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회에서의 빈부격차, 소외 등 병리적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도벽 증상을 보이는 상습 절도범들이 늘고 있고 절도 재범이 만연하고 있어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실정이나 이에 대한 범죄학적인 연구나 치료적 접근의 노력은 부족해왔습니다.
상습 절도범으로 유명한 조세형은 2001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을 털하 현지 경찰에 검거 됐고, 2005년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정모씨의 단독주택에 들어가 165만원어치의 소목시계 6개를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전자감식장치에 걸리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절도의 습관은 고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사랑’과 ‘도둑질’ 얼핏 보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 개의 용어로 보이지만, 임상 장면에서는 의외로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전자가 심정을 나타내는 말인데 대해서, 후자는 금품의 소유에 관계되는 말입니다. 양자는 대조적인 세계의 말이면서, 대로는 마음의 심층에서 심층 깊게 흐르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말입니다.
병적 도벽(Kleptomania)에 대한 DSM-5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A, 개인적으로 쓸모가 없거나 금전적으로 가치가 없는 물건을 훔치려는 충동을 저지하는데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B, 훔치기 직전에 고조되는 긴장감이 나타난다.
C. 훔쳤을 때의 기쁨, 충족감, 안도감이 있다.
D, 훔치는 것이 분노나 복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망상이나 환각에 대한 반응도 아니다.
E, 훔치는 것이 품행장애, 조증삽화(manic episode, 조증에서 보이는 기분 증상), 또는 반사호성 성격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Kleptomania라는 용어는 1938년 Esquirol과 Marc가 쓸모가 없는 물건을 훔친 몇몇 왕들의 행동을 기술하면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현재 병적 도벽은 훔치기 직전에 저항할 수 벗는 충동이 있고 훔친 행동에 의해서 긴장이 완화되는 특성 때문에 DSM-V에 충동장애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도벽의 행위적 특성
1) 심리적 특성
이수정(2005;282-288)의 연구에 의하면, 절도행위 중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절도충동’,‘몰입’,‘반사회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자아존중감과 상대적으로 높은 기질적 충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행위자군의 다양성
이도선(2006;247)의 연구에 의하면, 생활정도가 중간층에 해당하는 자들의 상습절도가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에 비하여 늘고 있으며, 51세 이상 고령자의 상습절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도벽행위의 행위자군이 다양화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정형화된 수법
범죄행동학습을 통하여 습관화하여 정형화된 수법이 있어서 처음으로 범죄를 범하는 사람의 갖는 불안감이나 실패감이나 위험감을 수반함이 없이 범죄를 반복적으로 범하게 된다고 봅니다.(이상현, 2000;50)
McElroy(1991;652)등은 도벽 행위는 기분 장애와 중요한 관련이 있으며, 정서 스펙트럼 장애의 특이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Goldman(1991;986)은 도벽의 병리적 증상에 대하여 심리,생물,사회학적 모델을 제시하면서, 유아기에의 남용 행동이 이후 성인기의 도벽 중세를 증가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Prest(2002;7) 등은 DSM-4에서 도벽으로 분류된 충동조절장애에 행위를 겪고 있는 20명의 외래환자에 대하여 심층 인터뷰 및 가계조사 등을 통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이 연구에서는 도벽은 남녀 성별 구분에 있어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생의 초기 단계에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 갑작스럽게 발생하게 되며, 기분장애, 불안장애, 충동장애 등의 장애를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가족 중에 유사한 정서장애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McElroy(1991:93) 등은 도벽 증세는 여성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보았고, 주로 기분장애, 불안장애, 섭식장애 등의 다른 정신병리적 장애 유형과 결합하여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충동적이거나 강박적은 특징을 보이는데, 비정상의 범위에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도벽은 기분장애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정서 스펙트럼 장애의 한 유형이라고 보았습니다.
