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전주 KCC 93-72로 완파... '4강 직행 의지' 여전히 강해.
[2007-02-04 00:08:04]
‘한중 올스타전’이 있었지만, 지난달 25일 이후 9일째 만에 재개된 2006~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원주를 비롯해 대구와 창원, 그리고 서울학생체육관(SK 나이츠 홈)에서 일제히 경기가 펼쳐졌다.
이중 창원에서 열린 전주 KCC 이지스와 홈팀 LG 세이커스의 경기는 중계방송관계로 인해 2시 40분부터 시작됐다. 한쪽의 24초 공격제한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고장으로 보조장치를 둔 채로 경기가 시작됐고, 점프볼 과정에서 전주 KCC의 바이얼레이션으로 창원 LG가 선공의 기회를 잡았다.
시작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팽팽했다. 지금까지 전주 KCC가 창원 LG를 많이 괴롭혀 왔던 탓에 순위를 떠나, 창원 LG로서는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1-2차전 대패 이후, 3-4차전을 대승으로 장식했던 창원 LG.
팀 성적이 팀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서인지, 타이론 그랜트(31, 8득점-3점 1개, 8리바운드-3어시스트)는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2개의 파울을 범하며 팀을 어려운 상황에 빠뜨리고 말았다. 반면, 이를 창원 LG 벤치에서는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초반부터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타이트한 수비를 할 수 없게 돼버린 타이론 그랜트를 상대로 찰스 민렌드(35)가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점, 3점 할 것 없이. 1쿼터 막판에는 파울로 인한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16점을 퍼부었고 박규현(34, 7득점-3리바운드-5어시스트)이 스틸과 함께 레이업까지 얹어놓으며 상대의 진을 빼놓았다. 전주 KCC는 마르코 킬링스워스(26)가 9득점을 올리며 1쿼터를 5점차(18-23)로 마쳤다.
2쿼터, 창원 LG는 더욱 거세게 전주 KCC를 몰아부쳤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29)은 때로는 3점슛, 때로는 과감한 돌파로 득점을 올렸고, 날카로운 어시스트까지 선보이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4라운드 후반부터 다시 상승세를 탔던 조상현(32)은 3점슛 2개를 연거푸 꽂아 창원 LG의 질주를 부채질했다. 전주 KCC는 김진호(30) 외에 5점 이상 득점한 선수가 없어 1쿼터보다 더 빈곤한 득점력을 보였다. 종료 직전 이현민(25, 3득점-3점 1개, 2리바운드-5어시스트)의 3점슛까지 터진 창원 LG는 전반을 무려 18점(51-33)이나 앞섰다.
3쿼터.
전주 KCC는 서영권(29, 7득점-3점 1개, 1리바운드-2어시스트), 한정훈(29, 3득점-3점 1개, 3리바운드-2어시스트) 등의 연속 3점슛 성공으로 11점까지 점수차를 좁혔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창원 LG는 전주 KCC와 대조적으로 3쿼터 들어 확률 높은 2점슛 찬스를 만들어갔다. 계속 10점대 초반의 점수를 유지해나가던 창원 LG는 3분 정도를 남기고 조상현의 3점슛과 박규현의 레이업슛을 묶어, 20점차(76-56)로 달아났다.
4쿼터에서도 창원 LG는 전주 KCC의 추격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와의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석명준(29, 9득점-3점 2개, 1리바운드)이 2쿼터에 이어 다시 3점슛을 터뜨렸고 자유투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신선우 창원 LG 감독(52)은 경기 후반, 찰스 민렌드와 퍼비스 파스코(28, 4득점-5리바운드-1블락슛) 등 두 외국인선수와 주전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고 임효성(27, 1득점-1어시스트), 박범재(25, 3득점-3점 1개, 1리바운드) 등 식스맨들을 뛰게 하며 당장의 정규리그보다 앞으로 있을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비주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최종 스코어 93-72.
홈에서 5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창원 LG는 21승(16패)째를 거두고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부산 KTF 매직윙스에 2.5경기로 바짝 따라붙었다. 상대전적에서도 올시즌 2연패 뒤 3연승으로 처음 앞서게 됐다. 반면, 전주 KCC는 12승 25패로 여전히 최하위. 최근 3연패에 원정경기 2연패.
찰스 민렌드는 친정팀을 상대로 양팀 최다인 34득점(3점 4개, 8리바운드-1어시스트-1블락슛)을 쓸어담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과감해지고 있는 박지현은 13득점(3점 2개, 3리바운드-6어시스트-1블록)을 기록했고, 조상현 역시 13득점(3점 3개, 2리바운드-1어시스트)을 올렸다. 하프타임 때 조상현과 함께 팀내 1월의 수훈선수로 뽑힌 박훈근(34)도 6득점(3리바운드)을 기록했고 특히,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현주엽(33)의 공백을 수비에서 훌륭히 메웠다.
전주 KCC에서는, 마르코 킬링스워스가 20득점(8리바운드-1어시스트), 김진호가 14득점(3점 3개, 3리바운드-2어시스트), 정훈(29, 10득점-3점 2개, 5리바운드-4어시스트-1블락슛)만이 10점 이상 기록하는데 그치며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공식적으로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안양 KT&G 카이츠와 원주 동부 프로미전에서는 홈팀 원주 동부가 연장 접전 끝에 101-99로 승리하며 단독 6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에 안양 KT&G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유도훈 감독(41)은 데뷔전에서 쓴 잔을 마셨다. 팀도 공동 6위에서 단독 7위로 떨어졌다. 대구에서는 오리온스가 1위팀 울산 모비스 피버스를 102-97로 꺾고 2연승을 달렸고, 서울 SK 나이츠도 홈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94-86으로 누르고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거울의 겨울 넷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