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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장기행문(6) 우리가 비행하는 최종기착지인 우간다(Uganda)의 엔테베(Entebbe)공항에 우리를 마중 나올 수단(Sudan)측의 비지니스 파트너를 만나기로 되어 있어서 정장차림으로 비행기를 탔더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한지 몇 분정도 지나자 영어 안내방송 중 맨 마지막 맨트에 한국어를 하는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우리말을 하는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어서 반갑기는 했지만 왜 말레이지아를 먼저 말하고 우리나라가 맨 마지막에 나오는지에 대해선 기분이 좀 좋지 않았다. 국력이나 세계적 위상으로 보아 말레이지아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앞선다는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이는 2년 전에 하와이에서 매직쇼를 관람할 때도 사회자가 일본을 가장 먼저 소개한 다음 중국, 그리고 동남아 각국의 이름 뒤에 비로소 한국 이름을 부를 때 울화가 치밀어 오른 적이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내 화면에 동해(Eastern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고 있어서 더욱 기분을 상하게 했다.. 물론 우리나라 항공사(아시아나)의 비행기에서는 당연히 동해로 표기돼 있었다. 아랍에미레이트 국가에 우리의 영향력보다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크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기내식을 먹고 잠을 청하기 위해 가볍게 위스키라도 한 잔 하려고 기왕이면 우리말을 하는 승무원을 찾고 싶어서 동양인 여승무원에게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 승무원은 뒤를 가리키면서 한국인 승무원이 있다고 했다. 뒤로 가서 말을 걸었더니 미스 송이라는 여승무원이 반갑게 맞이해 주면서 무척 좋아했다. 그녀는 우리가 있는 곳을 찾아와 불편한 사항이나 먹고 싶은 것이 없느냐고 하면서 많은 동포애를 발휘해 주었고, 샘플용 꼬냑 술을 가져와 마시든지 아니면 가방 속에 넣어가라고까지 했다. 뭐든지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애를 쓰면서 에미레이트항공사에서 운항하는 전 세계 비행시간표 책자와 심심할 때 사용하라고 포커 카드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에미레이트항공사에서 이번에 57명의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했고, 전체 한국인 승무원 숫자는 100여명에 달한다고 했다. 한밤중의 비행 중에 자다 깨다 하면서 기내식을 총 네 끼나 먹고 한국시간으로 10월 2일 오전 10시 10분(현지시간 오전 5시 10분)에 드디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Dubai)공항에 착륙했다. 이곳 시간은 한국시간보다 5시간 늦어 아직 새벽이었다. 또 다시 우간다 엔테베로 가는 비행기를 환승(Transit)하기 위해 일단 입국수속을 밟는데 무척 까다로웠다. 검색대를 통과할 때 삐이~ 소리가 나자 아랍인 검색원이 다시 통과하라고 해서 다시 했더니 또 삐이~ 소리가 났다. 이번엔 신발을 벗고 통과하라고 했다. 맨발로 통과하자 소리가 나지 않아 통과는 했지만 난생 처음 신발을 벗고 검색대를 통과하는 일이 기분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리가 났던 이유는 구두 밑창이 닳지 않도록 쇠붙이를 박아 놓았던 것 때문이었다. 다시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 10분(현지시간 오전 8시 10분)발 엔테베행 비행 티켓을 부킹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면세점에 가서 담배를 한 보루(20갑) 사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엄청 잘사는 나라로 소문이 나 있어서인지 금색으로 장식한 나무가 있었고, 그 밑에 작은 금괴를 쌓아두었지만 실제 금은 아니었다. 어떻든 꽤 큰 공항이었고 공항 내에 우리 일행처럼 환승하는 승객들을 위하여 외부로 나가지 않고 공항 내에서 쉬었다 가거나 투숙하도록 호텔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다. 네온 불빛은 매우 휘황찬란하고 실내가 아름다워 보였지만 많은 승객들이 머물다 보니 앉을 자리가 부족해서 맨바닥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잠을 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들은 모두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피곤함 탓인지 동서양 사람 구분 없이 지친 모습으로 체면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듯 했다. 두바이공항은 아시아권, 유럽권, 미주권 및 아프리카권으로 여행하는 교통요지로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만났던 여인들과 작별하였고, 탑승 개찰시간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Gate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어느 여자가 한국 사람이냐고 반갑게 맞이해 주면서 말을 걸어왔다. - 계 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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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같은 문화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지구 어디서 만나든 동포애가 살아나리라고 봄니다.
동질성이란게 무조건 좋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