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학기 일반선택 과목으로 재정학 강의를 수강중인 일개 학생이 배운 바대로 끄적거리는 글이라는 걸 알려드립니다. 제가 이쪽을 연구하는 학자도 아니고 길게 쓸만한 능력은 안되지만 재정학을 강의하시는 강사분께서 재정학 전공이시며 이쪽 관련 논문도 꾸준히 쓰고 계시고 수업 중에 말씀해주신 국민연금의 실상에 대한 것들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실감되어 간략하게나마 써보고자 합니다. 오류가 있다면 정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국민연금 이야기가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중요한 정치뉴스에 가려져서 그렇지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쟁 역시도 임의가입자 탈퇴 논란이 일고 있는 등 아주 난장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 국민연금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오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1. 국민연금은 많이 가져가기만 하고 받는 건 별로 없다?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시중은행의 이자율과 비교해보면 현저히 높은 미래가치를 보장해줄 수 있으며 민간보험사의 연금과 비교해보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줄수 있는 제도입니다. 요율로만 따지면 현재 4.5퍼센트를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고 소득대체율은 40%로써 은퇴 이전 소득의 40%를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단지 4.5%만을 내고 남은 일생 동안 40%의 소득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적 연금제도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요율대비 소득대체율?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파격적인 수익률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말씀드릴 내용인 기금고갈의 문제가 있죠. 특히 현재의 10대, 20대가 국민연금 수혜를 누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2. 나도 임의가입자들처럼 탈퇴하고 싶은데 사업장 가입자라서 탈퇴를 못한다?
최근 국민연금을 탈퇴하고 있는 임의가입자란 것은 소득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위에서 말한 수익률이라는 장점 때문에 한때 강남 주부층 사이에선 재테크 명목으로 소득이 없음에도 임의가입자로서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그랬던 이들이 국민연금 기금고갈 문제, 기초노령연금 문제 등이 제기되니 우후죽순 탈퇴하기 시작하는 것이구요.
제가 지금 자영업자들이 지역가입자로서 의무가입자에 해당되는지 확실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속칭 월급쟁이들은 사업장가입자로서 의무적으로 국민연금을 가입해야하며 탈퇴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약간 이야기가 돌아돌아 온 것 같은데 제가 피력하고자 하는 내용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의 문제입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30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비등한 규모죠. 이 기금이 2040년도엔 2000조원에 달해 최고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급격한 하락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얼마까지 떨어지게 될까요? 100조원? 10조원? 아닙니다. 단 한 푼도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_-;;
일단 당연히 직면하게 될 문제로는 앞으로 사회의 주축으로 성장해나갈 현재 10대, 20대의 젊은이들이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납부함에도 불구하고 은퇴 시점에선 단 한푼도 받지 못할 거라는 문제가 되겠죠. 그런데 과연 이걸로 끝일까요?
아마 주식시장 관심있게 들여다보신 분들이라면 아실만한 이름, '연기금'이라고도 하죠? 국민연금은 보험의 성격을 띄어 단지 금액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아닌 수익률을 보장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은 지금도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부동산은 확실하진 않습니다만)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국민연금 기금이 쏟아부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국내시장의 경우만 생각해보자면, 제가 재무관리를 수강했을때 들은 기억으로는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단일세력으로는 가장 큰 세력이라고도 합니다. 연기금이 어느 회사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주가가 요동치기도 한다죠. 그런데 이게 2060년에 0원이 된다? 그것도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급하락을 한다면?
이렇게 문제가 심각하다면 단순히 요율을 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냐? 라는 문제에선 사실-_-; 포퓰리즘의 문제도 있겠고, 실질적으로 임금 수준을 생각해봤을때 당장 허리띠를 더 조여야 한다는 문제 등등 수많은 문제등이 존재할 것입니다.
아무튼 제가 지식이 짧아서 요 심각한 문제를 이것밖에 풀어쓰지 못했는데,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밖엔 생각이 안들더군요. 유로파 까페분들도 관심있던분들은 이러한 난국을 타개할만한 방안에 대해 고견을 듣고싶고 관심없으시던 분들도 이 글을 읽고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그런데 사실 한국처럼 국가가 연금을 대규모로 쌓아놓고 굴리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들었습니다. 오히려 독일처럼 그 해 걷어서 그 해 다 주는 방식이 더 보편적이라고 하던데요.
부과방식을 애기하시는군요. 주로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쓰고, 우리나라 같은 중진국들은 적립방식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 강의내용은 아니었지만 교재 읽어보면서 본 내용이네요. 부과방식, 적립방식. 이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유럽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자면 국민연금 도입시기의 큰 격차 때문에 동등한 선에서 비교하긴 힘들것 같더군요. 유럽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사회보험제도가 성숙해져있고 소득대체율은 우리나라 대비해서 조금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고 대신에 요율은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쿡이나 일본 연기금과 비교하면 우리는 새발의 피일텐대요 -)-....
