 머리 위로 낮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것. 이륙하는 항공기 역시 볼거리로 꼽힌다.
하지만 활주로가 짧아 대형 항공기들이 이륙할 때면 제트엔진의 출력을 최대한으로 올려야 하며 이런 제트엔진의 위력은 해변에 있는 사람들을 날릴 수도 있을 만큼 강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공항 활주로와 맞닿은 해변에는 “위험,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이 심한 부상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NOS는 지금까지 마호 비치에서 제트엔진의 강한 바람으로 사람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부상사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0년 스위스 관광객은 항공기 제트엔진에 날아가 중상을 입은 뒤 소송을 제기했고, 공항 측은 대법원으로부터 위험 경고문을 더 명확하고 눈에 잘 띄도록 설치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