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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기 자콥입니다.
어쩌다보니 시작한 전국 출빠여행,
어느새 다다른 그 마지막 일정은 목포에서 시작했습니다
걱정을 좀 했었지만 다행히 철도파업이 마무리되어 무사히 올 수 있었어요
역과 항구가 가까이 있단 점에서 예상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둘러보니 동네 자체가 소박한 곳이라는 느낌이 있더군요
정말로 한반도 끝자락에 온 듯한 풍경과 분위기가 있어요. 심지어 동네 다니는 버스들까지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지금 목포에서 가장 핫한 명물!
유달산을 거쳐 고하도까지 이어지는 목포 케이블카입니다.
버스 타고 조금만 가서, 또 조금만 걸어가면 금방 도착하는데
부산에서처럼 일반이냐,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탈이냐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이 더 싸서ㅋ 일반으로 표 샀네요
매우 길다고 들었긴 했는데, 정말 산 넘어 바다 건너 20분을 가네요
마을-산 정상-바닷길 이렇게 쭉 가로지르면서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아예 달라지는게
와 이건 진짜 한번쯤 타봐야 하는구나 싶더군요.
무엇보다 이게 왠지는 몰라도 의외로 무섭지는 않습니다.
울산 그랜드휠, 원주 출렁다리, 진주 에코라이더 등 온갖 무서운걸 다 거쳐서 내공이 쌓인거도 있겠지만ㅋㅋㅋ
어쨌든 사진 편하게 찍으면서 있다보면 지루할 시간은 없으니 꼭 타보는거 추천
고하도는 산책길 루트가 정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니는데 걸리는 시간도 돝섬보다 좀 걸린 정도?
물론 중간중간 바다 구경할 전망대, 동굴 등이 있어서 머리 식히고 오면 그보다 걸리겠지만
이 안에서 돌아다니는데는 추가요금도 없고, 이왕 온거 쭉 둘러보면 좋아요
유달산은 가는 길이 아니라 돌아오는 중에 들렀다 갑니다.
물론 여기까지 등반해서 올 수도 있지만 월아산이면 충분해... 하는 생각이기도 하고
유달산 정거장이 딱 중간에 있다보니 오는 길에 구경하기 좋아요.
정거장에서 정상까지도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
주의할 점은 왠지 정상에 벌레들이 많습니다. 뭔지 모를 날벌레들이 여기저기 모여있더군요
거의 다 왔는데 어린아이 몇명이 뭐라고 투정부리길래 뭔가 했더니 진짜 떼거지로...
때문에 꼭대기 자리에선 얼른 사진만 찍고 내려왔습니다
케이블카 구경 끝내고, 다시 역-항구 주변으로 돌아와 한바퀴 돌았습니다.
이 부근이 넓지는 않다보니 느긋하게 걸어도 한시간이면 충분히 돌거든요
역에 왔을때도 느꼈지만 여긴 정말 아담한 동네구나 하면서 산책한 뒤
서산동 시화마을+유달동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여긴 진짜 어촌이구나! 하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부산, 울산, 창원마산 등 돌았고, 집도 인천이지만
이렇게 정말 항구도시보다는 어촌이라는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곳은 처음 보는듯하네요
아예 그 컨셉에 맞게 지은듯한 건물, 가게도 조금 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물론 여느 지방이 그렇듯 개발중인 곳도 있습니다.
동쪽에 신흥동, 부흥동쪽으로 가면 단지들, 신형 건물과 상가들이 좀 있어요
그리고 이쪽 또한 구경하기 좋게, 길을 깔끔하게 정리해놨는데
특히 월요일 빼고 밤에 운영한다는 분수쇼가 유명한듯합니다
문제는 제가 간 날이 월요일이라...ㅠ 여기서 하는구나 자리만 보고 왔네요
사실 역사관도 그렇고, 목포 주요 볼거리들 중 여러 곳이 월요일엔 쉬니까 참고하시길
그렇게 밤산책까지 하면서, 마지막 일정 시작에 맞게 기억에 남을 목포여행이었습니다ㅎㅎ
그럼 여기서 맛집 정리
1. 장터식당
월요일 오픈 한시간 지났는데 웨이팅이 있길래 문앞에서 벙쪘는데
진짜 그럴만해요. 저 양념꽃게살이랑 밥을 시켜서 비벼먹는게 와...
양념게장과는 다릅니다. 양념게장은 보통 밥에 반찬을 곁들여 먹는 느낌이라면
이 게살비빔밥?은 아예 밥과 게살을 함께 먹는데 이게 맛깔진 양념+밥에 뿌려준 참기름까지 해서
마치 대전에서 먹은 두루치기 마지막에 칼국수 비벼먹었던 그거처럼
밥, 게살, 양념이 하나가 돼서 입에 찰지게 달라붙습니다.
