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산과 같은 존재이다. - 박목월과 조지훈

[오름2]

친구는 산과 같은 존재이다. - 박목월과 조지훈


청록파 시인 조지훈과 박목월은 친구이다. 

박목월이 다섯 살 많다.

조지훈이 박목월을 찾아 경주로 와서 보름동안 머물면서 

목월과 함께 안강 자옥산 기슭 옥산서원 '독락당'에 방 하나를 얻어 지낸다.

경주 여행을 마치고 영양 주실 마을로 돌아간 지훈은
 
완화삼(玩花衫)이란 시를 써 '목월에게'란 부제를 달아 경주로 보낸다.


완화삼(玩花衫)


차운산 바위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 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완화삼(玩花衫) : ‘꽃을 완상하는 선비의 적삼’이라는 뜻으로
‘꽃을 즐겨 구경하는 선비’를 말한다.


목월은 지훈에게 '완화삼'이란 시를 받고 바로 엎드려 '나그네'란 시를 쓴다.

그는 이 시의 표제 옆에 '술 익는 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지훈에게' 라고 쓰고, 이를 주실 마을로 올려 보낸다.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아름다운 친구 사이에서 완화삼(玩花衫)과 나그네란 시가 탄생한 것이다.

친구는 그래서 위대하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꽃과 같은 친구, 저울과 같은 친구, 산과 같은 친구가 유형이다.

꽃과 같은 친구는 지고 나면 돌아보지 않고,

저울과 깉은 친구는 이익을 먼저 따져 무거운 쪽으로 기운다고 한다.

그런데 산과 같은 친구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든든하고
 
한결같은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

멋진 풍경이 있는 곳을 여행할 때

애인과 함께 가면 헛것이 보이고,

친구와 함께 가면 자연이 보이고,

부부가 함께 하면 아름다운 인연이 보인다.

애인은 숲속의 나무와 꽃과 같고,

친구는 온갖 숲과 길을 품고 있는 산과 같으며,

부부는 수억 겁(怯)의 그리움이 빗어낸 운명적 만남이다.

출처 : 인터넷 자료 , 구활 수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