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엄마는 올해 85세입니다.
아버지를 성이시돌요양원에 보내고 몇년째 노형에 혼자 살고 계십니다.
한달에 고작 한번 정도 찾아갈까 말까하는 못난 자식이지만
저를 위해 평일미사를 하루도 빠지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어디에 가든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지요.
늘 평화방송을 보고, 카세트에서는 제가 명동성당에서 사다드린 묵주기도를 틀고 계십니다.
근데
제 엄마가 오늘 61세된 아들의 환갑을 축하한다고
어제는 며느리 편으로 동문시장까지 가서 샀다면서 물이 좋은 옥돔 한 마리를 보내오신 것이었습니다.
집사람한테 정현이 아빠 생일날 아침은 꼭 이 옥돔으로 미역국을 끓여서 줘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더라는 겁니다.
엄마는 그 옥돔을 무슨 큰 보물처럼 비닐봉지에 깨끗이 뚤뚤 말아 보내셨습니다.
저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저는 그 옥돔을 보면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저는 환갑을 맞은 아침식사를 엄마가 보내주신 옥돔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 때가 거의 돼 갈 무렵이었습니다.
아침은 먹었느냐고 전화로 묻고는 점심을 사시겠다는 겁니다.
엄마가 무슨 점심을 사시냐고 그리고 아니라고 계속 괜찮다고 그리고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보내주신 옥돔 미역국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씀드려도
엄마는 그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당신집으로 데리러 오시라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자식들(당신께서 보면 손자들이지요)이 점심을 사주기로 돼있다고
말씀을 드려도 점심을 같이 먹자는 겁니다.
사실은 제 자식들은 직장일 때문에 저녁을 같이 하기로 했지만 엄마께는 그렇게 말씀드렸지요.
그러나 엄마의 마음을 저버리는 것도 자식의 도리가 아니라서 나중에는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엄마는 날씨가 추워가는데 몸보신을 해야된다면서
제주도에서 추어탕을 가장 잘한다는 신제주 "동이 트는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집의 추어탕 값이 7천원이었던 것으로만 기억했는데
오늘 제 엄마와 함께 간 그 집의 추어탕 값은 무려 9천원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가 봅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계산을 한다고 맘을 먹었습니다. 엄마의 마음만 가슴에 담으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근데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간 순간
저의 가슴에다 봉투 하나를 재빠르게 쑤셔 넣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뭐냐고 하니 돈이 없어서 자식의 환갑인데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10만원 밖에
못 담았다면서 제 손을 꼭 잡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차마 엄마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가 없어서
그리고 고맙게 쓰겠다면서 받았습니다.
결국 추어탕 값도 엄마가 계산하더라구요.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은 2만원을 꺼내 계산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저는 참 복 많은 자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엄마는 초등학교도 못나오신 분이십니다. 평생 글을 모르는 것을 한스럽게 생각해서 70세가 넘어 당신 스스로 노인대학에 나가 한글을 터득하셨습니다. 봉투에는 엄마가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아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당신의 염원을
담듯 "어머니"라고 쓰셨습니다. 그 속에는 엄마의 천금같은 돈 10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
제 엄마는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동네 주변 쓰레기를 줍는 공익사업으로
한달에 20만원을 받고 계십니다.
85세된 그 몸으로 쓰레기 줍는 일이 무척 힘이 들텐데도 지금까지 힘들다는 말씀을 한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당신한테는 그 10만원은 몇백만원 아니, 몇억원이 되는 큰 돈인데도
환갑된 자식에게 맛있는 거를 사먹으라면서 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최근 몇년동안 엄마에게 용돈을 드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퇴직하면서 사실상 수입이 없게 되자 틈틈이 드렸던 용돈마저 드리지 못했습니다.
집에 가서 보면 고기반찬없이 나물무침에 혼자 드시는 식사를 보면서도 저는 자식도리를 외면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제게 한번도 내색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맛있는 추어탕마저 어떻게 먹었는지 몰랐습니다.
엄마는 집에 가면서도 제 걱정만 하셨습니다.
늘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면서 큰 아들이 잘돼야 집안이 두루두루 평안한다면서
저녁에는 애들이랑 잘 지내라고 걱정 뿐이었습니다.
엄마~
우리 엄마~
첫댓글 울 어머님 생각에 눈에서 물 흐릅니다.
이웃이라 회장네 어머님과도 서로 아시는 사이일 겁니다.
연세도 비슷하실테고,
미카엘회장은 참 복도 많으시구료.
사랑 드리고 받을 어머님이 계시니 말일세.
그저 주시기만 하는 어머님 사랑 참 그립소이다.
정말 시알 납니다.
어머니!
아마 아실 겁니다. 장공장(간장공장) 너머에 있는 방애공장(정미소) 골목까지도 두루두루 알고 지내셨거든요.
방애공장 골목에는 김재호 요셉 사무국장님의 옛집이 있었지요. 골목 어귀에는 지금 신성여중 교장으로 있는
동창 양평구(세례명은 모르겠네요)의 구멍가게도 있었고~~~
회장님 환갑 축하드림니다
오늘은 가족께서 잘 차려 주셨겠죠 어머님을 비롯 하여 자녀부들과 잘지내시고
담에 저녁 쏠께요... 성가정을 보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렵기도하고요...
우리 할아버지 환갑때 찍은 사진을 꺼내 봤습니다.
나도 어느덧 환갑이라는 나이에 접어들어 할아버지가 살아오신 세월을 되새겨 봤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많은 은총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사무실 이전하느라 (앞방으로 이사했지만)
글을 읽지 못하였는데 오늘에야 보았네요
아들이 쓰기는 했지만
어머니 입장과 아들이 입장에 대한 심리를 너무 잘 묘사한 아름다운글이네요
너무 감동적입니다. 또한 위대한 어머니들의 사랑의 승리입니다.
이제 인생의 육십갑인 환갑을 축하고요,
다시 부활하여 새로운 멋진인생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저는 오늘이사 봤습니다. 아침에 기분이 넘 따운되어 눈에서 눈이 내렸었는데 회장님 글 보면서 따뜻한 눈을 또 내립니다. 부모님 먼저 보낸걸로는 제가 선배네요 회장님 살이계신 어머니 자주 불러드리세요 보면서요 어머니랑 시간을 같이 하는것이 바로 효도 더라구요 ㅎㅎㅎ 힘껏 불러봅니다. 어--머--니 보고싶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