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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훈은 액션과 누아르 등 장르적인 장치를 통해 재미를 추구한다. 남성적인 하드보일드의 세계를 드러낸다.
“자기가 스파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 그게 최고의 스파이지.”
- 선악이 구별되지 않는 모호한, 어슴푸레한 그림들을 보여주려 했다. (한지훈)
자신의 단점마저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남자들이 있다. 싸움을 못할 남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런 이들이 정말로 싸우려 든다면 무서운 남자다. 생각하는 바를 거침없이 털어놓는 한지훈에게는 그런 남성의 냄새가 난다. 원래 영화를 보는 것을 업으로 삼으려 했던 한지훈은 자신이 저널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자 충무로의 시나리오작가 교육원에 다니면서 실력을 다졌다. <모래시계>를 사랑했던 그는 PC통신 천리안에 있던 송지나 작가의 사이트에서 활동하다 <카이스트>의 서브작가로 출발하게 되었다. 교육원에서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자신이 꽤 잘 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한지훈. <태극기 휘날리며> <야수> 등의 영화에 참여했고, 지금은 <개와 늑대의 시간>의 대본을 마무리 짓느라 분주하다. 향후엔 소품 같은 사소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살아가다 보면 계속 ‘남자 이야기’를 쓸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의 재능을 송두리째 알지 못하는 우리는, 어느 쪽을 응원해야 할지 잘 분간이 안 간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드라마 작가가 되니 ‘튀는’ 점은 없었나.
지문이 너무 자세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를테면 나는 그림을 그리듯 설명하게 되는데 그에 비해 드라마 대본은 대사 중심 구성이다. 이 바닥에서 어떻게 보냐고? 물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가령 <야수>를 보면 유지태가 야수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영화인 듯한데 권상우에 집중해서 아쉬웠다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얻을 수 있는 작가의 자율성이라는 게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본 거다.(웃음) 사례별로 다르긴 하지만 드라마 작가 쪽이 좀 더 자율적이라 볼 수 있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는 원고를 털고 나면 영화를 찍을 때 아무런 간섭도 할 수 없다.
드라마와 영화를 불문하고 작품들을 보면 ‘남자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취향인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된 건가?
처음엔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런저런 걸 쓰다 보니 내가 마초물을 좋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콩 갱영화와 샘 페킨파 영화들을 좋아했다. 아직 나는 그런 영화들을 흉내 내는 수준이다.
그러면 <개와 늑대의 시간>을 ‘하드보일드’라고 이해해도 되는 것인가?
나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을 요약한다면 ‘진부한 설정들의 총집합’이다. 가령 언더커버(위장잠입)라든가, 기억상실증이라든가, 부모님의 원수라든가. 하지만 그런 설정들을 포개면 새로운 지점이 나오는 것 같다. 진부해도 끝까지 밀어붙이면 ‘이야기의 뚝심’이란 게 생기는데, 이런 부분을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마오가 서지우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서용길은 서지우의 양부가 아니었고. 서용길이 서지우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라는 게 원래의 시나리오였고 마오는 서용길이 배신한 조직의 간부였을 뿐이지 서지우와는 아무 연관이 없었다. 그렇게 썼을 땐 서용길도 마오도 캐릭터가 애매했다. 하지만 오히려 ‘진부하게’ 두 사람을 서지우의 친아버지와 양아버지로 만들고 나자, 그리고 서지우의 친아버지를 이수현의 부모님의 원수로 만들고 나자, 이야기가 정돈되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진부함의 힘이다. (웃음)
기억상실증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시나리오를 쓸 때 정신분석학의 맥락은 고려했는지?
전혀. 병리학적인 고민은 없었다. 드라마와 영화의 맥락에서 튀어나온 것뿐이지. <본 아이덴티티>나 <롱 키스 굿나잇>의 장르적 설정을 끌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설정들을 끌어오다 보니 어느 순간 ‘왜 아무도 언더커버와 기억상실증을 같이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시나리오가 굉장히 잘 짜여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시나리오 작업만 2년 동안 진행됐고 초반 몇 개월이 지난 후 A4 70쪽의 풀 시놉시스가 완성됐다. 처음엔 ‘마카오’와 ‘두 남자’라는 코드만으로 출발했다. 결국 마카오가 아니라 태국을 선택하게 됐는데 그 점은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다. 선악이 구별되지 않는 모호한, 어슴푸레한 그런 지점들을 보여주려 했다. 김갑수나 최재성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대표적인 예다.
처음의 의도는 마카오였나. 태국 신을 보면서 동남아에도 수출할 수 있을 만큼, 태국인들에게도 기분 나쁘지 않게 영악한 시나리오란 느낌이 들었는데.
