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서명·보증 땐 예외… 유족 채무 책임 남아
유언장, 유언 집행자 지정 등 사전 준비로 가족 부담 줄여
사후 재정 계획, 유족이 슬픔에 집중하도록 돕는 안전망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은 그 어떤 어려움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고인이 남긴 빚 때문에 재정적 불확실성까지 떠안게 된다면 그 고통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부모님 신용카드 빚을 제가 갚아야 할까?", "배우자의 대출금이 나에게 넘어오는가?"와 같은 질문들은 유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현실적인 재정 문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고인의 빚이 가족에게 자동으로 상속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즉시 유족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신, 고인이 남긴 모든 재산과 자산을 포함하는 유산(estate)을 통해 청산된다. 물론 공동 명의 대출이나 보증 채무는 예외다. 이 과정을 미리 이해하고 있다면, 유족들은 힘든 시기에 불필요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고인이 남긴 채무는 유언장에 지정된 유언 집행자(executor) 또는 유언장이 없을 경우 법원이 임명한 사람이 관리한다. 유언 집행자는 먼저 고인의 모든 자산을 모아, 주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채무를 변제해야 한다. 빚을 모두 갚은 후 남은 자산만이 상속인에게 분배될 수 있다.
만약 유산이 빚을 갚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남은 부채는 대개 탕감(written off)된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가 있다. 만약 유족이 고인의 빚을 공동 서명(co-signed)하거나 보증(guaranteed)을 섰다면, 해당 채무에 대한 법적 효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배우자나 자녀 등 유족의 이름이 계좌에 함께 올라 있다면, 고인이 사망하더라도 그들은 계속해서 빚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
채무의 종류에 따라 사망 후 처리 방식도 달라진다. 먼저, 모기지 및 주택 담보 대출은 유산의 일부로 간주된다. 고인과 함께 모기지를 보유한 유족은 계속 상환 의무를 진다. 만약 주택이 고인 단독 명의라면, 유산 관리인이 주택을 매각하여 빚을 갚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보험이나 모기지 보험으로 남은 부채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결하기도 한다. 신용카드 빚의 경우, 잔액은 유산 분배 전에 유산으로 변제된다. 유산이 부족하면 탕감되지만, 공동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면 살아남은 공동 명의자가 남은 잔액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자동차 대출과 같은 담보 대출(secured loans)은 대출금 상환이 중단되면 채권자가 담보물(자동차)을 회수할 수 있다. 만약 유족이 자산을 계속 소유하고 싶다면 유언 집행자와 협의해 대출금을 대신 상환해야 한다.
한편 무담보 대출(unsecured loans)은 신용카드 빚과 마찬가지로 유산으로 갚게 되며, 자산이 부족하면 탕감될 수 있다. 어떤 유형의 대출이든 유족이 공동 서명자라면 모든 상환 책임이 넘어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학자금 대출의 경우, 연방 및 대부분의 주정부 대출은 대출자 사망 시 탕감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설 학자금 대출은 유산이나 공동 서명자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 준비는 유족이 슬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안전망이다. 유효하고 최신 내용으로 작성된 유언장은 고인의 자산과 빚이 원하는 대로 처리되도록 보장한다.
유언 집행자를 지정하면 의사 결정이 단순해지고 법적, 행정적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생명보험은 모기지 등 주요 부채를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금액으로 설정해 두면 유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우자나 신뢰하는 가족에게 개인 계좌 정보와 부채 내역을 미리 공유하는 것도 사후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죽음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주제다. 그러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 건강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명확한 유언장을 작성하고, 신뢰하는 가족과 채무, 재정적 바람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는 것은 남은 가족들에게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갈 평안을 주는 중요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