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미쳐 쿠바까지 갔었던 손혜원

[흑기사]

북촌한옥마을이 그렇게 보존된거구나.. 

어쩐지 땅값오르면 다 밀어버리는게 우리나라 종특인데 남아있는게 신기하긴했당

SBS에서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을 보도한 직후 그에 반박하는 글을 써서 페북에 올릴 때만 해도, 엄청난 비난을 각오했습니다. 어디에서든 역사경관과 근대 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면, 종종 “일본 놈들이 지은 건물에 무슨 문화재 가치가 있느냐?”나 “우리 조상들이 흙과 나무로만 집을 지은 덕에 빨리 현대 도시를 만들 수 있었다”는 등의 몰역사적이고 반문화적인 반응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개발지상주의와 황금만능주의에 포획되어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시가지 건물 매입에 관한 왜곡 보도와 그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보면서,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손의원의 행위를 ‘문화유산 보호 활동’으로 인식하여 그를 응원하는 시민이 생각보다 많았고, 손의원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근대 문화유산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자기주장을 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손의원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비난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낡은 건물에도 미래가치가 있다는 것.

요즘 상황에서 이 정도의 ‘국민적 공감대’를 이룬 사안도 달리 찾기 어려울 겁니다. 이참에 ‘손혜원법’을 제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개별 건물만 문화재로 지정하는 ‘점(點)’ 단위 문화재 정책을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들이 산재한 구역 전체를 문화재 지구로 지정하는 ‘면(面)’ 단위 정책으로 전환할 것. 둘째, 특정 시대의 생활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경관 보존지구를 문화재에 포함시킬 것. 셋째, 문화재 지구 내 건물 매입에 세제 혜택을 줄 것. 이 정도는 되어야, 역사 경관을 간직한 지역이 재개발로 사라지거나 사람이 살지 못하는 ‘유령 도시’로 변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손의원이 이번 일로 큰 고초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근대 건축 유산을 보는 기존 관점에 큰 파열구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현대 문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자기 소유 건물 주변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돈 번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앞으로도 말을 바꾸지 않는다는 게 전제 조건이지만. 자한당 의원과 언론사 기자 여러분,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 됩니다.

책을 여러 권 냈지만, <내 안의 역사> 보다 기성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한 책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초기 판매량은 그동안 냈던 어떤 책보다 많습니다.

책 발간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 신문은 한겨레, 한국일보, 문화일보, 내일신문 뿐이었고, 동아, 중앙은 단신으로 처리했으며, 다른 신문과 방송들은 한 줄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조중동이야 당연히 예상한 바지만, 제가 9년째 칼럼을 쓰고 있는 경향신문에는 배신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내 안의 역사> 초기 판매량이 많은 것은, SNS와 '다스뵈이다'에서 홍보한 때문일 거라고 봅니다.

제 책에 대한 언론 보도와 판매량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은 이유는, 이를 통해 현재 홍보와 여론화의 지형이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주관이지만, 이 책이 전작들에 비해 수준이 낮은 건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도 언론사들은 나름의 '선별 기준'을 가지고 이 책을 신간서적 안내란에서 배제했습니다.

어떤 것을 기사화하고 어떤 것을 배제할지는 언론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합니다. 이게 ‘언론자유’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언론사들이 ‘언론자유’를 향유하는 방식은 어떤가요?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SBS는 이 사안을 ‘사운(社運)이 걸린 문제’로 여기는지 뉴스 화면을 온통 ‘손혜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그 밖의 의혹들’로 채워 시청자들로 하여금 ‘국운(國運)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탓에 진짜 ‘국운(國運)이 걸린 문제’들은 뉴스에서 배제되거나 단신으로만 처리됩니다. 저 방송사 종사자들에게는 ‘국운(國運)’보다 ‘사운(社運)’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운 손의원의 활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거겠죠.

다행히 홍보와 여론화의 지형이 바뀌었습니다. 요 며칠 제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SNS와 ‘다스뵈이다’에서 홍보한 게 유력 신문 10곳의 지면에 비중 있는 기사로 실린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대다수 언론이 손혜원 의원을 ‘탐욕과 불의의 화신’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대중 스스로 언론사가 왜곡 보도한 사실들을 바로 잡고 고의로 누락시킨 사실들을 찾아내 알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손의원에게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그 내역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언론자유’는 더 이상 ‘언론사만의 자유’가 아닙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언론인’인 시대입니다. 언론사들이 ‘공공의 이익’보다 ‘자기 회사의 이익’을 앞세운다면, 사익을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리는 자들과 ‘한 묶음’으로 취급돼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언론사가 언론자유를 향유하며 존속할 수 있는 길은, ‘파급력’이 아니라 ‘진실과 공정’입니다.

https://www.facebook.com/wooyong.chun/posts/2449639298441678

SBS 근황 ㅋㅋㅋ

유교방송이냐?

[당산대형]

유교방송이냐? 푸하... 나무관셈보살...근데 나 선생은 목포에 왜 갔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