말로 어떻게 표현해보려 하는데ㅋㅋㅋㅋ 가서 드시면 알아요
2. 씨엘비&코롬방
목포 대표 빵집. 둘이 위치도 가까워요
다른것보다 바게뜨에 새우크림? 또는 크림치즈 등을 곁들인 시리즈가 있는데,
이거 두 빵집마다 하나는 꼭 드셔보시는거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림치즈 바게뜨가 잘 맞네요. 느끼하지도 않고 이게 딱딱한 바게뜨랑 잘 맞을줄도 몰랐는데
먹기 시작하니까 한 조각 삼키니 부족하고, 또 한조각 다음조각... 하다가 다 먹었네요ㅎ
3. 목포 밥통쫀드기&황박사 쫀디기
맛집만 검색하고 가느라 목포 특산물중 쫀드기가 있는줄도 몰랐네요
위에 언급한 어촌쪽, 연희네 슈퍼 근처에서 산 밥통쫀드기
그리고 특산물화에 앞장서는 황박사쫀디기 둘 다 사서 먹어봤는데
일단 이게 어렸을때 사먹던 그런 쫀드기와는 달리, 밥솥으로 쪄서 만든 쫀드기입니다
그래서 간단하게는 포장 조금만 뜯거나 아예 안뜯고 전자렌지에 30초쯤 돌려서 먹거든요
그럼 이게 막 데워졌을땐 떡처럼 쫀득거리는데, 몇분 지나면서 물기?가 조금씩 빠집니다.
그때 먹기 시작하면 되고, 아니면 뜨겁긴 하지만 데우자마자 떡 먹듯이 먹을수도 있어요.
차이점이라면 일단 밥통쫀드기는 마치 가느다란 당면들을 뭉쳐서 만든 모양입니다
그래서 결대로 떼먹는다는게 뭉텅이가 아니라 한올한올 떼서 먹을수가 있어요. 크래미처럼
식는건 비교적 빨리 식으니까 둘이 같이 데웠다면 이거부터 먹는거 추천합니다
황박사 쫀디기는 맛이 여러가지가 있어요. 기본인 호박맛, 갠적으로 마음에 든 옥수수맛, 치즈맛 등
이건 결이 한장한장 층층이 쌓여있는 모양인데, 데워서 바로 먹으면 잘 안 떼집니다. 그리고 뜨거워요
몇분 지나서 한장씩 떼서 먹기 시작하면 매우 달달한 맛
결론은 결대로 뜯어먹는 재미는 목포쫀드기, 맛은 황박사 쫀디기가 더 좋은듯
그리고 둘 다 쪄서 만들기 때문인지 유통기한이 길지는 않습니다. 늦어도 2주 내엔 다 드셔요
4. 해촌
바다분수 근처 맛집 찾다가 바지락비빔밥 한다는 곳이 있어서 간 곳
비빔밥 자체도 새콤하고, 바지락도 해감 잘 되어있고 감칠맛 나는데
무엇보다 같이 나오는 바지락국물이 매우 시원해요! 몇마리를 넣고 끓인건지
와 이거 따로 포장해서 내일 아침에 후루룩 하면 해장 잘되겠단 생각도ㅋㅋㅋ
위치도 정말 분수 구경하기 전에 가기 좋습니다
5. 인동초 막걸리
인동주마을 자체는 홍어삼합 또는 게장정식을 먹는 곳입니다
이거도 맛있어 보이는데, 저는 여기서 만든다는 인동초막걸리가 더 눈에 띄길래 갔어요
막걸리만 따로 샀는데 저 많은 양에 5천원밖에 안하는 점도 마음에 들고,
맛도 지금까지 마셔본 막걸리와는 다르게 매우 특이해요
시큼하면서 쏘는 맛? 탄산으로 쏘는게 아니라 막걸리 맛 자체가 혀를 쏘는 것 같은게
왜 이걸 홍어나 게장 먹으면서 마시는지 바로 이해가 됩니다.
