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때려치우고 집 팔고 아이들과 세계 여행이나 떠날까?' 이런 생각을 하는 대한민국의 30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 노샘프턴셔주 코비의 자택을 처분하고 직장을 그만 두고 세 딸을 데리고 세계 여행을 즐기는 크리스(36)와 태미라 허친슨 부부는 "모든 것을 감수한" 모험이 가족을 구했다고 말했다고 BBC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급 날만 기다리는 삶"을 끝내고 싶었으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빠듯한 것이 못내 싫었다고 했다.
2년 전 침실이 셋 있는 집을 팔고 그날로 바로 공항으로 차를 몰고 가 올리비아(10), 스칼렛(8), 벨라(4) 등 세 딸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가족으로서 우리는 많이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꿈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는 헬스트레이너, 태미라는 수영교사라 두 사람 모두 "종일 땡볕 아래에서" 일했는데도 영국의 높은 생활비를 감당해낼 수 없었다. 태미라는 "차량을 한 대로 줄였고, 스카이 TV를 끊어야 했다. 휴가도 가지 않았는데 공공요금은 오르기만 했다"면서 "시간이 없어서 우리는 가족 외식을 한 달에 한 번만 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일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모든 것 처분하고 세계 여행 떠나자는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코로나19 때였다. 크리스는
"숨 돌릴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는 예전에 살던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2022년 집을 매물로 내놓았는데 예상보다 늦어졌고, 그 바람에 그들은 그 계획에서 거의 손을 뗐다. 이듬해 5월 집이 팔리자마자 히드로 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크리스는 "집에서의 마지막 밤에 가구를 모두 처분해 우리 모두 바닥에서 지냈다"면서 "집을 처분한 현금이 들어오지 않아 비행 편을 예약하지도 않았다. 해서 히드로 근처 호텔로 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감수해야 할 것이 엄청났다. 그것은 엄청난 위험이었다. 우리는 잘 먹힐지도 모르며 집에 가고 싶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절대 뒤돌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리스는 동영상 촬영을 스스로 익혀 여행하며 찍은 것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지금은 이것이 주 소득원이 됐다. "우리는 이미 가족의 삶에 대한 동영상을 만들고 있었지만, 팔로워 수가 많지 않았다. 유튜브 구독자가 7000명정도였지만 지금은 10만명이다. 틱톡은 1만 2000명가량이었는데 지금은 25만명이다."
가족은 말레이시아를 돌아본 뒤 태국, 베트남, 필리핀, 중국, 대만,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거쳐 카타르까지 여행했다.
중국 여행 중에 가족의 소셜미디어가 "터져 유명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드론에 놀라 음료수를 떨어뜨리는 동영상이 틱톡 조회 수 800만을 기록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려 팔로워 100만 이상, 동영상 조회 1000만에 이르렀다.
부부는 이번 여행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불가피하게 힘든 시기들이 있었다고 했다. 태미라는 태국에서 뎅기열에 앓아 누웠으며, 베트남에서 가족의 신용카드를 현금자동지급기(ATM)가 삼켜 버렸고, 필리핀 호텔에 묵으며 다섯 사람 모두 베드버그에 물리는 일도 있었다.
태미라는 "중국에서 길을 잃은 일도 있었다. 이른 아침 소지품을 모두 지참하고 걷고 있었는데 전화기 지도가 뜨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끝내 호텔을 찾아냈고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은 최근 몇 달 동안 말레이시아 페낭 섬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크리스는 태미라가 그곳에서 홈 스쿨링을 했는데 딸들이 "부쩍 성장했다"면서 "아이들은 다른 문화, 화폐, 언어와 어떻게 어울려 지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세 아이 모두 항상 이런 생각에 110% 만족하지만, 생각이 바뀌어 집에 가고 싶어하면 우리는 그들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감이 커져 어디를 가나 친구를 사귄다. 여행을 다니면서 원격 근무를 하는 디지털 노마드 가족이 많다."
허친슨네는 5년을 더 이렇게 살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두바이,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스리랑카와 캄보디아를 둘러 본 계획이다.
잠깐 영국에 돌아올 수 있겠지만, "삶의 질이 지금 훨씬 나아졌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영구 귀국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부부는 조언을 구하는 메시지들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다른 부모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태미라의 말이다. "항상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며,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렇게 하라. 시도해 볼 때까지는 절대 알 수가 없다."
크리스의 말이다. "꿈이었는데 우리는 일어나게 만들었다. 가족으로 우리는 모든 순간을 사랑했으며 우리는 일어나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