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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부 1,500m 결승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을 가로챈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를 기억하십니까? 한국에서는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오노가 이번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얼마 전 애들 학교에 간 적이 있습니다. 복도를 지나가다가 어디서 낯이 많이 익은 사진이 게시판에 붙어 있기에 유심히 바라보았더니, 바로 오노였습니다. 그의 사진이 대여섯 장은 붙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오노는 이번 동계 올림픽 미국 국가대표로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공의 적“인 오노가 미국에서는 ”영웅“이더군요.
사진 중에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금메달”을 딴 오노가 환호하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저 뒤에 희미하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었으니, 그가 바로 “실격 판정”을 받은 한국의 김동성이었습니다. 순간 진한 “애국심”이 올라왔습니다. 약간 흥분을 하며 사진을 보고 있던 저에게, 아이들이 이유를 물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자세히 조근조근 설명해 주었습니다.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 전 때 이천수의 ‘오노 세러모니’까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피는 못 속인다”고 아이들까지 흥분을 하더군요.
미국 NBC 방송에서도 오노 경기를 방송하면서, 지난 동계올림픽 결승 장면을 소개해 주었고, 이번에 쇼트트랙 해설자로 동반한 김동성을 크게 클로즈업 해주기도 했습니다. 오노는 미국에서 확실한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12일 드디어 남자부 1,500m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한국인들은 우리나라 선수가 결승에서 오노를 보란 듯이 이기기를 바라면서 시청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노는 그 기대를 깨버렸습니다. 오노가 이겼냐고요? “Oh~NO!" 오노가 준결승 경기에서 마지막 바퀴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순위 밖으로 밀려나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금메달은 한국(안현수)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후의 오노의 반응입니다. 그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바퀴를 남겨 놓고 중국의 리예를 따라 잡으려다 중심을 잃었고, 그 와중에 리예의 엉덩이가 내 왼 어깨를 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덧붙여 말하기를 “(한국 선수들이 금,은메달을 땄지만) 오늘 결과가 4년 전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 나는 여전히 최고의 스케이터이고 올림픽 챔피언이다”라고 했습니다.
모 미국 방송은 “오노가 떨어지는 바람에 한국의 두 선수가 금,은을 땄다”고까지 보도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경기는 하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메달도 따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선을 다한 꼴찌에게도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오노에게 감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스포츠맨십에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토록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며 가르치는 미국에서, 상대방의 승리에 박수도 보내지도 않고, 자신의 실수 또한 남의 탓으로 돌리는 ‘오노’같은 선수를 ‘국민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교만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고 하셨습니다(약4:6).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노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그의 교만함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자신의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오노에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는 대한민국의 “공공의 적”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교만은 패망의 선봉”(잠16:18)이라고 했습니다. 교만하면 하나님 앞에서도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립니다. 어느 상황에서도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늘 낮은 자세로 살아갑시다. 실력이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실력을 갖추고도 겸손할 수 있다면, 믿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우리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대장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쇼트트랙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나머지 경기에서도 “겸손한 실력자들”(한국의 건아들)이 선전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
첫댓글 그러게요.. 오늘은 여자부에서 동메달이 달아났던데.. ㅠㅠ 이글을 읽으면서 겸손의 모습을 갖춰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그 교만으로 결국은...패망(?)했잖아요...그 오노가...^^ 준결승에 결승에...한번도 안현수에게 이기지 못하던데요...ㅋㅋ 여자부 금은동에...동이 순간 날라가서 아쉽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