Grant(2002:378) 등의 연구에서는 22명의 도벽 증세 환자들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였는데, 이들 14명의 여성과 8명의 남성은 평균적으로 16세에 도벽 증세가 시작되었으며, 평균적으로 21세에 증세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16명(79%)은 특별히 집착하게되는 절도 대상 물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명(68%)은 강한 수치심이나 절도행각에 따르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도벽은 높은 수준의 정신병리적 중복 질환 증세를 수반하는 치료되기 어려운 장애로 결론짓고 있습니다.
>>도벽 행동의 원인
1) 신경생리학적 원인 분석
로사노프의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에서 70%의 범죄 동일성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에 도벽 요인에 있어 불량한 유전 인자적 문제의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후에 그것의 유전적 영향, 임신기의 영향, 생화학적 영향, 출산 시 결함, 조숙, 중추신경계의 손상(뇌종양) 등이 언급되었습니다.(Lewis, 1982; 황치현, 2008에서 재인용)
절도 물품의 경제적 이윤을 취하기 위해 절도행위를 도구적으로 선택하는 일반 절도범들과는 달리 병적 도벽이 있는 이들은 절도 충동을 느낄 때마다 급격한 자율신경계의 각성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신경계의 긴장은 절도행위 중보다 오히려 행위 직전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충동적 행위를 폭발시키면서 급격히 이완되고, 이런 이완의 상태가 일종의 보상시스템을 형성하게 되어 행위 후 숙면에 빠지거나 극도의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최고조의 흥분과 긴장 이완은 생리적으로는 화학적 변화를 야기하는데, 이 순간 경험되는 것이 약물중독에서와 같은 ‘절정(high)’ 경험이라고 합니다.
생리적 긴장과 이완은 여러 중독증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복됩니다. 중독행위를 통해 생리적 긴장을 이완시키지 않을 경우 손을 떨거나 하는 금단증산이 오기도 합니다.(이수정, 2005;269)
2) 심리, 정서적 원인 분석
아동기의 도벽행동은 부모나 보모의 기준에 대한 아동의 적대감을 나타내며, 훔친 물건이 ‘부모의 사랑, 힘, 혹은 권위에 대한 상징’이 됩니다. (Champman, 1974) 또한 아동기의 도벽은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잘못된 방식으로 관심 끌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서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동들은 자신을 언어화하여 표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가지는 것은 물론, 자신의 문제나 생각, 감정 등을 논의하는데 있어서 강한 저항을 보이기도 합니다.(최혜경, 2001:1)
특히 6세 이후가 되어도 지속적으로 훔치는 행동과 특히 도벽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 행동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경우 자아통제력이 생기지 않은 아동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자기가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있고 필요하면 훔쳐서라도 가져야 되는 아이의 경우입니다. 훈육과 부모로부터 통제가 모자라는 과잉보호형 아동에서 많은 유형입니다.(홍강의,2008)
도벽이 소유욕이라는 개인의 특수한 심리적 욕구에서 발현되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소유욕의 경우는 억제력이 약한 아동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부모의 과잉보호로 양육된 아동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정에서 타인의 것을 훔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부모가 대신하여 그 대가를 짖불하는 등의 생활패턴으로 자기통제 훈련이 충분치 않아서 생기는 경우입니다. 또한 반대로 빈곤가정에서 충동적으로 도벽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홍은주, 2007; 100)
3) 환경적 원인 분석
(1) 가정환경
첫째, 가정의 결손이 도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손가정의 아동이 양부모가 있는 가정의 아동에 비하여 도벽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가정의 물리적, 구조적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욕구의 좌절과 이에 대한 보상심리 등으로 인하여 도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기본적 욕구의 불충족으로 도벽이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 가정은 아동에게 있어서 안식처이고 양육되어지는 곳으로 아동은 가족들을 통하여 심리적, 신체적 욕구가 충족되며 안정이 보장됩니다. 적절한 가정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아동은 심리적, 신체적 욕구의 불충족과 가정환경에서의 부적절한 학습으로 인하여 도벽행동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박성수 외, 1984; 김순형 외, 1995; 김윤옥, 1997)
셋째, 거부적이고 방임적인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녀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이해의 부족 혹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자녀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게 내버려 두는 태도를 의미하는데, 이는 아동의 도벽 성향 발달과 관련이 있습니다.
