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불쇼 평론] 오윤혜의 길, 곽수산의 길
1. 우기의 개국공신들
우기지니 유니버스의 개국 공신들이 있다.
곽수산
명민준
이성혁
정미녀
오윤혜
전민기
엑소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 정도가 개국공신들로 볼 수 있다. 후발 주자까지 따진다면
이지선
라이너
박유성
이 선까지가 우기지니의 개국공신들까지로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이 예능이 아니라 시사 쪽으로 성격이 바뀌고.
팟캐스트에서 소박하게 하던 방송이 아니라 어지간 한 언론사만큼의 파급력을 갖게 된 이후에도 우기지니 같이 성장하며 무게감을 견뎌주고 있다는 게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저 고맙다.
2. 곽수산과 오윤혜. '질문을 던지는 자'의 캐릭터
여기서 주목할 인물들은 곽수산과 오윤혜이다.
불금쇼 뉴스 코너 1화를 함께 한 곽수산과. 불금쇼 당시 정미녀와 페어로 모텔비, 뽕브라 논쟁으로 압도적 웃음을 뽑았던 오윤혜는 누가 뭐래도 우기지니의 최고의 작품인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의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를 소화했었다.
쉽게 말하자면. 김갑수 옹의 표현처럼
"최욱은 다 알고 질문을 던진다." 가 아니라.
진짜 이 주제나 소재를 모르는 시청자라면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을 이 두 사람이 해줬다.
진짜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질문들은 대개 부끄러워서 잘 못 하는 질문들이지만. 문제의 핵심이나 시작점을 바라보는 질문들이기에 진행자 입장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기는 둘이 욕을 먹어도, 방송 뒤에서 어떻게 잘 달랬는지 이들을 시사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선임기자 곽수산과, 시사 콘텐츠의 가장 핵심인 수요일의 오윤혜가 만들어졌다.
3. 테무 우기가 된 곽수산, 모잠비크 지니가 된 오윤혜
여기서 둘의 길이 달라졌다.
곽수산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불금쇼 초창기의 곽수산은 당일 주제인 뉴스조차 숙지를 못했고, 쥐어준 대본도 잘 읽지 못했다.
거기서 웃음을 뽑았지만. 지금은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이기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싸 하게 아는 것처럼 준비하는 것만 해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은 안다.
그래서인지 최근 정치 콘텐츠를 하는 많은 채널에서 곽수산을 많이 부르고 있고. 거기서는 곽수산이 거의 우기의 역할을 하며, 웃음과 시사를 적절히 잘 섞어내고 있다.
즉, 곽수산은 공부를 해와서 패널이나 게스트가 적절이 주제를 잘 다루며 이야기를 이어나가게끔 연결해주는 질문을 '알면서도' 툭툭 던진다. 이제 곽수산은 어느정도 알면서도 방송 진행을 위해 질문을 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거다.
반면 오윤혜는 여전히 아예 모르는 사람의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물론 오윤혜도 어디선가 공부를 하고 오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종종 문제의 본질을 집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오윤혜의 모습에서 적당히 알고, 남들은 민망해서 잘 안 물어보거나 지적하는 걸 기가 막히게 해내던 지니의 모습도 보인다.
다만.
곽수산은 우기의 모습을 65% 는 현출하는 테무 우기가 되었지만.
오윤혜는 지니의 모습을 15% 정도만 현출하는 모잠비크 지니가 되었다.
그래서 최근 두 사람에 대한 여론이 나뉘는 게 아닐까 싶다. 곽수산에게는 호평이, 오윤혜에게는 악평이 더 많아졌다. 곽수산은 방송 흐름을 만드는 방식으로 가고 있고. 오윤혜는 종종 방송 흐름을 끊어먹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난 불금쇼부터 들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는지. 그저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두 사람의 현재는, 과거 경쾌함에 중점을 두었던 불금쇼를 재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개인적으로 곽수산&오윤혜의 '다시 불금쇼'를 꿈꾸며.
첫댓글 불금쇼 애정이 후덜덜!!!대박!!!
최욱은 위대하다!
알라 욱 아크바르!!!
제 느낌을 너무 잘 정리해 주셨네요~
저도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정리를 못하는 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