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축령산(621.6m)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축령산은 울창한 편백나무가 숲을 이뤄 삼림욕의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축령산엔 50년 이상 된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상록수림이 조성돼 이국적인 풍광에 산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천연림인 상수리나무, 참나무, 떡갈나무도 많다. 하늘을 가리는 나무가 내뿜는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는 심신이 맑아져 평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 또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고 아토피성 피부염 개선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축령산은 지도엔 문수산으로 표기되고 있다.
축령산의 모산은 입암산이다. 호남정맥 산줄기가 내장산을 지나 백암산으로 뻗어가는 능선 상의 나지막한 170봉우리서 호남정맥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달리는 산줄기가 삼성산, 입암산, 방장산을 솟구치고 난 다음 27.9Km 거리에 축령산을 들어올린다. 축령산을 빚은 산줄기는 고성산, 태청산, 불갑산 등 크고 작은 산을 빚고 목포의 유달산까지(도상거리 158Km) 길게 뻗어나간다.
축령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로 나있다. 남쪽인 추암 마을서 오를 수 있고 북쪽인 금곡 영화마을과 동쪽인 모암산림욕장에서도 등산이 가능하다. 오늘은 동쪽인 모암저수지 아래 모암주차장서 산행이 시작된다. 이 코스는 임도보다 등산로 위주의 답사를 할 수 있고 축령산 조림지의 핵심을 돌아볼 수 있어 산행과 삼림욕을 겸할 수 있는 환상의 코스이다.
계곡과 벗 삼아 조금 오르니 임도가 나타나고 삼거리서 계곡 길을 따른다. 길 좌우에 가득한 삼나무와 벗 삼아 얼마쯤 진행하다가 계곡 위의 다리를 건넌다. 곧이어 왼쪽으로 커다란 사방댐이 나오고 조금 더 오르니 계곡이 두 갈래로 갈린다. 임도 길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왼쪽의 계곡 옆에 나있는 오솔길로 산을 올라간다. 나무가 울창한 계곡 길로 한동안 오르자 추암마을과 금곡 영화마을을 이어주는 임도가 나타난다.
왼쪽 언덕 위 공터에 축령산의 나무들을 심어 가꾼 산림왕 임종국선생 공적비가 서있다. 임종국선생은 1956년부터 1989년까지 무려 34년간 심혈을 기울여 편백나무, 삼나무, 낙엽송 등을 조림하여 벌거벗은 산을 푸르게 만든 불멸의 업적을 이뤘다. 지금은 이 숲길을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임종국선생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 있는 곳이 축령산 숲길이라고 단언한다.
산길은 공적비 서쪽 사면의 무덤 왼쪽으로 나있다. 정상까지 이어진 능선 길은 가파르고 미끄럽다. 산길주변은 둥굴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은 널찍한 헬기장으로 돼있고 산불감시초소와 철탑도 시설됐다. 전망을 하니 나무가 시야를 가려 조망은 신통치 않지만 북동쪽으로 내장산입암산, 백암산 등이 조망된다.
정상을 뒤로하고 방장산과 입암산을 갈 수 있는 주능선을 타고 북쪽 건강 숲길로 진행한다. 주능선 주변은 활엽수림이 울창하다. 능선을 타고 20분쯤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주능선을 이탈하여 오른쪽(동쪽) 내리막길로 산을 내려가니 임도가 나오고 곧이어 우물터가 나타난다. 삼나무가 숲을 이룬 널찍한 임도 길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기분 좋게 진행하여 사방댐 위 삼거리로 회귀한 다음 진행한 길을 역으로 그대로 되 내려가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