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畵餠)
그림 속의 떡이라는 뜻으로, 그림 속의 떡은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런 실속이 없는 일 또는 허황된 상상이나 공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 것을 비유하며, 또한 실력 없이 명성만 화려한 자를 이렇게 불렀다.
畵 : 그림 화(田/8)
餠 : 떡 병(飠/8)
(유의어)
화병충기(畵餠充飢)
화중지병(畵中之餠)
출전 : 삼국지(三國志) 卷22 노육전(盧毓傳)
이 성어는 삼국지(三國志) 卷22 노육전(盧毓傳)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육(盧毓)의 자는 자가(子家)이고 탁군 탁현 사람으로, 부친 노식(盧植)은 당시 명성이 있었다(盧毓字子家, 涿郡涿人也. 父植, 有名於世).
노식은 아들이 4명 있었는데, 노육은 막내다. 노육은 열 살 때, 고아가 되었는데, 자기가 태어난 탁군에 난리가 일어나 두형이 전란 속에서 죽었다.
그때는 원소와 공손찬이 교전할 때로서 유주와 기주에는 기근이 발생했는데, 과부가 된 형수와 고아가 된 형의 아들을 양육했으며, 학식과 품행은 칭송을 받았다.
위문제(魏文帝)가 오관장이 되었을 때, 노육을 불러 문하적조(門下賊曹)에 임명했다. 최염은 노육을 천거하여 기주주부로 삼았다.
毓十歲而孤, 遇本州亂, 二兄死難。
當袁紹, 公孫瓚交兵, 幽冀饑荒, 養寡嫂孤兄子, 以學行見稱。
文帝為五官將, 召毓署門下賊曹。
崔琰舉為冀州主簿.
명제(明帝)는 노육을 중서랑 기용하면서 조서를 내려 말했다. “인재를 얻고 못 얻음은 모두 그대의 손에 달려 있소. 선발할 때는 명성이 있는 사람을 뽑지 않도록 하시오. 명성이란 것은 땅 위에 그려 놓은 떡과 같아 먹을 수 없는 것이라오.”
時舉中書郎, 詔曰: 得其人與否, 在盧生耳. 選舉莫取有名, 名如畫地作餅, 不可啖也.
노육이 대답하여 말했다. “명성만으로는 뛰어난 사람을 뽑기에 부족하고 평범한 선비만 얻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선비는 가르침을 두려워하고 선을 흠모함으로써 명성을 얻는 것이므로 이를 미워할 바는 아닙니다. 어리석은 신하는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는 식견이 충분하지 못하며, 또 명성에 따라서 평범한 인물을 살피는 것을 직무로 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 후의 일을 당연히 조사해야 됩니다. 옛날에는 말로써 아뢰고 공(功)으로써 공정하게 시험했습니다. 지금은 시험 제도가 폐지되어 비방과 칭찬으로써 진퇴가 결정되므로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있고, 허와 실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毓對曰: 名不足以致異人, 而可以得常士. 常士畏教慕善, 然後有名, 非所當疾也. 愚臣既不足以識異人, 又主者正以循名案常為職, 但當有以驗其後. 故古者敷奏以言, 明試以功. 今考績之法廢, 而以毀譽相進退, 故真偽渾雜, 虛實相蒙.
명제는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즉시 관리의 성적을 평가하는 제도를 만들도록 조서를 내렸다.
帝納其言, 即詔作考課法.