@[FTG]리로이 일본 연기금은 매우 규모가 큰 게 맞지만 미국은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공적인 연금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 연기금은 적립금 면에서 세계 4위로 세계적으로 봐도 규모가 매우 큰 편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Pension_fund#Largest_pension_funds
@Mussolini-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가 중진국은 아니죠.
http://en.wikipedia.org/wiki/Pension_fund#Largest_pension_funds
어처구니 // 대체로 중진국.. ㅋ
"세계 약 160개국이 국민연금이 이미 고갈되었지만 멀쩡히 잘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기금 자체는 단 며칠분 수준밖에는 확보되지 않은 상태고, 막장국가 그리스도 연금은 멀쩡히 지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금이 고갈되면 그때부터는 현행의 적립방식에서 새롭게 부과방식으로 변경되어 시행된다. 오히려 부과방식 없이 수십 년을 적립방식으로 버티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유별난 사례인 것."
http://rigvedawiki.net/r1/wiki.php/%EA%B5%AD%EB%AF%BC%EC%97%B0%EA%B8%88
@Mussolini- 저 리스트에 들어간 나라들 중에서는 중진국보다는 선진국이 더 많습니다.
@어처구니 그건 맞습니다 미쿡은 공적연금은 존재하지 않죠 대신 퇴직연금이 연기금의 큰 몫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운영중인 국민연금이 고갈되었지만 아직 멀쩡히 운영되고 있는건 그 손실분을 세금으로 메꾸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현재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 사학 군인연금이 이 단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중이죠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손실분이 발생하면 국가가 보장한다고 걱정하지말고 납입해달라고 말합니다만 현재는 말을 바꾸고 있죠
사실 우리가 더 나은 방법으로 바꾸지 못한는 건 아마 이 돈이 정부에서 곶감 빼먹듯이 하기 편해서 일거라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위쪽 돈 단위가 잘못된것 같은데요? 현재 300조 40년도에 2000조가 되어야 왠지 말이 될것 같습니다. 지금은 억이라고 되어있네요.
국민연금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저는 그나마 사연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가지고 있습니다.
왠지 지금 보험사의 행동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들리는 카더라를 보면 이런 복지 행정적 요소(어떤 이윤을 남겨 사회의 복리를 증진시킨다는 면에서는 급부행정에도 닿는 부분이 있겠군요-법적으로 확실한건 아닙니다만...)들은 기업보다는 국가가 나을것 같아서요.
헉 조를 억으로 잘못적었네요. 지적 감사드리구 정정했습니다~ 사실 재정학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영국같은 경우 공적연금을 시장에 개방해서 민간보험사들을 참여시키고 대신에 수익률을 정부에서 규제하고 있는 방안으로 하고 있다던데 생각보다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영국 사회보험제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다보니 잘돌아가고있는건지 아닌건지도 모르겠지만요-_-;;
우리 궁핍연금은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일단 시행초기 가입자에게 짧은 가입기간에 적은 돈을 받아 남아있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연금을 주고 있다는 것
한달마다 거액의 돈이 들어와 쌓이는데 적절하게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채 손실을 보거나
그 당시 은행이자보다 못한 저리로 국가인프라사업에 처넣었다는 것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방어를 한다고 밀어넣은거
(물론 그 주식이 경기가 좋거나 실적이 좋아 수익을 내면 좋겠지만 실질적으론 외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형국이 되고있는게 문제) -)-....
사업장가입자의 경우 가입자가 반 사업자가 반을 부담합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을 바탕으로 내게 되어있지만 소득파악(세무신고)이 안되는 경우가 초기부터 현재까지 공단에서 대략의 소득으로 가입을 받습니다 제가 처음엔 3만원이었는데 현재는 8만원 넘게내면 된다더군요 처음엔 이것도 깍아달라면 깍아주겠다고 하더군요
중요한 점은 여기서 소득대체율이 시행초기부터 40%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가입할 무렵에 7~80%였고 그게 점점 내려가 60이 되고 지금은 40이 된겁니다 그리고 저를 기준으로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수령 연령도 5년마다 한 살씩 늘어납니다 -)-....
네 맞습니다. 소득대체율이 처음엔 70%였고 2004년돈가? 60% 그리고 다시 2007년도 40%가 됐다고 수업 중에 들은 바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반발 무시하고 최대한 낮춘 것인데 보험수리학적으로 이것조차 커버가 안된다는 게 문제인거죠..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분께서 청문회에서 기금까먹는 기초노령연금 건부터 이야기를 꺼냈는데 난타당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기금 운용도 문제가 많았고 요율 및 소득대체율도 터무니없었고.. 총체적인 문제가 있는것 같고 그 과오는 아무래도 현재 대학생 및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세대 혹은 그들보다 나이가 어린 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입니다. (차차 대체율이 낮아집니다.) 소득대체율이 너무 낮아 나온것이 기초노령연금이고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거죠
소득대체율이 낮아졌으면 지금 수령하는 사람들의 수령액도 낮춰야하는데 못한다는겁니다
다르게 말하면 아랫돌은 작아지는데 윗돌은 그대로라는거죠
이걸 해결할려면 아랫돌인 사람들에게 돈을 더 걷어야하는데 걷어낼 사람의 수는 점점 적어지고 그나마 중심축이 되는 4~50대는 고임금의 영역에서 밀려나 더 적은 임금을 받거나 개인(지역가입자)사업자의 길로 들어선다는거죠 또 이들이 은퇴할 때 받쳐줘야할 2~30대 또한 고임금의 정규직보단 저임금과 비정규직으로 밀려나고 있고 점점 괴어야할 돌이 작아지는 형국이죠 -)-....