그야 ‘나쁜 태국인’들이 안 나오니까. 나쁘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한국인이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였기 때문에 유럽 쪽 냄새도 나고 화면은 예쁜데 너무 공간이 좁았다. 홍콩도 좁은데 그 일부 같은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는 태국을 선택한 게 잘 되었다. 태국인들도 싫어하지 않을 거다. 태국 신은 불과 20여 일 동안 촬영한 것인데 매우 잘 나왔다. 원래는 클라이맥스에 태국을 한 번 더 가려고 했지만, 지금의 일정으론 그럴 수가 없다. 태국은 더 이상 안 나온다.
시나리오작가로서 무슨 소설을 좋아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거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좋아했다. 유명한 것들을 본 거지. 가끔은 폼 잡으려고 마루야마 겐지를 들고 다녔다. <사신 치바>의 이사카 고타로를 좋아하기는 한다.
일본 소설들을 주로 좋아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미국 소설들도 많이 봤다. 미스터리는 즐겼는데 판타지는 별로. 판타지는 다른 세계를 숙지하는 과정이 힘들다.
하지만 <개와 늑대의 시간>은 나름대로 판타지다.(웃음) 태국이나 청방도 그렇고, 국정원도 실제와는 다른데.
국정원은 자료조사를 통해 구현하지 않았다. 조직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창조해낸 거지. 그런 의미에선 판타지 맞다.(웃음)
혹시 <부활> <마왕> <히트> 같은 한국의 장르 드라마들을 즐겨 봤나? 가령 <부활>을 생각해보면, 복수극이면서도 한국 드라마의 강점인 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 점이 뭔가를 시사해줄 듯도 한데.
사실 보지 못했다. 창작자는 지금 있는 게 마음에 안 드니까 창작하는 거다.(웃음) 그래도 <개와 늑대의 시간>은 멜로의 요소를 많이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시청률 생각하면 그쪽으로 가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그렇지 않으니까.
멜로의 요소를 포기했다지만 삼각관계는 여전히 살아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주고 있는 탓이다. 특히 남상미는, 시나리오만 보면 그 캐릭터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데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연기를 하고 있다.
드라마가 재미있지만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리는, 말하자면 ‘슬로우 스타터’인 것 같다. 중심 설정인 ‘언더커버(위장잠입)에 기억상실’이 7화에서나 등장하고. 기억을 되찾으면서 시작될 새로운 갈등도 후반부에나 등장한다.
처음부터 꽉 짜인 작품이라 그렇다. 그래도 그 요소가 안 나올 때도 재미있지 않았나. 사실 보여줄 수 있는 게 훨씬 많았는데 16화 안에 집어넣느라 많이 잘렸다. 이 요소로 50화는 찍을 수 있었을 거다. 일주일 간격으로 대본을 넘기는 지금으로선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웃음)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에서 말해온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하여 앞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따로 더 있다면?
지금까지 뭔가 ‘센’ 이야기들만 했다. 그래서 쉽고 편한 쪽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말하자면 소품 같은 이야기지. 하지만 이미지가 한 번 이쪽으로 박혀버리니 그냥은 안 된다. 청탁이 들어오는 원고는 다 마초물이니까. 완성된 시나리오를 쓴 후에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면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지 않을 수가 있다. 지금 상황으론 나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즐겁게 해야 할 거다. 그게 내 목표다.
프로필 | 1971년생 <개와 늑대의 시간> <소년은 울지 않는다> <야수> <태극기 휘날리며>
사진 윤석무
한윤형 객원기자
첫댓글 얼굴 한번 보고싶었어 !!!!!! 천재야 !!
반했어♡
작가님 잘보고있다긔 개늑시 연장보고싶다긔ㅠㅠㅠㅠ 이대로끝내긴아쉬워ㅠㅠㅠㅠ
50회로 그냥 하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서용길이 지우 오빠였으면.......ㅋㅋㅋㅋ 그림이 안나오네.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안되요 그럼 나 죽어요 진짜 요즘 개늑시 때문에 나 완전 개폐인
아.ㅋㅋㅋ생각해보니..ㅋㅋㅋ 제꼴도 말이 아니게 되겠군요..ㅋㅋㅋㅋㅋ
천재인정 개늑시 진심 너무너무 재밌어요!!!!!!!!!!!!!!!!!!!!!!!!!!!!
개늑시 너무 재밌다규!!!!! 잘보고 있삼!!!!!