▶️ 畵(그림 화, 그을 획)는 ❶회의문자로 畫(화)의 본자(본자), 划(화), 劃(화), 画(화)의 동자(同字)이다. 田(전)에 一(일)로 테두리를 두름(화; 사방으로 구획한 밭)와 손에 붓을 든 모양의 글자 聿(율)의 합자(合字)로 붓으로 밭의 경계를 그었다. 나중에 그림, 그리다의 뜻으로도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畵자는 '그림'이나 '그리다', '긋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畵자는 聿(붓 율)자와 田(밭 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畵자는 田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畵자의 갑골문을 보면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의 聿자 아래로 꽃무늬와 같은 획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畵자는 '그림'이나 '그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후에 '분할하다'나 '계획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畵(화, 획)는 ①그림 ②그리다 ③그림으로 장식된 그리고 그을 획의 경우는 ⓐ긋다(획) ⓑ분할하다(획) ⓒ구분하다(획) ⓓ계획하다(획) ⓔ설계하다(획) ⓕ꾀하다(획) ⓖ계책(計策)(획) ⓗ한자의 획(획) ⓘ꾀(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림 도(圖), 그림 회(繪)이다. 용례로는 사물의 특징을 과장하여 간단하고 익살스럽게 그리어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하는 그림을 만화(漫畵),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엮은 읽을거리 또는 그림 연극을 극화(劇畵), 그림 연극을 화극(畵劇), 사람을 주제로 하여 그린 그림으로 초상화보다 넓은 뜻으로 쓰이는 그림을 일컫는 말을 인물화(人物畵), 그림 속의 떡이란 뜻으로 바라만 보았지 소용이 닿지 않음을 비유한 말 또는 보기만 했지 실제로 얻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화중지병(畫中之餠), 뱀을 그리고 발을 더한다는 뜻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쓸데 없는 일을 하여 도리어 실패함을 이르는 말을 화사첨족(畫蛇添足), 범을 그리려다가 강아지를 그린다는 뜻으로 서투른 솜씨로 남의 언행을 흉내내려 하거나 어려운 특수한 일을 하려다가 도리어 잘못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화호불성(畫虎不成),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 비슷하게 된다는 뜻으로 소양이 없는 사람이 호걸의 풍도를 모방하다가 경박한 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화호유구(畫虎類狗), 큰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을 이루지 못할 때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한 가지의 작은 일도 이룰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룡유구(畫龍類狗),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그림의 떡으로 굶주린 배를 채우다는 뜻으로 아무런 실속이 없는 일 또는 허황된 상상이나 공상으로써 스스로 위안을 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화병충기(畵餠充飢),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을 자화자찬(自畫自讚), 아무리 꾸며도 무염이란 뜻으로 얼굴이 못생긴 여자가 아무리 화장을 해도 미인과 비교할 바가 못됨 즉 비교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각화무염(刻畫無鹽), 독장수 셈과 그림의 떡이라는 뜻으로 헛된 생각일 뿐이고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옹산화병(甕算畫餠),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린다는 뜻으로 열과 정성을 다하여 교육한다는 말을 구강지화(口講指畫) 등에 쓰인다.
▶️ 餠(떡 병)은 형성문자로 饼(병)은 통자(通字), 饼(병)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幷(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餠(병)은 ①떡(치거나 빚어서 만든 음식) ②밀가루 떡 ③밀국수 ④먹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떡국으로 가래떡을 어슷썰기로 얇게 썰어 맑은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을 병탕(餠湯),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흰 떡을 월병(月餠), 찹쌀 따위의 차진 곡식으로 만든 떡을 점병(粘餠), 구멍을 뚫어 만든 떡을 공병(孔餠), 밤을 쌀가루에 섞어서 찐 떡을 율병(栗餠), 지저분하여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이르는 말을 저병(猪餠), 둥글게 만든 떡을 환병(環餠), 둥글거나 네모지게 빚어서 꽃무늬를 찍어 만든 흰떡을 절병(節餠), 고기를 넣어서 만든 전병을 육병(肉餠), 토란을 으깨어 즙을 내서 찹쌀가루에 섞어서 빚어 기름에 지진 떡을 우병(芋餠), 검은 빛깔의 떡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흑병(黑餠),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빵을 무교병(無酵餠), 송기를 멥쌀가루에 섞어 만든 떡을 송고병(松膏餠), 느릅나무 잎으로 싸서 찐 떡을 유엽병(楡葉餠), 상수리나무의 잎을 쌀가루에 섞어서 만든 떡을 상엽병(橡葉餠), 기름을 바른 흰 떡을 유백병(油白餠), 기름에 볶은 사삼을 넣어서 만든 떡을 유사병(油沙餠), 기름에 지진 떡을 두루 이르는 말을 유전병(油煎餠), 백미로 만든 떡을 백미병(白米餠), 귀리 가루를 꿀물에 반죽하여 석이를 넣고 찐 떡을 석이병(石茸餠),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빚어서 기름에 지져 만든 떡을 나유병(糯油餠), 녹말에 붉은 빛깔을 들여서 만든 다식을 홍옥병(紅玉餠), 그림 속의 떡이란 뜻으로 바라만 보았지 소용이 닿지 않음을 비유한 말 또는 보기만 했지 실제로 얻을 수 없음이나 실속없는 말에 비유하는 말을 화중지병(畫中之餠), 그림의 떡으로 그림 속에 있는 떡은 보고도 먹을 수 없다는 뜻으로 아무리 마음에 들지라도 차지할 수 없거나 이용할 수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을 지상병화(紙上餠畫),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뜻으로 가지기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려운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수집병(兩手執餠), 독장수 셈과 그림의 떡이라는 뜻으로 헛된 생각일 뿐이고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옹산화병(甕算畫餠), 입에 맞는 떡이라는 뜻으로 제 마음에 꼭 드는 사물을 이르는 말을 적구지병(適口之餠)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