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내일은 삽질쟁이 윤혜경님의 22회 탄생기념일입니다..
윤혜경님의 생신을 경축드리는 축하파뤼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립니다..
모두모두.. 생신선물을 보따리보따리 지참하시어..
각 지방의 파뤼 장소로 모이시길 바랍니다..
따위의 헛소리나 하다니..
내 생일은 어려서부터 난감한 기간이었다..
유치원때는 너무 많은 애들과 생일이 겹쳐서.. 왕관을 쓰고 생일상 앞에 앉아 같이 사진 찍은 애들이 유치원 기린반의 삼분의 일이나 되더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시험기간이어서 아무도 안놀아줬다..
하다못해 상다리가 뿌러져라 차려놓고 초댈해도 반도 안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재수학원에 다닐때..
이 무렵 학원을 둔산쪽으로 옮기려고 했었다.. 그래서 아무도 안챙겨줄줄 알았는데..
학원을 옮기기 전날인 26일 밤에 옥상으로 올라가자는 것이다..
설마설마하며 올라간 그 곳엔.. 의무 자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것처럼 가방을 들고 나간 우리반 사람들이 잔뜩 서있는 것이었다..
어둔 밤하늘 아래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빛나는 스무개의 촛불.. 샴페인과 케잌의 달콤한 냄새에 온 몸과 얼굴이 범벅이 되면서..
오십명정도에 둘러싸여 힌대씩 맞으면서 생일축하한단 말과 함께 들은 노래.. 너무너무 행복했다..
내가 간다고 슬퍼 울던 친구가 손수 만든.. 내가 세상서 젤루 좋아하는.. 딸기생크림케잌을 아까워 눅눅해질때까지 집에다 모셔두고 먹질 못하던 기억도.. 정말 행복했는데..
대학에 오면.. 멋진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근사한 생일을 기대했는데.. 이건 의외로.. 남자친군 둘째치고.. 동기들과도 생일 보내기가 쉽지 않으니 그 이유는.. 대학은.. 젠장.. 방학이 너무 빨르잖아..ㅡ.ㅡ^
글구 방학이 무르익으면 모를까.. 방학 초입엔 다들 집에서 죽어서 천장이랑 장판디자인 하는거 좋아하잖아..
혼자보내는것도 나쁘진 않겠지.. 혼자 쪼꼬파이에 큰초 두개 째깐초 두개.. 자축하고 자중하는 생일..
케케.. 또 소득없이 나이만 배불르게 먹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