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원광대 김병일 야구팀 감독
[속보, 스포츠] 2003년 10월 16일 (목) 17:03
"힘든 훈련을 참고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습니다. 이제야 선수들이 고생한 대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김병일 원광대(전북) 감독은 16일 전주 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벌어진 제84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일반부 결승에서 인하대를 5-2로 꺾고 우승한 뒤 모든 영광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원광대는 지난 86년 대학춘계야구대회와 96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뒤 침묵을 지켜 왔지만 지난달 전국대학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대학야구의 새 강자로 떠올랐고 김 감독도 대학야구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00년 3월 원광대 야구부의 지휘봉을 잡고 3년만에 빛을 본 김 감독은 "좋은 결과의 비결은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이라며 "혹독하지만 짧고 강한 내 훈련방식을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원광대 야구부는 36명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하루 두 시간씩 세 번 실시하는 고된 훈련에 적응하지 못한 11명이 팀을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진정 야구를 아끼는 25명만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 대학선수권대회에서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을 견인한 장요상은 "평소에는 자상한 아버지 같아 아주 편하지만 훈련만 시작되면 갑자기 엄격해지기 때문에 바싹 긴장하게 된다"고 감독을 평했다.
지난 77년 실업야구 한국화장품에 입단, 투수로 활약하다 96년까지 코치와 감독을 거친 김 감독은 "한국화장품 시절에는 우승을 30번도 더 이끌었고 5관왕에도 올랐다"며 "이 팀에 오면서 삭발한 머리를 우승하면 다시 기르려고 했는데 아직도 기를 때가 안 된 것 같다"며 모자를 벗어 짧은 머리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