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약찬게(華嚴經略纂偈)
無一우학스님 강의
방불方佛이란?
방불方佛에서 ‘방方’ 자는 개개, 낱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을 이미지화하고 상징화한 부처님의 명호들, 그 숱한 부처님들의 이름입니다.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지장보살,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세음보살 등 많은 제불보살님이 방불에 속합니다. 모든 중생은 자각을 못 할 뿐, 이미 각자 자기 부처 한 분씩을 모시고 있는데 그러한 낱낱의 부처님도 모두 방불의 개념에 들어갑니다.
一切衆生 일체중생 皆有佛性 개유불성
일체 중생이 다 불성을 갖추고 있다.
일체의 생명 있는 모든 존재와 생명 없는 모든 존재까지도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방불의 개념입니다. 꽃 한 송이, 벌레 한 마리도 다 방불입니다. 모든 존재는 다 거룩한 의미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푸대접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나’는 바로 방불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존재는 다 부처님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급기야 부처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방불이 중요한 것입니다.
지옥세계, 저승세계의 중생을 구하는 부처님을 지장보살地藏菩薩이라고 합니다. 지혜를 표본화하고 상징화할 때는 문수보살文殊菩薩이라는 명호를, 대원행이나 실천행을 말할 때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이라는 명호를 말합니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대승자모大乘慈母의 역할을 하며 자비의 화신으로 나투신 부처님을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보살님과 부처님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나타나는데 그렇게 나투는 자체로서 방불인 것입니다. 그리고 생명 있는 모든 존재는 자각성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방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본래적이며 진리당체眞理當體인 대불과 방불의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절(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대웅전 입구,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계셨던 자리에 부처님을 한 분 새로 모셨습니다. 아주 오래된 석불石佛로서, 그 부처님의 이름을 제병등신불除病等身佛이라 명명命名 했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마음의 병까지 포함해서 온갖 병마를 겪게 됩니다. 큰 병에 걸리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신 부처님입니다. 즉, 병을 물리치고 없애주므로 제병除病, 우리 중생의 몸의 크기와 비슷하므로 등신불이라하여 제병등신불
이 되었습니다. 제병등신불이 첫 번째 명호가 된 이유입니다.
이 부처님의 두 번째 명호는 소재불消災佛입니다. 병도 일종의 재앙으로서 ‘모든 재앙을 소멸시켜주시는 부처님’이라는 뜻입니다. 제병등신불 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집니다. 부처님께 다가가서 자신의 아픈 부분과 같은 부처님 몸을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팔 아픈 사람은 팔에, 손 아픈 사람은 손에, 마음 아픈 사람은 가슴에, 머리 아픈 사람은 머리에 손을 가만히 올려 놓고 부처님과 하나됨을 느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상의 온갖 장애속에 있을 때에도 부처님께 가까이 다가가 부처님을 손끝으로 직접 친견하며 지극한 정성과 신심으로 기도하면 그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힘을 얻게 됩니다.이렇게 재앙을 소멸하는 힘을 주러 오신 소재불도 방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