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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D onlygod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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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스캔들
'하얀 작은 점 보이지? 그게 우리 아기래!'
임신 초기인지라 아직 태아의 모습이 아닌 하얀 점으로 존재하는 초음파사진.
예진이 건내준 태아사진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하준이다.
심란한 자신의 마음을 붙잡고자 그는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애꿎은 아랫입술만을 물었다 놓았다 한다.
힘없이 사진을 내려놓은 뒤 잔을 들어 위스키 한모금을 목으로 넘겼다.
그 때 마침, 예진이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영화촬영 곧 끝난다며? 그럼 우리도 날짜 정하는거지?"
"......예진아.."
"내 멋대로 터트린거 미안하다고 했잖아."
"................."
"하지만 하준씨, 우리 만나면서 결혼생각 해왔던거 아니야?
게다가....우리 사이에 소중한 것이 하나 더 늘었잖아. 우리에겐 축복이지."
"그래...알아. 그냥 조금 일이 한번에 많아지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래."
하준이 다시 위스키 한모금으로 목을 적신다. 예진은 따뜻한 차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초음파 사진을 보고나면 하준이 무척이나 기뻐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예진의 기대와 달리 근심서린 미소를 짓는 하준을 보니 마음이 착잡해왔다.
분명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예진은 성급히 화를 내지도 이유를 묻지도 못하겠는 처지였다.
그 이유도 짐작되지 않았으며, 결혼을 앞두고 서로간의 불화감을 부풀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이대로라도 결혼하고나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화감의 시작은 하준이 먼저 잡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나랑..결혼하고 싶어?"
"...뭐?....그게 무슨 말이야?"
"나랑 결혼하면 후회하지 않겠어?"
"하준씨, 무슨 그런 질문을 해?"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는 하준.
결혼발표 이후 부쩍 태도가 이상해진 모습에 예진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애써 화를 눌러 참아내며 낮은 목소리로 예진이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하준씨 요즘 정말 왜이래?"
"......뭐가.."
"내가 바보야? 요즘 하준씨 이사하게 변한것도 모를까봐서?"
"말했잖아. 난 그저.."
하준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비벼대며 그도 애써 올라오는 감정을 짓눌렀다.
그만하자, 라는 말과 함께 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다. 싸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예진의 뱃속에 있을 아기를 생각하며 참아낼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이유가 있지? 대체 뭐야? 내가 모르는 이유가."
"..늦었다...빨리 집에 돌아가 쉬어. 나도 내일 아침 일찍 스케줄있어서 자야해."
예진에게 뒷모습만을 보이고 만 하준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현관나서는 모습조차도 보지않고 뒤돌아 가버리는 하준의 모습에 예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세게 쥔 그녀의 두 주먹도 부들부들 떨려왔다.
하는 수 없이 예진은 바로 그의 집을 벗어났다.
* * *
"꼭꼭 씹어먹어. 체할라."
"응!"
아직 외국에서 엄마가 돌아오지 않아 라희와 다민이는 단둘이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외식을 하려다가 집에서 꼭 밥을 먹고 싶다는 다민이의 말에 라희는 저녁상을 차려주게 되었다.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다민이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다민이의 모습에 가만히 생각에 잠긴 라희.
그간 사업을 하는 엄마가 외국에 나갔을 날이 참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민이는 늘 혼자였을 터.
"역시 누나가 한국에 있으니깐 참 좋은 점이 많아."
"예를 들면??"
"잠도 깨워주고 밥도 해주고 생일 선물도 받고!"
"생일선물 받은게 제일 좋았지?"
라희의 말에 바보같이 웃어보이는 다민이다.
다민이는 몇가지 되지도 않는 반찬에 국 한그릇, 밥 한그릇을 금방 비워냈다.
그런 다민이를 보며 측은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민. 너 엄마 이렇게 안계시면 저녁은.."
"혼자..먹기도 하고, 귀찮으면 안먹고~"
"안먹어? 아무리 귀찮아도..."
"아! 운호형네가 가까우니깐 주로 형네 집에 갔지."
라희는 그동안 홀로 외로웠을 다민이 모습이 상상되어 고개를 내저었다.
모두 밥을 먹은 뒤 싹 비운 그릇들과 수저를 싱크대로 옮겼다.
"지운호는 왜 혼자 살아?"
"듣기로는 아빠가 외국에 계신대. 근데 형이 한국이 좋다고 여기에 있는거래."
"별난 놈이네. 걔도 꽤나 부모님 속썩인다."
"뭐가 속을 썩여?"
