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소쉬르의 언어 이론
1. 기호
"언어는 기호의 체계이다."
기호 = 기표 + 기의
예) 음성언어의 경우 : 기표는 소리이고, 기의는 그 소리가 지칭하는 뜻이다.
예) 문자언어의 경우 : 기표는 종이나 화면 위에 쓰여 있는 글자라는 이름의 그림,
기의는 그 기표가 지칭하는 발음, 즉 음성언어일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뜻이 될 수도 있다.
2. 기호의 자의성
기호를 이루는 기표와 기의는 그렇게 이어져야 하는 어떠한 절대적 근거가 없다는 것.
(인식된 기표를 해석하는 방법은 어떤 절대적인 근거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그가 태어나서 속하게 된 문화권으로부터 온 총체적인 경험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그의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예) '개'라는 개념 - 기의 - 을 지칭하는 여러나라의 단어
"언어는 어휘집이 아니다."
-보편적인, 이미 존재하는 기의, 혹은 개념에 자의적인 단어가 연결되있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기존의 범주에 단지 이름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서로 다르게 분절하고 있다.
예)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와 개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단어가 탄생했다가 소멸하고, 그와 함께 개념도 탄생, 소멸한다.
또한, 똑같은 단어가 지칭했던 개념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호는 그것이 지창하는 대상과도 아무런 절대적 관계도 없다.
즉, 기호는 어떤 대상을 멋데로 경계 짓는다. 중요한 것은 경계다.
기호는 독립된 어떤 본질적인 뜻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호가 속해 있는 체계 속의
다른 기호와의 차이에 의해 소극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가 포착하는 것은 미리 주어진 관념이 아니라, 체계에서 발생하는 가치이다.
가치가 개념에 해당된다고 말함으로써 사람들이 암시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즉 개념은 순전히 차별적인 것이며, 그래서 그 본질적 내용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체계 내의 다른 사항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소극적으로 정의된다.
개념(기의)이라는 것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그것이 다른 기의와 다르다는 그 사실, 바로 거기에 있다.
기호의 자의성이 희석되는 곳
-기호의 성질과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의 성질이 같을 때, 그 둘은 유사성으로 묶인다. 즉, '모방'한다.
예)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지칭하는 소리, 즉 의성어. 단, 그 소리를 적은 문자는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과는 완벽히 자의적인 관계로 이루어졌다.
예) 실재하는 대상을 표상한 그림.
-합성어의 경우.
예) 투명인간 : 투명 + 인간
II. 랑그(langue)와 파롤(parole)
1. 랑그와 파롤
랑그 - 언어의 형태 또는 형태들의 체계로서의 언어
파롤 - 언어에 의해 가능해지는 구체적인 언어행위
2. 랑그
도식 가장 추상적인 구조개념. 여기에서는 음성이라는 실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규범 일련의 규칙에 의해 지배되는 것. 선택의 여지가 없음.
용례 통계적 규칙성으로 어느 정도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
이에 덧붙여서,
문장 또한 랑그에 속한다. 우리가 쓰는 무수히 많은 문장들은 분명히 그 속에 내재하는 일정한 규칙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즉, 우리가 말하는 듣는 문장들도 이미 사회적으로 규정된 랑그의 규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3. 파롤
"파롤은 첫째, 화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 체계의 결합이며,
둘째, 이러한 결합을 구체화하기 위해 수행하는 심리적, 물리적 메커니즘이다."
언어학자들의 관심사는 바로 언어 체계를 이루는 조합의 규칙과 단위로 이루어진 랑그지만,
시인, 화가, 음악가 등의 예술가들의 '표현'행위를 바로 파롤로 설명할 수 있다.
III. 표상론과 표현론
1. 표상과 표현에 대한 일반적 설명
'장미꽃은 붉다.' -----> 표상 : 화자의 심리적 상황과는 상관 없이 어떤 객관적 사물이나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장미꽃은 아름답다.' -----> 표현 : 어떤 객관적 대상에 대한 화자의 심리 상태를 노출함을 의미한다.
2. 감정을 나타낸다고 생각되는 일상 문장은 엄밀히 말해 표상적이다. 즉, 객관적으로 그 진위를 판단할 수 있다.
'장미꽃은 아름답다.'
'나는 슬프다.'
'기분이 열나 꾸리하다.'
왜냐하면 위의 문장들은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언어 단위를
사용하여 창조한 문장이 아니라, 이미 쓰여왔고 그래서 그 사람의 머릿속에,
즉 랑그에 들어가 있는 문장이다. 위의 문장을 말하는 화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자발성은
아주 극미한 것으로, 기껏해야 이미 랑그로서 존재하는 문장을 말할려고 했던 의도 정도 뿐이다.
3. 표상론과 구분되는 표현론 : 콜링우드의 표현론
"예술가는 한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에 앞서서, 무엇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미분화된
어떤 감정의 압력을 느낀다고 콜링우드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표현이란 예술가로 하여금
그들이 느끼는 감정의 본질을 스스로에게 구체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마음의 과정이다.
(중략) 어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 감정을 기술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랑에 빠졌다'라든가 '나는 분노를 느낀다' 고 말하는 것은,
콜링우드에 의하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감정을 분류하는 것이다.
표현한다는 것은 나의 감정의 이 특별한 사례의 특징적 측면들을 보여 주는 것이다. 표현이란 고유한 것이다."
표현이란, 그것이 어떤 매체이건 간에, 이미 랑그에 들어 있는 규범으로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단순히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여러 기호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연결하거나 새로운 기호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 - 랑그가 아닌 파롤, 표상이 아닌 표현 - 을 수행하는 마음의 능력은 바로 상상력이며,
상상력의 주요 기능은 창조적인 사유이다. 상상력은 표현을 가능케 하지만, 그것은 비기술적인 유형의 생성력이다."
(이현석 1999.4 게르브와 세미나 발표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