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만 넣으면 기름을 다 먹는다" 기름 덜 쓰는 가지볶음
ᆢ가지가 기름을 빨아들이는 이유
가지 속살을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촘촘한 스펀지처럼 생겼다.
세포 사이에 공기가 많이 들어 있어서 생가지를 뜨거운 기름에 넣으면 공기 자리로 기름이 빠르게 스며든다.
처음에는 기름을 먹기만 하다가 충분히 익으면 세포 구조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머금었던 기름을 다시 내놓는다.
볶다 보면 갑자기 팬에 기름이 다시 고이는 것도 이 때문.
하지만 그때는 이미 가지가 기름을 잔뜩 머금은 뒤라 접시에 담고 나서도 기름이 배어 나온다.
그래서 처음 기름이 사라졌다고 기름을 더 붓는 것은 실수.
미리 열을 가해 공기층을 없애 두면 처음부터 기름을 덜 먹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
ᆢ조리법에 따라 열량이 4배 차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조리법 평균)를 보면 같은 가지 반찬이라도 열량 차이가 크다.
가지나물은 100g당 37kcal, 가지볶음은 35kcal 안팎으로 가볍지만 기름과 튀김옷이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지전은 85kcal, 가지탕수는 160kcal로 가지나물의 두 배에서 네 배가 넘는다.
밀가루와 달걀을 입혀 기름에 부치거나 튀기는 과정에서 지방과 탄수화물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
결국 가지 반찬의 열량은 가지가 아니라 기름과 옷이 정한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찌거나 데친 뒤 무치거나, 기름을 최소로 써서 볶는 방법이 가지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다.
ᆢ재료와 분량 (2~3인분)
가지 2개(약 300g), 대파 1/3대, 다진 마늘 1작은술, 식용유나 들기름 1작은술, 통깨 약간을 준비.
양념은 간장 1큰술, 물 1큰술, 올리고당 1/2작은술이면 충분.
간장 1큰술을 물 1큰술과 섞는 이유는 짠맛은 줄이면서 가지에 양념이 골고루 퍼지게 하기 위해서다.
시판 진간장은 100g당 나트륨이 5,000~6,700mg 수준이라 1큰술만 넣어도 900mg 안팎이 들어간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고춧가루 1/2작은술이나 청양고추 반 개를 더하고, 고소한 맛을 원하면 마지막에 들기름 몇 방울을 둘러도 좋다.
단맛은 설탕 대신 양파 1/4개를 함께 볶으면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다.
ᆢ1단계, 썰고 전자레인지에 3분
가지는 꼭지를 떼고 깨끗이 씻은 뒤 길이로 반을 가르고, 1cm 두께로 어슷하게 썬다.
너무 얇으면 금방 물러지고 너무 두꺼우면 속이 덜 익으니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가 알맞다.
썬 가지를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고 랩을 느슨하게 씌운 뒤 3분 정도 돌린다.
가지가 반투명하게 숨이 죽고 부드러워지면 된다.
양이 많으면 1분씩 더 돌리며 상태를 확인.
그릇 바닥에 물을 한 숟가락 넣고 돌리면 가장자리가 마르지 않고 고르게 익는다.
익힌 가지에서 물이 나오면 체에 밭쳐 가볍게 물기를 빼 준다.
이 물기를 빼야 볶을 때 질척해지지 않고 양념이 겉돌지 않는다.
손으로 세게 짜면 가지가 뭉개지므로 숟가락으로 살짝 눌러 주는 정도면 충분.
ᆢ2단계, 기름 1작은술로 볶기
팬을 중불로 달군 뒤 기름 1작은술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대파를 넣어 향을 낸다.
마늘 향이 올라오면 숨 죽인 가지를 넣고 센 불에서 1~2분만 빠르게 볶는다.
이미 익힌 가지라 오래 볶을 필요가 없다.
겉면에 살짝 윤기가 돌고 가장자리가 노릇해지면 충분.
오래 볶을수록 가지가 뭉개지고 물이 다시 나온다.
기름이 부족해 보여도 더 붓지 마라. 전자레인지로 익힌 가지는 기름을 거의 빨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처음 두른 기름만으로도 팬 바닥에 눌어붙지 않는다.
3단계, 양념은 마지막에 둘러서
미리 섞어 둔 간장 양념을 팬 가장자리로 둘러 넣고 재빨리 섞어 30초 정도만 더 볶는다.
양념을 팬 가장자리에 부으면 뜨거운 팬에 닿아 살짝 졸아들면서 감칠맛이 살아난다.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 마무리.
들기름을 쓰고 싶다면 볶을 때가 아니라 불을 끈 뒤 몇 방울 두르는 편이 향도 살고 산패도 줄일 수 있다.
간은 마지막에 맛을 보고 싱거우면 간장을 더하기보다 통깨나 김가루를 조금 더해 고소함으로 보완하는 것이 나트륨을 줄이는 요령.
완성된 가지볶음은 식으면 양념이 더 배어 짜게 느껴질 수 있으니, 도시락 반찬으로 쓸 때는 간을 조금 더 싱겁게 맞추는 것이 좋다.
ᆢ전자레인지가 없다면
전자레인지가 없다면 김이 오른 찜기에 썬 가지를 넣고 3~4분 찐 뒤 볶아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찐 가지는 그대로 간장 양념에 무치기만 해도 기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가지나물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소금에 살짝 절이는 것.
썬 가지에 소금을 아주 조금 뿌려 10분 정도 두면 수분이 빠지며 숨이 죽는데, 물기를 꼭 짠 뒤 볶으면 기름을 덜 먹는다.
이때는 양념의 간장을 줄여야 짜지 않는다.
에어프라이어를 쓴다면 썬 가지에 기름을 붓으로 얇게 바르고 180도에서 10분 남짓 구우면 된다.
기름을 직접 붓는 대신 붓이나 스프레이로 표면에만 바르는 것이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
ᆢ고르는 법과 보관법
좋은 가지는 짙은 보라색이 선명하고 껍질에 윤기가 나며,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하다.
꼭지의 가시가 뾰족하고 단면이 마르지 않은 것이 신선하다.
가지는 찬 곳에 오래 두면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고 속이 물러지기 쉽다.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하나씩 감싸 비닐에 넣은 뒤 냉장고 채소 칸에 두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썬 가지는 공기에 닿으면 금방 갈색으로 변한다.
볶기 직전에 썰고, 미리 썰어야 한다면 찬물에 잠시 담가 두면 갈변을 늦출 수 있다.
가지 껍질의 보라색 색소는 껍질째 조리해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ᆢ주의가 필요한 경우
나트륨을 제한해야 한다면 간장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식초나 레몬즙을 몇 방울 더해 새콤한 맛으로 간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법도 있다.
ᆢ정리하면
가지볶음이 기름진 반찬이 되는 것은 생가지를 바로 팬에 넣기 때문.
썰어서 전자레인지에 3분, 기름 1작은술에 1~2분, 양념은 마지막에라는 순서만 지키면 기름은 줄이고 가지 본연의 부드러운 맛은 살린 반찬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