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유치하면 상권 활성화?

[머슴]

영화관 유치하면 상권 활성화?

사라지는 ‘폭포 효과’

대형 쇼핑몰에 영화관을 유치하면 그 상가는 반드시 활성화할까. 일반적으로 상가를 지어 점포를 배치하거나 분양할 때 상권을 활성화할 중심 점포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경쟁이 심한 대형쇼핑몰의 경우 집객(集客)효과가 뛰어난 업종을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데 대표적인 업종이 영화관이다. 요즘 들어서는 대형 서점이나 대형할인점 등이 부각되기도 한다.

상권활성화에 이른바 ‘폭포 효과’는 상층부에 배치되는 영화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즉 영화를 본 고객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상가를 이용함으로써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반대는 ‘분수효과’인데 지하층의 대형할인점이나 서점 등에서 쇼핑을 한 고객들이 위로 올라가 다른 상가를 이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영화관 연계한 업종 유치 필요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상황은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우선 영화관의 경우 폭포효과가 별로 없다는 게 상가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계열사가 영화사업을 하는 C개발의 상가개발 담당자는 “영화관은 손님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분명히 있으나 상가를 이용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며 “새로 개발하는 상가에는 영화관 대신 대형 서점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들어선 A상가는 상층부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있으나 상가 활성화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촌 M쇼핑몰은 꼭대기 층에 영화관을 유치했으나 폭포효과는 온데간데없다. 이밖에 서울 은평구의 P쇼핑몰과 부천 중동의 P타워 상가도 꼭대기에 대형 영화관이 들어섰으나 정작 쇼핑몰은 텅텅 비어 침체돼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영화관 유치=상가 활성화’라는 등식은 이제 사라졌다”며 “별도 엘리베이터 설치 등으로 영화관 고객을 따로 끌어들이는 건물 구조에서는 ‘영화관 때문에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가개발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 와코비아 원영근 이사는 “영화관 만으로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영과관과 연계한 북카페 등을 배치해 고객들이 상가에 오래 머물도록 업종을 배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가와 영화관의 출입구를 함께 쓰도록 하거나 상가를 통해서 영화관을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