제발 해피앤딩으로 그래야 내가 살아요 진짜 수목 담날에는 완전 나 개폐인됨 ㅋㅋㅋㅋ
요즘 너무 잘 보고있긔 진짜 재밌다긔 인터뷰도 너무 재밌고..
50회 그냥 갔으면 좋겠다긔 이분량을 16회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분량이 짤렸겠냐긔 ㅠㅠㅠㅠㅠㅠㅠ DVD에 다 실어줬으면 좋겠다긔 ㅠㅠㅠㅠㅠ 작가 진짜 미친줄 알았다긔........ 개늑시 작가는 시청자들 머리 꼭대기에 있다긔ㄷㄷ 최고야 !!
16회는 너무 짧았어... 최소한 24회정도?? 멜로도 살리구... 지우역 남상미 참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도 인정하는구나
천재라긔.정말. 이렇게 빠진 드라마도 처음.ㅎㅎㅎ
작가님 최고라긔~ 애정합니다!/ 20회정도였음 좋았을텐데 아쉽다긔
한작가님 최고
50회???????????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끌린다!!!작가님 최고!!!!!!!!!!!
선악이 구별되지 않는 모호한, 어슴푸레한 그런 지점들을 보여주려 했다. 김갑수나 최재성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대표적인 예다. // 확실히 드라마 자체가 최고 작가의 의도에 잘 따라고 있는듯 하네요... 선악이 공존한듯한 드라마...그러니 이런 최고의 드라마가 나오지ㅋ
작가님 최고입니다...50회에서 16부로 만들면서..많은 부분이 잘렸을 생각을 하니...ㅠㅠ
다 좋은데 지우 캐릭터가 너무 아쉽긔.. 수동적이고 순종적이지 않고 당찬 여주라 좋았는데 그걸 14회에서 단숨에 민폐로 바꿔버려서....
완전 좋구나....
개늑시 진심 다음주에 안끝났음 좋겠어요...이렇게 금방 끝나기엔 뭔가가 많이 남은 느낌이에요..ㅠㅠ
2222 속도감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다음주가 끝인데....ㅠ
16회뿐이라 아쉬운 드라마
진부함을 비꼬와 전혀 앞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 그게 너무 신기함;
22222222222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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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가님 !!! ♡
작가님아 어찌 하면 이리 맛깔나게 쓰는지~~~ 담 주 넘 기대된다...
멋지구랴 빨리다음주가왔음하다가도 마지막이라 ㅠㅠ 히트끝날때보다 더하겠다규
작가님 멋져요~ 개늑시 진차 완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드라마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면서 일주일을 힘겹게 지내본 경험 정말 처음. 맘에들어서 여러본 본 작품들도 몇개 되지만, 꿈에서까지 하루걸러 한번씩 나올정도로 생활 전체가 휘둘려 본 경험도 처음. 처음부터 낚여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흥분하고 애간장 녹이면서 실시간으로 개늑시 팬들과 열광하며 시청한 1회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이 참 재밌고 소중. 이렇게 난리치고 있는 자신이 신기.
222222222222222222222222 저도 생활이 안되고 있어요ㅠ_ㅠ
333333333333333333333 일주일 기다리는게 지옥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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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20부작인데..................태왕사신기때매 16부작이 왠말인가
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초반에는 경성 보느라못봤는데,,다운받아보나가 놀란게,, 겨우 4회정도였는데너무 많은 얘기가 나와버려써,,, 다른 드라마 같으면그정도가지고 질질 끌어서 갈텐데,,, 너무 많은 얘기가 꽉 채워져서 너무 좋아요 ㅠ
그런의미로 무삭제 감독판 DVD원츄~!
조쿠나~~~~~~~~~~~~~~~~~~~~~~~~~~~~~~~~
정말 내가 어릴때부터 드라마 많이 봐서 대강 예측 능력이 생겼건만 이렇게 맨날 허를 찌르다니 정말 대단하셔요 맨날 보면서 '시나리오 참 잘쓴다' 이 말을 가족들이랑 말하며 봐요
50회로 갔으면 정말.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잼있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이 짤렸을꼬.... 안탑깝다긔.
소설로 만들어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분들 닥존
어뜩행 50회까지 해요 ~ㅜㅜㅜㅜ
닥존!!!! 진짜루 뒷 이야기를 상상해봤자 다 틀린다구. 시청자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음~ 대단한 작가
아ㅠㅠㅠㅠㅠㅠㅠ끝나지마 제발ㅠㅠㅠㅠㅠ
작가님하 본좌! 닥존닥존!!!!!!!!!!!!!!!!!!!!!!!!!!!!!!
나 요즘에 맨날 개늑시꿈꾼다규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