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山日落(서산일락)하니 霞盈空(하영공)이요
東岑月出(동잠월출)하니 酒興累(주흥누)로구나
天中星辰(천중성신)이 点点多(점점다)하니
吾心詩情(오심시정)도 層層厚(층층후)로구나
서산에 해져가니 노을이 가득하고
동쪽 산봉우리에 달떠오니 주흥이 쌓여가네
온하늘에 별들이 점점이 박혔으니
내 마음의 시정도 층층히 두터워지누나
고향의 은하수농장을 주말마다 오가면서 참으로 많은 사연이 쌓였습니다.
농사철엔 너무 바빠 채 보따리를 풀 수가 없었지요.
이젠 슬슬 때가 된 것같습니다.
힘닿는 데까지 읊조려보지요.
한여름 망신산과 축융봉 사이로 지는 해는 서녘하늘에 장관의 황혼 노을을 만듭니다.
검붉게 빛나는 노을은 온하늘을 뒤덮고 대지에도 하루 마지막의 붉은 햇살을 뿜어대지요.
그 장엄한 광경에 경탄의 찬사를 보내고있을 때
안양골의 산봉우리에 둥그레한 달덩이가 떠오릅니다.
태양과 달이 교차하면서 그 미묘한 빛의 파노라마를 연출할 때
풍류를 즐기는 시골의 서생 입안에는 술생각에 침이 고입니다.
달과 술이 어우러져 한바탕 신바람을 일으키지요.
고급술에 산해진미 안주일 필요는 없습니다.
탁배기 한 사발에 깎두기 한 조각일지언정
서생의 주흥은 조금도 일그러지지않지요.
거나하게 취기가 오를즈음 온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합니다.
한여름밤의 쏟아질듯 찬란하게 반짝이는 별들입니다.
그 수많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날 때
서생의 시심이 발동하지요.
술 한 잔에 시 한 수까지는 아닐지라도
서생은 생각나는대로 주저리주저리 흥얼거립니다.
음풍농월이란 이런 것이겠지요.
그렇게 합수리의 은하수농장 한여름 밤도 깊어갑니다.
첫댓글 농삿일이 끝나면 주말농장행도 끝나지요. 이젠 지난 농삿일을 반추하면서 내년을 기약할 때입니다.
음풍농월...! 은하수농장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내요. 표현력 짱~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이제 주말농장도 끝나고,,,爐邊情談
화로가에 앉아 옛날 이야기나 하면서 긴긴밤을 보낼 때 입니다
좋은글에 머물다 갑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은퇴해서 은하수농장의 진정한 주인이 될 때 크게 한번 초대하겠습니다. 선산의 정자인 운암정에서 좋은 분들을 모시고 시와 노래와 춤과 바둑을 즐기고싶습니다. 술은 기본이구요.
와~ 기대됩니다. 운암정에서의 풍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