넷째, 부도덕한 가정 구성이나 분위기가 도벽을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가족 구성원의 많은 수가 도벽이 있는 절도가족의 경우,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기질,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며 훔치는 것을 묵인하거나 장물을 숨겨주고 교환, 처리하여 도벽을 조장하며 심지어 도벽을 학습시키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2) 학교환경
대부분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아동은 일상적인 생활이나 적응에서 별문제가 없이 잘 지내지만,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따돌림을 받아 거부되면 여러 가지 적응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벽행동을 가진 어린이의 행동을 보고 배우거나 자신보다 영향력이 큰 어린이의 사주나 강요, 유혹 또는 영웅심리에 의해서 훔치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친구에게 잘 해주기 위해서 자금이 필요한 경우라든지, 또래집단에서의 의리 때문에 도벽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지역사회환경
첫째, 지역사회에서의 낙인이 도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도덕적 판단능력이 부족한 유아의 경우나 자율적 통제가 부족한 아동기에 불충분한 욕구를 해소하거나 막연한 호기심, 또는 소유욕 등으로 물건, 음식물, 돈 등을 훔치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사회에서 낙인을 찍게 되면 아동은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갖게 돠어 계속적인 도벽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지역사회로부터의 소외로 인하여 도벽 행동이 조장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사회가 도덕적 기능 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개인의 행동은 그 개인이나 가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동문제로 인식되어 왔으나 오늘날에는 개인주의 및 이기주의의 만연, 복잡한 사회구조 등으로 이웃과의 유대가 약화되고 이웃에 대한 무관심 및 단절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이웃의 무관심과 거부는 아동에게 열등감과 적개심을 불러일으켜 도벽 행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도벽을 고착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청소년 도벽의 원인
청소년의 절도범죄가 재범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사회적 분위기, 가족해체, 청소년 사법정책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초범이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분을 내리는 것이 청소년 절도범죄의 재범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사법기관에서 법적처분을 받는 청소년들보다 이후에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합니다. 절도범죄 청소년을 일차적으로 접하는 경찰이 절도범죄 청소년들에게 재비행 방지 교육 없이 훈방조치하거나 보호자에게 인계함으로써, 범죄청소년이 자기의 문제행동에 대한 자각이 결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도방법은 범죄청소년들에게 사법체계가 예상보다 엄격하지 않고 형식적이라는 잘못된 사고를 심어주어 절도범죄의 재발로 이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청소년 절도범죄가 사법절차에 따라서 벌을 받아 범죄자로 낙인찍히게 되면, 낙인효과로 인한 사회적 입지의 추락이 재범으로 연결되어, 결국 성인이 되어서 누범범죄자가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자 중에서 전과자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청소년기의 비행이나 범죄가 어린시절의 한 차례 실수나 통과의례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어 성인범죄자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법기관의 신중한 사법처리가 필요합니다.(이동원,2003)
<부모님을 위한 TIP>
>>훔친 물건에 대한 부모님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이가 친구의 물건이나 돈을 몰래 가져왔을 때, 부모님이 직접 당사자에게 돌려주고 사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부모님이 타인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본다면, 죄책감을 느껴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게 합니다.
아이가 훔친 돈, 물건과 같은 금액을 모아서 부모님께 갚게 합니다. 금액을 모으며 갚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책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조건 다그치지 말고 자녀의 말을 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 먼저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알고 싶어하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교우문제, 학습문제, 적응문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여러분의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방법 및 양육방법 자문과 자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자신감 회복, 자존감 상승,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문헌출처:
1)도벽 문제의 현황 및 치료적 처우방안(한국중독범죄학회보,김우준,2011,13-30)
2)이향숙 소장님의 칼럼 ‘쑥박사의 고민상담소’(우등생논술 9월호)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단센터 http://www.kccp.kr/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