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당뇨병, 저혈당·복약순응도 '주의'
당뇨병의 영양관리 <1>
추운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는 봄이 오고 있다.
2025년 봄이 독자 여러분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길 기원하며 대한 당뇨병 학회에서 발표한 당뇨병 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당뇨병, 영양요법, 운동요법에 관해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당뇨병 환자 수는 382만 8682명, 전체 인구의 7.46%로 2019년 대비 환자 수 18.6% 증가했다. 우리나라 사람 100명 중 7명은 당뇨환자이며 이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기준 당뇨병 진료를 많이 받은 연령대로는 70대 21.79% (86만 4,383명), 80대 이상 18.46%, 60대가 16.4% 순이었다.
이처럼 당뇨병은 이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그리고 노인이라면 간과할 수 없는 질환이 됐다.
당뇨병의 정상혈당 기준
정상혈당은 8시간 이상 금식 후 혈장 포도당 100mg/dL 미만,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 포도당 140mg/dL 미만이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
① 당화혈색소 6.5% 이상
② 8시간 이상 금식 후 혈장 포도당 126mg/dL 이상
③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 포도당 200mg/dL 이상
④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음, 다뇨,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이 있으면서 무작위 혈장 포도당이 200mg/dL 이상
아래 <표>는 한국인의 당뇨병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측정 설문지이다.
이 설문은 혈액검사 수치를 포함하지 않고 일반인들도 자가 평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총 5점 이상이면 의사에게 당뇨병 선별검사를 위한 혈액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노인 당뇨병
노인에게서는 당뇨병합병증이나 동반질환의 평가, 포괄적 노인 평가를 진행해 자율성과 노쇠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혈당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 7.5% 미만이나, 건강 상태 또는 노쇠 정도를 고려해 개별화해야 한다.
당뇨병 약물을 결정할 때는 저혈당 위험을 염두에 두고, 복약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없는지 확인하며, 과잉 또는 복잡한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영양과 단백질 섭취,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조절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합병증 선별검사는 개별화하되, 기능장애를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심혈관 위험인자의 치료 여부나 약물 선택은 건강 상태에 따라 개별화한다. 1형 당뇨병 노인에게서 저혈당을 줄이기 위해 연속 혈당 측정을 권고하고 다회 인슐린 주사 치료를 하는 2형 당뇨병환자에서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고 혈당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연속 혈당 측정을 고려해야 한다.
노인에게서 혈당조절 목표(HbA1C)의 개별화 예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노인 당뇨병환자의 관리
노인 당뇨병환자는 당뇨병 관련 동반 질환(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또는 노인 증후군(다약제 복용, 우울증, 인지기능 장애, 요실금, 낙상, 통증 등)에 의한 여러 기능장애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진료 시에 인지기능 장애나 치매,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
인지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처방약이나 인슐린 주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적절한 교육은 당뇨병 관리에 필수이며, 환자 본인은 물론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 돌보는 사람도 참여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효과를 얻으려면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에 반복해서 참여해야 한다.
노인 당뇨병환자는 당뇨병 약제 외에도 동반 질환 치료를 위해 다른 약물을 처방받는다. 복용하는 약이 많아질수록 약물 간 상호작용에 의해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다. 따라서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약은 중단하는 등 약물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삶의 질 또한 중요하다.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여러 동반 질환과 회복하기 어려운 기능장애를 지닌 고령의 환자라면 엄격한 혈당조절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혈당에 의한 증상이나 급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약물 치료 시 노인 당뇨병환자는 저혈당 위험이 적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인은 신장(콩팥)과 간 기능이 떨어져 있고, 식사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으며, 여러 가지 약물의 상호작용에 의해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거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약물(설폰요소제)을 복용한다면 저혈당에 주의해야 한다.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저혈당 증상이 모호해 빨리 인지하기 어렵고, 저혈당이 생길 시 회복도 더디다.
인슐린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력이나 손놀림에 문제가 없고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면 노인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스로 주사하는 방법, 혈당 측정 방법, 저혈당에 대처하는 방법 등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잘 사용하는 분도 많다.
본인 스스로 주사할 수 없다면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주사를 대신해 줄 가족이나 간병인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인슐린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적절한 인슐린을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