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간월재
일효 현
구름이 바람을 안고서
재를 넘다
늦은 단풍을 밟으며
신불산을 찾아 냉기를 채운다
잠시 주춤
하늘을 바라며
간월재에서 억새 향기 한 잔
마실라나
데크에 머물 듯 휘청하더니
영축마루금으로 향하며
깊어가는 가을의 빛 그림자를
그린다
산객들의 수만 번의 발길에
이미 닳아버린 억새의 가느다란
허리 위로
바람이 계절을 재촉하면서
바빠진 사람들의
사연들을 이고 세월을 다독이는
곳,
봄을 품은
산철쭉의 꽃눈이 새벽의 첫눈으로
얼었는지
바람에 파르르 떨면서
11월의 간월재는 너를 보낼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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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사)
11월의 간월재
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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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
23.11.20 09:3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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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철쭉꽃은 철이 없는가 봅니다
한 2주전에 산책길에 심어진 꽃이 된 서리를 맞아 후줄건 합니다
철이 없어도 그렇지 봄에 피는 놈이 겨울의 초입에 피었으니
철없는 저 꽃을 우짜노
영남 알프스 억새 찬란한 간월재를 간다 간다 하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기다리던 억새가 내 머리에서 하얗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가 자연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서울에 있는 가로수들이 바나나 나무로 대체될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