"그렇잖아. 한국이 좋다고 떨어져서 지내? 게다가 졸업도 일년씩이나 늦어서는.."
"이해가 안되네."
"차마실까?"
갑자기 시작된 운호의 뒷담화.
다민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라희는 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시 의자에 앉은 다민이는 턱을 괴고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운호형은 속을 썩인게 아니야. 아빠가 일때문에 외국에 가는데 무조건 데려가려는게 이상하거 아냐?"
"치..너네 나이땐 다들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지."
라희는 다민이의 이마를 톡 치고는 차를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
다민이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지 뾰루퉁한 표정이다.
"누나가 몰라서 그래. 형이 일년 꿇은 것도 이유가 있어. 이유가 있는 반항이랄까?"
"어쨋든 반항이라는거네? 좋은 일로 쉰 건 아니구나?"
"형네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랬어. 형의 미래를 마음대로 결정지으셨고 그래서 삐뚤어진거야."
"부모가 자식의 미래를 결정짓다 ─ 흔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제점이구나."
"지금도 형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못하고 있대. 일단은 졸업이 목표래. 아빠가 하라는대로 그냥 해주겠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어 라희는 말없이 차를 홀짝였다.
그저 이 이야기를 통해 운호와 다민이는 제법 친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다민이가 남의 일을 저리도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라희 눈에는 마냥 재밌어 보였다.
"지운호는 너보다 나이많은 형인데 안불편해?"
"전혀! 그 점에서 형이 너무 좋은 사람이란거야. 나이많다고 뻐기지도 않고?"
"으흠."
"학교에서 문제될만한 일도 안저지르고?"
"음. 하긴 이상한 녀석이긴 해. 무척 시건방지긴한데 미운 짓을 하지는 않고.."
"응! 형은 인기쟁이야. 얘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응!! 알고 있네?"
이제야 웃어보이는 다민이의 얼굴에 라희도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운호는 정말로 이상할만큼 선생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교무실에 있다보면 다 알게되는 사실.
라희는 차를 마시며 곰곰히 그간의 운호 모습을 한번 더 떠올려본다.
첫만남부터 요란했던 녀석이었다. 게다가 라희의 비밀스런 취약점도 꽤나 알고있는 녀석이었다.
"난 정말 괜찮은 사람 아니면 곁에 두지를 않아요."
"풉 웃기시네. 강찬이는 여자밝히는 사이코아니야???"
"푸하하하하 누나! 사이코라니 너무 한거 아냐? 말해줄까, 그대로?"
"농담도 못하냐?"
"..강찬이도 사정이 있어. 지말로는 첫사랑만한 여자를 못만나서 자주 갈아치운다고 하던데."
그런 말을 뱉으며 뻔뻔하게 행동했을 강찬이 생각에 라희의 웃음보가 터졌다.
덩달아 다민이도 한참을 호탕하게 웃고 말았다.
그렇게 다민이와 라희는 학교와 아이들 이야기로 긴 대화를 이어갔다.
라희가 한국에 들어와 지낸 그 며칠간 수많은 일들로 인해 서로간의 유대감이 부쩍 늘어난 듯 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는 수다에 그렇게 가을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
'♬♪♬♩♩♪♬♩♪♩♬♩'
샤워를 한 뒤 라희의 긴 머리카락이 거진 말라가고 있는 그 때였다.
내일 수업할 작곡레슨 책을 뒤적이려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액정을 들여다보니, 저장되어 있지않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다.
누군가 싶어 가만히 액정을 들여다보던 라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통화버튼을 조심히 눌렀다.
그리고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여보세요, 라고 먼저 말을 뱉었다.
건너편에선 대답대신 침묵이 돌아왔다.
수상함을 감지한 라희가 전화를 끊어버리려는 그 순간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전화번호...
"................"
- 그대로구나.
단박에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챈 라희의 동공이 살짝 커져버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 그녀는 할말을 잃어버렸고 결국 또 침묵만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침묵을 뚫고 입을 먼저 연 사람은 건너편 목소리의 주인공, 하준이였다.
"지금...만날 수 있어?"
"전화끊을께."
"라희야!"
".......내가 말했지. 다신 안봤으면 좋겠다고."
도저히 하준을 이해할 수 없는 라희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얼굴을 마주하기가 힘든 건 하준도 마찬가지일텐데 뻔뻔히도 자꾸 만나려하다니.
라희로써는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피해다니고 싶어해야 하는데 말이다.
두 눈을 질끈 감은 라희가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집 앞이야. 기다릴게."
뚝.
그렇게 하준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라희의 집에 불이 켜진 것만으로 있을거라 단정지은 모양이다.
