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읍에 태어나 오십이 넘도록 내장산 한 바퀴 돌아보지 않고
내장에 산다고 자랑하고 다녔으니...... 여러 차례 시도는 해 보았지만 핑계로 가지 못하고,
오늘에야 나서게 된 것이 그래도 다행이다. 마을에서 울력(공동 청소)를 한다고 하여,
6시부터 일어나 청소를 하고 왔지만, 그동안 별러왔던 산행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 사정이 있다고 많이 빠지고, 네 명이 참석하였다.
복흥 산림박물관에서 첫 목적지인 장군봉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날씨는 쾌청하고 바람이 살살 부니 기분이 아주 좋다. 모두가 발걸음이 가볍다.
산림박물관 꽃밭에 불두화가 활짝 피었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처음 보는 꽃이다.
부처님 머리처럼 생기고 사월 초파일 전후해서 핀다고 해서 불두화라 한다고 한다.
불두화를 뒤로 두고 산림박물관 뒤로 갔다. 길을 아는 사람이 오지 않아, 설명만 듣고
박물관 뒤로 갔으나, 안내판에는 장군봉 가는 표시는 없고 산책로만 그려져 있다.
직원에게 물으니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면 장군봉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산책로 표시에 장군봉으로 가는 표시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장군봉 가는 길목에서 본 내장산
우거진 녹음 속을 새소리에 발맞추며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다. 숫자가 단조로워서인지
왠지 한가한 기분이다. 가면서 쉬면서 등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걸었다. 내장산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장군봉을 바로 앞에 두고
여기가 장군봉(696m),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승병대장 희묵대사(希默大師)가 활약했다고
해서 장군봉이라 한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내장산, 저 멀리 오늘 우리가 가야할 종착지인 망해봉이 보인다.
소나무가 멋있어 잠시
돈토님은 미리 가다가 좋은 곳이 있으면 이렇게 쉬고 계신다.
연자봉 가는 길목에서 , 벽련암과 그 뒤에 서래봉이 보인다.
바위가 너무 멋있어서
바람 때문에 모자를 벗었더니.........
연자봉(燕子峰, 675m), 산봉우리가 붓끝 같다고 하여, 일명 문필봉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제비 명당이 있다하여 연자봉이라고 하였다. 대웅전 앞에서 연자봉을 바라보면서
글을 쓰면 좋은 문장이 나오며 일류 명사로써 입신출세한다는 전설이 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점심 차림이 아주 풍성해서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여럿이
올 것으로 알고 많이 준비하였다는데........
밥 먹는데 정신이 팔려 밥상을 미처 찍지 못 하고 출발 모습만
신선봉 가는 길, 가장 높은 봉우리 답게 오르는 길도 매우 가파르다.
신선봉(神仙峰, 763m), 내장산 최고봉으로 내장9봉을 조망 할 수 있다.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금선대에서 바둑을 두었다고 하여 신선봉이라 하였다 한다. 신선봉에서 잠시나마
신선몽을 꾸어 본다.
역시 멋진 모습
신선봉에서 내려 까치봉 가는 길, 가끔 만나는 이런 길은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바로 밑에 이렇게 편한 길도 있는데...... 쉬운 것을 거부하는 중년의 몸부림
첫댓글 갑자기 더워진 초여름 더위에 아랑곳 없이 내장산 종주를 하셨군요 산삼을 많이드신 회원님 들 이신지^^
아무튼 대단들 하십니다.
산들 바람 불지요, 내려 와서 방송을 들으니 더웠다고 하더군요
네분 모습을 보니 산이 왜 좋은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