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발표한 美 블루머나워 의원, “대중국 무역정책 후회”…바이든 행정부에 ‘쓴소리’
O 지난 26년 동안 미국의 무역협상 논의에 활발히 참여해 온 베테랑인 오리건주의 얼 블루머나워(Earl Blumenauer) 민주당 의원이 은퇴를 1년 남짓 앞두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역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힘.
- 블루머나워 의원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국에 문명적 영향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질서에 편입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함.
- 내년 말 은퇴할 계획인 블루머나워 의원의 이러한 입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신호임.
- 블루머나워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하원 세입위원회를 통해 양당 의원들과 협력하지 않는 것은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구성하는 요소를 의회와의 논의 없이 새롭게 정의하려는 결정에 반대함.
- 그가 은퇴 전 남은 14개월 동안의 과제로 삼고 있는 또 다른 일은 개발도상국과 미국 수입업체에 혜택을 주는 여러 무역 프로그램을 갱신하고 개선하는 것임. 그는 또한 소비자가 해외 판매자로부터 최대 800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 관세를 내지 않고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관세 프로그램에서 중국을 제외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음.
- 그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며 많은 민주당 의원과 달리 중국과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와 칠레, 싱가포르, 모로코, 호주, 바레인, 페루, 파나마,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음.
- 반면, 오만 및 콜롬비아와의 협정, 중미 5개국 및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DR)에 대해서는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과 같이 반대했음.
- 2002년에는 “당파적인 무역촉진권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공화당의 시도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았음.
- 5년 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자 블루머나워 의원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부시 행정부와 '5월 10일 합의'를 체결함으로써 FTA에서 최초로 노동 및 환경 조항에 상업 조항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했음. 이 합의를 통해 곧 페루와의 무역 조항에 불법 벌목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조항이 포함되었지만, 파나마, 콜롬비아,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협상은 4년 동안 지지부진했음.
- 2015년,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무역촉진권한을 부여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음.
-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TPP의 노동 조항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의원들과 협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임.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민주당 하원의원들과 5월 10일 회담에 참여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지켜낸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우방과 동맹국을 소외시키고 공화당을 무역 협력을 지지하는 세력에서 회의적으로 여기는 세력으로 바꿔 놓은 것에 대해 비판적임.
-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파로 중국에 대한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EU, 영국, 일본과는 협상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를 완화하는 등 무역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음.
- 블루머나워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는 "국제 무역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더 이상 없는 상황에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는 한편, “공화당이 당내 리더십 투쟁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무역 분야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함.
- 그는 또한 “미소기준(de minimis)을 개혁하고, 기타수입관세철폐법안(Miscellaneous Tariff Bill), 일반특혜관세제도(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아프리카성장기회법(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 등을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제이슨 스미스(Jason Smith)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무역 정책을 이해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만 찾고 있다”고 언급함.
- 그러면서도 "공화당이 기회를 받아들인다면 이번 의회에서 양당이 협력하여 무역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함.
- 이번 주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의 결론을 일부 발표할 것으로 예상됨. 바이든 행정부는 무역에 신중한 민주당 의원들을 의식하여 그들의 기반을 흔들고 노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이유를 줄 수 있는 관세 인하 조치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
-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관세 인하 협정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는 블루머나워 의원은 “여전히 IPEF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여러 차례 브리핑을 들으면서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고 말함.
- 그는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더 많은 국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FTA를 구성하는 요소를 새롭게 정의하고자 하는 것을 비판함.
-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IPEF를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행정협정’으로 분류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러한 우려를 표현하고자 행정부가 행정협정으로 규정한 대만과의 예비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쳤음. 블루머나워 의원은 “이와 같은 상황이 IPEF 협정 및 무역 파트너들과의 잠재적 핵심광물 협정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언급함.
- 끝으로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긴 악화된 국제 관계를 회복시켜나가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FTA을 추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꺼렸음.
출처: 폴리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