다시 전화를 걸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모른척 하기도 곤란한 상황.
라희는 핸드폰을 침대위로 집어던지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짜증섞인 화가 치밀어오른 그녀가 양손을 허리에 얹은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쩔도리가 없어 라희는 가디건을 하나 집어들고는 방을 나와버렸다.
촉촉한 머리카락, 화장기없는 얼굴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라희는 대문을 열었다.
바로 하준의 모습이 보이지않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모자를 푹 눌러쓰곤 벽에 기대어 서 있는 하준을 발견했다.
끼익.
대문을 닫아버리곤 그녀가 하준에게로 걸어나갔다.
인기척이 느껴지자 하준도 벽에 기댄 몸을 천천히 세워 그녀를 향해 돌렸다.
"지금 뭐하자는거야? 무작정 여기에 찾아오면 어쩌자는거야?"
하준을 보자마자 라희는 작은 목소리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이에 아무런 대답없이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하준. 라희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하준과 눈을 마주하고 싶지않아 고개를 돌린채 말을 이어가는 라희다.
"무슨 일인데. 빨리 말하고 가줘."
"넌... 날 절대 용서할 수 없는거니?"
"뭐?"
"......4년 전이야. 아직도....아직도 날 용서하지 못했어?"
기가 찬 라희가 아무런 대답없이 헛웃음을 뱉는다.
"내가 잘못한 일이야.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어. 그런데도 날 용서하지 못할만큼.."
"당연한걸 왜 물어? 그래서 보기 싫다잖아!"
"난 그동안 수백번 빌고 수만번을 빌었어. 너가 없어도 하늘에 대고 용서해달고 빌고 또 빌었다구."
".......지금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그냥 살던대로..그렇게 살아."
"어떻게 그냥 살아! 널...내가 널 다시 만났는데."
하준과 라희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거의 울상과도 같은 하준의 얼굴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라희는 어의없음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오빠..미쳤어?"
"..................."
"지난 4년동안 지낸것처럼 살란 말이야! 내가 나한테 빌라고 했어? 내 눈치보며 살라고 했어?"
"내 마음이 쉽게 그러질 못한단 말야! 나도..나도.....나도 그간 힘들었어."
하준의 두 눈엔 어느샌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오는 듯 했다.
그 모습조차 보고싶지 않은 라희가 구겨진 얼굴로 고개를 틀어버렸다.
도대체 저 남자가 무슨 생각으로 무슨 마음으로 말을 뱉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안보면 되잖아. 보지말자고 했잖아. 서로 불편하니까...안보면.."
"....라희야..."
"오빠 그냥 돌아가, 제발."
"대체 내가 너한테 얼마나 큰 상처를 준거니. 대체 얼마나.."
"...말로 표현이 안되지... 난 많은 걸 잃었으니까."
다시 목소리가 낮아지는 라희는 들어갈게, 라고 하며 곧 뒤돌아버렸다.
뒤에서 여러번 라희의 이름을 부르는 하준을 무시한채 그녀는 문손잡이를 잡았다.
"....결혼 축하해. 류하준.."
그 말을 끝으로 라희는 냉정하게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대문을 굳건히 닫아버린 라희는 두 눈을 질끈 감고는 손을 이마에 얹었다.
심한 두통이 찾아오고 몸에 힘이 빠진 라희는 꼭 쓰러질듯 위태로웠다.
하지만 정신을 바로 한 뒤 겨우 두 눈을 다시 뜬 라희가 주춤거리며 한걸음 뒷걸음을 쳤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동생 다민이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서있었다.
* 매력남 투표에 참여해주신 124분께 감사드려요! (지운호 - 김다민 - 류하준 - 류강찬) 다민이가 반전이네요!
* 11편 놓치신 분 언능 읽고 오시길^.^ 비축분이 없는 저로써는 조금 늦더라도 13편과 함께 오려다가 그냥 왔어요!
* 이제 슬슬 발동걸려야죠? 업쪽은 별★*이구요. 다음편 이미 나오고 업쪽돌렸는데 전편에 별다시면 소용없지라~
★궁금해요...운호.....!
운호도 나옵니다~! 헤헤 감사해요!
★시험기간이라 좀 늦게 읽엇쥐만 지금도 ㅇ릭구잇어여ㅎㅎ.....넘 재밋어서 끈을수가 업내여 ㅇ담편도 넘 궁금하그..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제겐 행복ㅜㅜㅜ....감사해요!
아아아아아 진짜 과거 완전궁금ㅜㅜㅜㅜ
홀홀홀..다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