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불쇼 평론] 김갑수, 최광희(미치광희)의 분기점. '듣는 이'에 대한 고려
1. 김갑수 '옹'이 되어버린 현실
최근 연이어 사회적 지탄을 받는 패널이 김갑수 옹이다.
불금쇼 때부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충장님과의 케미가 폭발하던 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찌질한 감정을 김갑수 옹만큼 천착한 이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했다.
게다가 사고가 개방적이었고, 손아랫 사람들과도 평등하게 대화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기에 선호하던 패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닌 것 같다. 당장 어제 방송만 해도, 곽튜브-이나은 발언 문제 수습 과정에서 김갑수 옹은 예전에는 듣는 사람 생각해서 내 생각과 달라도 마음을 숨기거나 굽히고 했는데. 이제는 그러기 싫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
여기서 김갑수 옹의 모순이 발생한다.
김갑수 옹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걸 누군가한테 들려주고 싶은 거다. 그게 아니라면 매번 뭐하러 방송에 나와서 설화를 겪겠는가.
그는 말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들려주고 싶은 거다. 누군가가 들어줬으면 하는 거다.
근데 김갑수 옹의 이야기를 들을 '듣는 이'들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즉, 노력해서 자신의 말을 듣기 싫게 만들고 있는 게 요즘의 김갑수 옹이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낸다. "제발 ~~ 좀 안 하면 안 돼?" 이 말을 하면 이제는 걷잡을 수 없다. 진행자의 통제도 안 따를 거면, 듣는 이들도 안 듣고 싶게 만든다면.
대체 그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이제는 진짜 김갑수 '옹'이 되어버린 거다.
2. 최광희의 진화. 들리는 말을 하게 된 시점.
여기서 한번 고려해볼 패널이 있다. 미치광희 최광희다.
김갑수 옹과는 반대로 난 처음부터 최광희가 싫었다. 오만함이 베어있는 그의 말이 싫었다.
뭐만 하면 관객들의 '수준'을 운운하며, '수준 떨어지는' 말만 하던 최광희였다.
근데. 최광희가 약간 진화했다.
스스로 바보 캐릭터, 조롱받는 캐릭터를 택한 거다. (우기가 만들어준 걸 수도 있다)
그때부터 최광희의 말이 '들렸다'
듣는 이를 고려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변화시키니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 거다.
그 때부터 최광희가 욕을 훨씬 덜 먹기 시작했다.
3. 김갑수와 최광희, 고성방가와 대화
김갑수 옹은 지금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고성방가 쟁이'가 되어버렸다.
반면 최광희니는 대화를 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둘 다 문제되는 발언(어쩌면 의외의 창의적 시선)을 둘 다 하지만, 김갑수 옹의 발은 듣고 싶지 않고 최광희의 말은 들어봄직한 말이 되었다.
김갑수 옹은,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줬으면 하지만 듣기 싫게 말을 한다.
최광희는,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줬으면 하기에 듣고 싶은 캐릭터로 변했다.
둘의 차이다. 여기에 있다.
첫댓글 방송천재 최욱이 순진한 갑수형 절묘하게 부추기기도 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