자유게시판에서 집중토론으로 이전되었습니다.
일단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화되고있으니
당연한거 아닐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부양인구가 늘어나면 부담이 줄어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게 되면 부양했던 인구도 은퇴해서 연금을 받아야하니 또 더 많은 부양인구가 필요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죠
늘어난 부양인구가 다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다면 다행입니다만 다 취업자란 보장도 없고 사회구조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게되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되겠죠 -)-....
인구구조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건 돈 문제잖아요. 그러니까 한국의 GDP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다음에는 GDP같은 총량수치와 연관된 경제적 펀더맨탈이 국민연금에 적대적으로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관점에서 볼때에 문제는 그게 한국전체소득계급의 Y의 합인 GDP가 아니라는 것이 오히려 문제죠.
국민연금의 문제는 그게 심각한 의미에서 국민연금이 아니라 월급쟁이들의 연금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은 경제학적으로는 특정소득구간에 속하는 사람들의 연금기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의 문제는 바로 그 특정소득구간에 집중된 월급쟁이들의 소득이 국민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죠.
다시 말하면 소득격차문제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파들은 상당히 저열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경제는 잘나가고 있지만, 월급쟁이들의 소득의 합의 전체소득에의 비중은 점점줄어들고 있습니다. 통속적인 표현을 빌리면 월급쟁이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로 그 월급쟁이들의 기금인 국민연금이 부실화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러므로 출산율이 낮아져서 국민연금이 부실화되는 것 혹은 아버지세대가 많이 받아가서 아들세대가 적게 받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 아니라, 그럭저럭 먹고 살만했던 아버지세대와 결혼도 하지 힘든 아들세대라는 현실이 국민연금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입니다.
출산율 드립은 정말로 말도 안되는 헛소리죠.
윗분들 말대로 국민연금이 부과방식으로 바뀐다한들 자영업자나 오너들이나 사장들이 가입하지 않은 기금인 점은 변함이 없고, 나아가서는 국민연금이 자본에 대해서 부과하지 않는 기금인 이상, 노동자들에게는 어차피 그들의 삶의 수준대로 받아가는 돈에 불과한 겁니다.
한번더 말하지만 국민연금이 고갈된게 아니라 노동계급이 상대적으로 더 빈곤해진거죠.
자본-노동관계에 입각하면, 한국의 국민연금은 가입자유치과정에서부터 자본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애초에 배재하고 있는 겁니다. 기업의 자본에 대한 과세야 법인세의 영역이니 어쩔수 없다쳐도 사람인(법적으론 대인) 자본가들조차 안내는 기금이라는 것은 너무한거죠.
그래서 국민연금의 납부자는 더욱 계급적인 성질을 띄게 되는 것이구요.
한국의 노동소득분배비율이 55프로선입니다. 이말은 곧 한국의 총소득의 55프로가 노동에서 나오고, 45프로가 자본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55프로에 대해서만 기금을 걷는 국민연금이 절름발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것이죠.
말만 국민연금이지 실제로는 과금대상이 국민총소득이 아니란거죠.
어찌보면 자본쪽에 있는 사람들의 더러운 농간인거죠.
보험의 성격이 있어서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했는데 만약 연금재정이 빵구가 나면 어떻게 돌려주나요? 세금 더 걷어서 돌려주는건가요?
보험이 아니라 공적부조입니다
공식적으론 모은 돈을 굴려서 가입자가 65세 이후 지급율에 따라 월정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한겁니다
그리고 물가연동제가 수령액에 적용되죠 궁핍연금의 자산이 지급총액을 벗어나면 국가재정에서 보조해야겠지요
년금자산이 부족해질수록 국가재정이 부담해야할 액수도 늘어날겁니다 -)-....
결국 세금이 더 오르게 된다는 말씀이네요 ㅠ 답변 감사합니다 ㅎ
저게 참.. 시작할 당시의 계획은 연 7% 성장은 계속 할 거야!!! 하면서 만든 계획이라서.. 한방에 훅하고 가네요. 월급쟁이들 월급이 늘 거라 착각했거든요. 80년대 수십만원 90년대 수백 아 그러면 20년이 넘으면 보통 수천 벌겠네~ 하다가 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