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규제완화 최대 수혜지, 토지 분할 매각’ ‘황금알 낳는 그린벨트 토지 선착순 분양’.
요즘 경기도 하남시와 과천시 일대에서 그린벨트(수도권 개발제한구역) 내 땅을 판다는 광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30만㎡ 이하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그린벨트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인데요. 이 정책이 시행되면 그린벨트 해제까지 걸리는 시간은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복잡한 해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지 그린벨트를 대폭 푸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린벨트 비율이 높은 경기도 하남·과천·의왕·남양주 등지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린벨트 토지를 판다는 ‘기획부동산’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10만~20만㎡ 규모의 임야를 사들인 뒤 500㎡ 단위로 분할해 ‘땅 쪼개기’를 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팔고 있습니다.
특히 과천과 하남시의 경우 강남과 가깝고 행정구역의 80% 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이번 규제완화 조치의 최대 수혜지라는 점을 내세웁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고급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를 지을 수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그린벨트 규제 개선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간소화된 데다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그린벨트 해제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잘 따져보고 매입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임야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과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공익사업용을 제외하면 그린벨트를 해제할 계획이 없을뿐더러 쓰임이 있는 농지도 해제가 안 된 곳이 많다는 것입니다.
▲ 경기도 하남시 일대 전경.
개발가치 낮은 땅 많아
그린벨트에서 풀린다고 하더라도 개발 가치가 낮은 땅이 많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기획부동산이 파는 임야는 필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에 조금만 걸쳐 있어도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떼면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나오기 때문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인데요.
가격도 싼 편이 아닙니다. 기획부동산은 대부분 3.3㎥당 50만~80만원선에 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린벨트 내 전답이 3.3㎡당 2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싼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린벨트 내 임야는 쓰임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싼값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또 그린벨트 해제 후 곧바로 개발이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특히 개발 가능성이 큰 땅은 그린벨트 해제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아 시세차익을 얻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개별 등기가 가능한지, 개별적으로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지분 형태로 땅을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유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대로 땅을 사고 팔수가 없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린벨트가 풀리면 투자가치가 높다는 달콤한 말에 현혹돼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입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6.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