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할리우드 여배우 캔디스 버겐의 남편이며 자선 사업가로 이름 난 마샬 로즈가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고 뉴욕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부고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 원인은 파킨슨병 합병증이며 "여러 해에 걸쳐 예외적인 강인함과 복원력"을 보여줬던 고인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른 시각에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이어 고인을 ”따라 하고 싶은 삶을 산 모델”이라며 "순간적인 유머와 모든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짝을 이룬 그의 힘 들이지 않는 무게감은 그를 복 받고 설득력 있는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조금 색다른 것은 반려견 골든두들 제리를 끔찍이 아꼈고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에 대한 애정을 밝힌 것이었다. 자신의 자선 활동이 영향을 미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인의 지혜와 힘, 관대한 영혼이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캔디스와의 사이에 두 자녀 웬디와 앤드루, 의붓딸 클로이, 손주 6명을 남겼다. 일간 뉴욕 포스트는 버겐의 대변인에게 코멘트를 요청했는데 즉각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각각 배우자를 사별한 상태에서 만나 2006년 6월 결혼했다. 올해 결혼 25주년을 함께 축하할 수 있길 고대했다.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여자 주인공과 동료들 이야기를 담은 미국 CBS 시트콤 '머피 브라운' 주연으로 출연한 캔디스 버겐은 1995년 첫 남편이자 프랑스 감독 루이스 말레를 "난치성 림프종"으로 잃은 뒤 다시 사랑할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해 본 일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버겐은 고인과 3년 동안 데이트하는 일을 피하다 토크쇼 '60분' 프로듀서 돈 휴이트와 부인 매릴린 버거의 소개 덕에 로즈를 만날 수 있었다.
버겐은 2015년 CBS 인터뷰를 통해 “마샬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돈과 매릴린이 저녁을 먹자며 둘의 아파트로 초대했으며, 이틀 전쯤에 돈이 내게 전화해 ‘아, 한 남자가 당신을 점찍었더라. 그의 이름이 마샬 로즈’라고 말했고, 난 ‘오케이’ 그러고 그냥 마샬을 봤고 생각했다, 음”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작고 동글동글한" 사람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아주 잘 생기고 존재감 있는 남자"였다고 말하며 “그리고 아름다운 눈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냥 ‘이 남자를 완벽히 신뢰해’라고 생각했다. 디저트를 먹으며, 난 그에게 사로잡혔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부부는 단순하지만 다복한 가정 생활을 들려줬는데 저녁마다 함께 식사를 하며 드라마 '웨스트 윙'을 즐겨 본다고 했다. 버겐은 또 2020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부부의 일상 모습을 얘기하며 “내 인생은 지금 아주 작아졌다. 솔직히 말해 개념치 않는다. 70대의 누군가에게 이것은 비극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