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자숨담’과 이제는 가족처럼 된 ‘파랑이’ 돌봄은 마눌님한테 맡겨버린 체로.
여행을 나왔습니다.
보통 1년에 한두 번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홀로 여행을 다닙니다.
‘태백고원 자연 휴양림’을 거치고, 지금 있는 곳은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입니다.
집(자숨담)에 있으면 파랑이 산책시키고, 나뭇가지를 정리하거나, 자숨담의 이곳저곳을 돌보느라 어떤 의무감 같은 것이 있습니다.
여행할 때면 모든 의무감에서 벗어나서, 그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니 좋습니다. 딱히 어디를 가보려고 하진 않습니다. 그냥 편안히 시간을 보냅니다. 재충전의 휴식 시간인 것이지요.
그렇다고 막연히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무언가 하나 내 자신과 관련된 테마를 정합니다.
저번 여행은 책(삶의 노래 죽음의 노래) 집필에 집중할 겸 다녀왔었습니다.
이번에는 한동안 방치해 왔던 크샤트요가를 재정비하고, 크샤트요가를 재시동할 겸, 겸사겸사 나왔습니다.
2004년 서울서 요가원을 시작한 후,
2006년 ‘크샤트요가’라는 새로운 요가를 창안하고 수업을 진행했었습니다.
크샤트요가는 요가에 무예적 요소를 접목시킨, 음악으로 치면 크로스오버 형식의 요가입니다.
2012년 요가원을 정리하고 지금 사는 양양 산골로 내려온 후,
미친 듯이 일에 빠졌습니다. 덕분에 몸이 많이 망가지고 건강을 잃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몸을 다시 수습하면서 정리한 것이 ‘자숨담 요가’입니다. 자숨담요가는 건강을 잃어버린 덕분에 창안해 낼 수 있었던 요가인 것이지요.
이제는 어느 정도 몸에 대한 수습도 끝나가고,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지만,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크샤트요가는 몸이 허약해 있을 때는 수련하기가 좀 어려운 요가입니다. 어느 정도 몸이 받쳐질 때 몸과 마음의 건강을 더욱 증진할 수 있는 요가입니다.
잃었던 건강을 찾고 나니 예전의 크샤트요가를 다시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되돌아 보면, 그 거의 20년이 흘러갔지만, 초기 크샤트요가 버전은 나름 잘난 척을 하고 싶었던 경향이 역력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자신을 보지만, 젊었던 그시절의 과도한 열정은 자만심을 일으킬 만큼 넘쳐났지요.
당시의 잘난척하는 힘이 잔뜩 들어갔던 크샤트요가에 힘을 좀 빼고 정제시켜서 다시 끔 정리해봅니다.
일주일 여정이 끝나고 내일이면 다시 양양 자숨담으로 돌아갑니다.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파랑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열렬히 흔들어 대며 어딜 이리도 오래 다녀오냐고 잔소리하는군요.
앗! 글구 마눌님도.....^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