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낭송 동시
소나기 / 이해인
여럿이 오는데도
쓸쓸해 보이네요
큰소리 내는데도
외로워 보입니다
위로해 주고 싶어
청문을 열었더니
뚝! 그쳐버린 하얀 비
바로 그 말 / 권영세
내 품에 살포시 내려앉은
나비의 속삭임
“난 네가 좋아!”
가슴을 뛰게 하는
그 말
바로 그 말이 듣고 싶어
나는 꽃이 되었어.
걱정 없다 / 최영재
장대비 아무리 쏟아져도
숲과 산길은 마음 푹 놓는다.
언제가 비 그치면
바람과 햇볕이 달려와서
뽀송뽀송
다 말려줄 건데 뭐.
꽃길에서 / 이연승
꽃송이에
코를 대고 머무릅니다.
얼굴에
꽃물이
바알갛게 들었습니다.
입맛을 다시며
꽃내음을 꼭꼭 씹어 먹다가
꽃향기에
발이 포옥 묻혀
못 가고 서 있습니다.
일등이 두 명 / 심강우
공원에서 만난 친구에게
할머니가 내 자랑을 한다.
공부도 일등 그림도 일등 노래도 일등
할머니 친구가 벙긋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번엔 할머니 친구가 손자 자랑을 한다
공부도 일등 그림도 일등 노래도 일등
할머니 친구의 손자 이름은 민규, 나랑 한 반이다.
그래서 우리 반에는 일등이 두 명이 다.
고마워서 / 배정순
새는 나무가 고마웠어요
힘들면 쉬어 가라고
나뭇가지 흔들어
불러줬거든요.
배고프면 얼마든지 먹으라고
가지마다 열매 달고
불러줬거든요.
고마워서 너무 고마워서
새들은 열매를 먹을 때
씨앗 하나 뱃속에 넣었다가
저 산 너머에다 뿌려주었죠.
새들은 더 많은 쉼터가 생겼고
나무는 더 많은 친구가 생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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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7월 낭송 동시
함박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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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
24.07.22 21:5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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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면이그려지고 공감되는 좋은 동시들이네요
고맙습니다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7월의 동시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