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전인수(我田引水)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함 또는 억지로 자기에게 이롭도록 꾀함을 이르는 말이다.
我 : 나 아(戈/3)
田 : 밭 전(田/0)
引 : 끌 인(弓/1)
水 : 물 수(水/0)
(유의어)
견강부회(牽强附會)
수석침류(漱石枕流)
추주어륙(推舟於陸)
(상대어)
역지사지(易地思之)
성인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 말라고 하는 말이 있어도 이익 앞에선 정도에서 벗어나기 예사다. 보잘 것 없는 것을 가지고 이익을 다투다 사고가 잦으니 한 푼 돈 때문에 살인난다는 말까지 생겼다.
공동체 안에서 힘을 합쳐 일을 하고 분배를 할 때 공평하지 않고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이 적으면 승복을 않는 것을 나무랄 수도 없다.
내 밭(我田)에 물 끌어대기(引水)란 이 성어는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이다.
일상생활에 아주 많이 인용되고 ‘제 논에 물 대기’라는 우리 속담도 있으니 번역한 말로 보이지만 실제 한국고전종합DB에선 사용된 예가 전혀 없다.
일본의 사자숙어(四字熟語)에는 내 밭에만 물을 끌어들인다는 의미에서 타인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억지 부리거나 행동하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나와 있다.
밭에도 물은 필요하므로 밭농사가 많은 일본에서 밭[田]으로 사용되던 숙어가 논[畓]농사가 많은 우리나라로 오면서 한자는 그대로 쓰고 풀이는 논으로 바뀌어 성어가 된 것으로 풀이한다.
농경시대 논농사에서 물이 없으면 벼를 못 기르니 살아나기 어렵다. 논도 지금처럼 평지가 적어 높이도 경계도 들쑥날쑥이어서 물길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런 판에 다른 곳에도 가야 하는 물을 자기 논에만 대면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억지로 자기에게만 이롭게 한다거나 황당한 논리로 합리화하는 일도 가리키게 됐다.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고 말을 잘못하고도 오기로 고치지 않는 수석침류(漱石枕流)나 가당치도 않는 말을 억지로 갖다 붙여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견강부회(牽强附會)와 통하는 말이다.
어떠한 일이 공정하지 않을 때 당연히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단체 간의 다툼이 있을 때는 자기가 속한 편을 들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이치에 맞아야 떳떳하다.
한 가지 사실을 두고 자기편에 유리하게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정치권에서 조그만 일에도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은 상생하지 않고 억지로 물을 끌어들이는 행위다.
⏹ 아전인수(我田引水)
이 말은 본래 일본에서 만들어진 사자성어로, '내 밭에 물을 댄다', '자기 밭에 물을 댄다'는 뜻의 속담을 한자 我田引水로 나타낸 것이다.
밭농사가 많은 일본에서 '전(田)'으로 썼던 것이 논(畓)농사가 많은 우리나라로 오면서, 한자는 직수입하고 풀이는 '논'으로 하여 '내 논에 물대기'로 변해 기이한 모양새가 된 사자성어이다.
아전인수의 유래에 대해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지형상 윗 논의 논둑을 헐어 아랫논에 물을 대는 것으로, 즉, 윗 논 주인이 열심히 채워 놓은 물을 훔쳐 가는 행위로 남의 농사야 망치든지 상관하지 않는 경우이다.
둘째, 저수지(못) 등에서 내려오는 물길 전체가 자기 논으로 가도록 하는 행위이다. 옛날에 마을주민이 공동으로 조성한 저수지(못) 등에서 농부가 모내기에 대비하여 물길(수로) 중 논의 물고(물꼬) 부분과 연결되는 곳에 돌과 흙으로 쌓아 자기 논으로 물을 끌어 들이는데, 자기 논 아래에 위치한 논에도 물을 끌여들일 수 있도록 자기 논에 조금씩 들어가도록 배려하였는데, 일부 욕심 많은 사람은 아예 물 전체가 자기 논으로 갈 수 있도록 물길을 막는 경우가 있어 '물꼬 싸움', '삽자루 싸움'이라 하여 종종 싸움이 나는 경우가 있었다.
셋째, 일본의 경우 아전인수는 일본의 지형상 기복이 있어 논에 관개(灌漑)하려면 여러 집의 협력이 필요한데, 이 성어는 사람들이 자기의 논으로만 물을 끌어 들이지 않고, 집단의 협력정신이 있어야 함을 훈계하는 경우이다.
위 경우에서의 두 번째, 세 번째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 즉, 아전인수란 여러 사람이 골고루 혜택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고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하는 행위, 즉 '제 논에만 물을 끌어들이는' 행위에서 유래, 근거한다고 생각된다.
농경사회에서의 물의 중요성(절대성)에 비하여 부족한 물로 인해 일부 염치없는 사람들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사자성어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