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파업 부추기는 준공영제, 이제는 ‘운수사업법’ 전면 개정이다
: 고양시 버스파업에 부쳐
경기도 고양시의 버스가 파업에 직면했다. 이미 작년부터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전국적인 버스 파업 몸살을 앓아온 버스가 또 멈추게 생겼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통상임금 파업에 대해 현행 준공영제하의 버스 지원방식이 원인이라 지적한 바 있다. 사업자에게는 배당을 할 정도의 이윤을 보장하면서 정작 노동자에겐 비정상적인 노동시간과 수당구조를 가능케 했던 것은 준공영제 때문이다.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주면서도 정작 공공자금이 개별 사업자의 쌈짓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현행 ‘운수사업법’이 가진 제도적 결함이 주요한 원인이다. 알다시피 2004년 서울시에서 도입된 버스준공영제는 대당 운송원가를 표준운송원가 방식으로 미리 정하고 해당 금액에 못 미치는 수익의 차액을 재정지원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비용을 부풀리고 표준운송원가의 항목을 임의로 전용하면 사업자에겐 막대한 이익이 보장된다. 사모펀드가 버스사업에 뛰어든 구조적 요인이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운수사업법’의 개정도 없이 시행되었다는 것은 준공영제 자체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임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지역 간 격차가 생기고 이를 빌미로 하는 파업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양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준공영제가 하나의 회사에 적용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준공영제는 노선을 입찰하고 인건비를 뺀 운영비를 최저가로 제출한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인건비를 뺀 이유는 소위 ‘인건비 후려치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광역버스 준공영제는 총액 방식이다. 즉 사업자가 인건비를 줄여 이익을 가져가도 무방한 제도다. 이런 두 가지의 준공영제가 하나의 회사에 적용되면, 누구는 경기도 준공영제하에서 인건비가 보장받는 반면 누구는 국토교통부 준공영제에 의해 인건비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고양시 명성운수의 경우에는 56%가 경기도 준공영제, 44%가 국토교통부 준공영제로 알려져 있다.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별도로 보장되는 경기도 준공영제 버스는 어쩔 수 없더라도 국토교통부 준공영제의 노동자 인건비를 줄이려고 했다. 사실상 한 사업장에서 동일 노동에 대한 차등 임금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이미 지난 6월 경실련과 함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복기왕 의원 등과 함께 (1) 이미 표준운송원가 방식의 버스지원제도가 전국화되었다는 점, (2) 이로 인해 막대한 재정지원의 증가가 있음에도 실제 버스 운행거리의 감소 등 서비스 수준이 낮아졌다는 점, (3) 이 배경에는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업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운수사업법의 구조적 한계가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 한 바 있다. 실제로 현행 운수사업법 상 지방자치단체로 위임된 사항들은 모두 자치단체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 사무로 법률상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사무를 대행할 뿐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은 국토교통부가 지는 ‘껍데기 위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은 현행 준공영제가 국토교통부의 무채임과 지방자치단체의 무능이라는 조건 하에서 민간사업자의 노선권에 기반한 지대추구 수단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최근 고양시 등 경기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지금이라도 사업자 지원법인 운수사업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법 개정은 현행 종신면허권의 재허가를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이미 지난 2월에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발의한 바 있다. 그리고 공공교통네트워크는 누더기가 된 현행 운수사업법에서 노선운행사업에 해당되는 버스만 분법해 별도의 버스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오랫동안 해왔다. 이를 통해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현행 버스에 대한 정확하고 현실적인 법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고양시에서 벌어진 갈등이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후진적인 준공영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광역버스 준공영제가 직접적인 원인이고, 구시대적인 법률을 방치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무책임이 또 다른 원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늘 그렇듯이 버스 노동자와 해당 지역 주민이라는 것 역시 분명히 하고자 한다. 지금이라도 준공영제 문제 해결을 위한 법 개정에 전면적으로 나서라. [끝]
2026년 8월 10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