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200 합창단
지난 주 부활절 오후에 ‘고난 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연합예배’가 풍남문광장에서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매년 열리는 예배인데, 금년에는 200명의 합창단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초대장에 쓰여있어서 웬일인가 했습니다. 여럿이 함께하자는 뜻이겠구나 했습니다.
예배 끝날 때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소개와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사족 중 한 분이 ‘200’이라는 숫자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책임자 처벌을 해달라고 하지 않겠으니, 제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회에 청원을 했고, 국회에서는 이태원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이지요. 아시는 대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다시 국회로 돌아오면 제적 2/3의 찬성이 있어야 법이 통과된다는 것인데 그 숫자가 200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는 대로 200명이 되지 못해서 이태원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했으니, 이번 4월 10일 총선에서 제발 200명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읍소를 하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사고를 당하여 가족을 잃은 것도 참담한 일인데, 진상규명까지 유가족들이 발 벗고 나서야 되는 이 암담한 현실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활절예배에 200명의 합창단을 모집한다고 했다는 것이지요.
금년은 세월호 10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한데, 언제나 사회적 참사로 희생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분향소도 지방에서는 모두 철거되고 전주 풍남문만 남아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철거하고 묻고 지나가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4월 10일 총선에서 200이 될까요?: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지난 주 ‘메타노이아’가 부른 노래 한 소절이 생각나서 적으면서 오늘 편지를 마칩니다. “한 자루 촛불이 캄캄한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하나의 별빛이 머나먼 바다의 배를 이끌 수 있어, 한 사람 가슴이 진실을 알릴 수 있고, 한 사람 참 삶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당신에게 달린 일-작사자 미상, 김정식 곡)
200은 우리에게 달린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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