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노래를 언제든 인터넷에서 내려 받아 즐기는 MP3 시대. 그러나 찬불가를 인터넷에서 찾아 즐기기는 여전히 어렵다. 인터넷에서 제공되고 있는 찬불가 음원의 규모가 이웃종교의 5%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좋은 벗 풍경소리’의 이종만 실장은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8월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불교음악 창작활성화와 활용증대를 위한 환경조성 방안’ 세미나에서 이동통신과 인터넷의 불교음원 서비스 현황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제는 음악을 취급하는 매체가 달라졌다”며 “휴대전화를 통해 음악을 듣는 사례가 보편화되면서 SKT, KTF 등 이동통신사들이 음악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제공하는 음악 중에 불교 음악은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 참조
실제 음악 관련 사이트 5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벨소리와 ‘컬러링’으로 불리는 통화연결음 가운데 불교음악의 규모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SKT가 운영하고 있는 네이트에서 제공하는 종교음악 컬러링 중 총 116곡 가운데 불교음악은 단 3곡, 벨소리는 총 100곡 중 9곡만이 불교음악이다. KTF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매직엔에서 찾을 수 있는 불교음악은 종교음악 컬러링 1560곡의 5%인 78곡, 벨소리는 전체 1509곡의 3.4%인 52곡에 불과하다. LGT가 운영하고 있는 ez-i의 경우에는 불교음악 컬러링이 아예 없고 라이브벨은 단 2곡만이 불교음악이다. 나머지 벨소리 295곡은 찬송가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현대적인 기독교 대중음악)이다. 더구나 이 사이트들이 제공하고 있는 불교음악의 상당수는 반야심경, 천수경 등의 독경이어서 사실상 이동통신기기 이용할 수 있는 찬불가는 전무한 셈이다.
음악전문 사이트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멜론이나 벅스뮤직과 같은 음악전문 사이트는 종교음악 분류 대신 CCM 코너만을 운영하고 있다. 찬불가는 찾아볼 수조차 없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 대부분은 과거 종교음악 분류를 두고 불교음악을 제공했었던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인터넷에서 찬불가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현상은 찬불가를 듣고 싶어 하는 불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내려 받은 MP3 음원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지만, 정작 찬불가는 내려 받고 싶어도 받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이 불자들을 찬불가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찬불가를 통한 어린이 포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찬불가는 어림잡아 1500여 곡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 불자들이 부르는 곡은 불과 수십 곡에 지나지 않는다”며 “찬불가를 만들어도 시대에 맞게 보급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불교음악 관계자들은 “기존 찬불가의 홍보 및 활용부족과 이로 인한 불자들의 관심저하, 이용자 저조로 인한 시장의 외면 등 3박자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앞으로 찬불가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대중음악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찬불가를 양산하고 이를 알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914호 [2007-08-27] <법보신문>
첫댓글 옴아비라훔캄스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