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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항에서 50여년 전통을 자랑해 온 항구식당이 매각된 자리에 인근 부부식당이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
모슬포항에서 50년 넘게 토속 음식의 진수를 선사해 온 ‘항구식당’이 매각됐다.
항구식당은 1964년 고(故) 조희선· 김춘자씨 부부가 모슬포항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어머니에서 아들로 2대를 거친 ‘도내 대물림 맛집 1호점’이다.
처음 시작할 당시엔 조그만 식당에서 선원들을 상대로 빈대떡과 우동 등을 팔았지만, 점차 자리물회와 회덮밥, 생선회 등으로 메뉴를 옮겼다. 대표 메뉴인 자리물회는 달착지근한 육수에다 썰린 자리가 입안에 척척 감기는 별미를 선사하면서 제주 전역에 명성을 널리 떨쳤다.
1982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친히 찾아와 ‘대통령 방문 식당’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옛 항구식당 자리에 들어선 부두식당. |
그런 ‘항구식당’이 지난 4월 모슬포항 바로 옆 가게인 ‘부두식당’에 팔려나갔다. 부두식당은 강창호· 김옥희씨 부부가 올해로 30년 째 조림전문 식당으로 운영하면서 모슬포항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부두식당은 승찬호 선주인 남편이 매일매일 싱싱한 해산물을 갓 잡아오면 부인이 주방에서 깔끔한 손맛을 선보여,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우럭·갈치·고등어·쥐치 조림을 비롯해 자리물회· 성게국· 갈치국·붕장어탕 등이 인기 높은 메뉴다.
부두식당 김옥희 대표. 4년 전 유기견 '예피'를 들여온 후 사업이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
3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치열하게 가게를 운영하면서 2남1녀 자녀들을 대학에 보낸 강창호· 김옥희씨 부부는 최근 항구식당 건물과 뒤편 3층 가옥을 약 12억원에 사들였다. 나날이 사업이 번창하면서 며느리까지 가게 일을 거들고 있다.
옛 부두식당 자리에 새로운 사업자가 '항구식당'이란 간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
옛 항구식당 대표는 부두식당에 건물을 매각한 뒤 장사를 접고 현재 제주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옛 부두식당 자리에는 최근 새로운 사업자가 항구식당의 명성을 잇기 위해 ‘항구식당’이란 간판을 내걸고 영업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