다음에 간다면 같이 먹으면서 궁합이 어떤지 확인해보기로ㅎ
막걸리 잔뜩 퍼마셨는데도 다행히 제때 일어나서ㅋ 목포항으로 향했습니다
아침해가 항구에 비치는게 예쁘면서도 아련하다고 해야하나,
옛날에 뱃사람들의 아내, 자식 등은 바다를 보면서 기다린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이런 풍경이 함께하는구나 상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목포항 메인터미널이 아니라, 삼학부두 쪽으로 가야하더군요
다행히 멀지는 않아서 조금만 빨리 걸으면 되기에 둘러가면서도 적당히 구경할 수 있었네요
덤으로 저처럼 헷갈렸는지 얼른 방향 틀어서 가시는 분들도ㅎ
퀸 제누비아Ⅱ는 원래 인천에서 출항하던 배였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운행중이었지만, 워낙 끔찍한 일이 있었기에 수요가 전같지는 않았을 것이고
또 그밖에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쌍둥이 자매함인 1호를 따라 목포로 왔죠
현재 한국 내에서 도는 여객선 중 최대급에 맞게 승선하자마자 에스컬레이터가 반겨줍니다
언젠가 오아시스 크루즈를 타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지만,
이정도도 처음 타보는거라 승선하자마자 놀라고, 들어가서 화장실 퀄리티와 샤워실까지 있는데 놀라고,
차량 적재 승객용인듯한 엘리베이터 보고 또 놀라고 등등... 덕분에 배고팠던 것도 잠시 잊었네요
출항 직전 잠시 밖으로 나와서 찍은 사진들.
바람이 세기는 하지만 꽤 커서 난간 쪽으로만 가지 않으면 위험할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 앞쪽으로는 못가니까 타이타닉 흉내낼 생각은 하지 마시고ㅋㅋㅋ
오전 8시 45에 출항!
평일 기준 이코노미 3만원 초반대인데
1시 도착예정인 스케쥴이라 굳이 더 비싼 침대칸일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이걸로 했거든요
혹시 탈 생각 있다면 참고하시길
커다란 여객선에 타서 항구가 점점 멀어지는걸 보는 기분,
바다의 품으로 길을 맡기는 이 느낌이 너무 좋거든요
비행기로 더 싸고 빠르게 갈 수 있었지만 그래 이렇게 오길 잘했구나!
진짜 추억거리 하나 제대로 만들었다 싶으면서 찬바람 속에서도 막 웃었네요
목포대교 지나는 순간도 찍고ㅎ
더는 추워서 안되겠다 싶을때 들어와서 내부 구경
푹신한 휴식공간(겸 잠시 잘 곳)도 있고,
북카페(겸 잠시 잘 곳)도 있고,
카페(겸 잠시 잘 곳)도 있고,
편의점과 빵집, 심지어 오락실&코노에 그냥 노래방까지...
인천에서 오가던 배답게 긴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많이 있습니다
(와이파이는 없으니 참고하세요. 핫스팟 필수)
물론 식당도!
김치찌개 백반 시켜서 먹었는데 예상보단 비싸지 않았고, 맛도 그럭저럭 먹을만했어요
무엇보다 배 안에서 바다 보며 아침식사 오늘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나 싶었고ㅋ
인천에서 다닐 때는 술도 있었나본데 지금은, 또는 그날은 팔지 않았습니다
배에서 와인까지 곁들이고 싶다면 미리 챙겨서 타시는게 좋아요ㅎ
출항 2시간~2시간 반쯤 지나면 망망대해 진입
물론 더 거대한 배들 다니는 항로에 비하면 너무 거창한 표현같지만,
정말 사방에 바다 또는 작은 무인도뿐인 때에 나가서 둘러보고 있으니
해방감, 약간의 무서움 등이 복잡하게 섞여요
많이 춥다 싶기는 했지만, 이날 바람도 바다도 좀 거센 편이었는지
도착이 예정보다 한시간 더 늘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자연이 허락해준 길에 불평할 순 없으니
그래도 일정은 일정이라 몇몇 승객분들이 클레임 거는거 차분히 대응해주신 직원분도 멋지고
이렇게 된 거 라면기계 뒤에 있는 안마의자도 잠깐 써봤습니다ㅎ
편의점 닫기 전 컵라면도 후루룩
역시 같은 음식도 산에서 먹을 때랑 바다에서 먹을 때가 달라요
그렇게 원래 예정시간인 1시가 지났을 때쯤,
잠깐 눈붙이다가 일어나서 밖에 보니까 슬슬 뭐가 보이길래 나왔습니다
한동안 바다에 있다가 육지가 가까워지는 순간도 다시 경험해보고 싶어요
날씨가 심상치 않아보이긴 했지만, 워낙 들떠있었어서 별 걱정은 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예정보다 늦어진 탓에 다들 빨리 내리려고 허둥대느라 정신없기도 했고ㅋㅋㅋ
저도 배 안에서 일정도 다시 확인했고, 얼른 짐 챙겨서 내릴 준비!
그렇게 올해 마지막 목적지,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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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콥이는 후기에 재능이 엄청 많은 듯~~ !!!!
그러니까요! 글을 너무 잘 쓰셔! 몰입도 최고 표현력 무엇👍🏻 게살 비빔밥에 침고이고, 뱃사람 기다리는 가족들 상상에 눈물 고이잖아🥹 저는 지방으로 여행갈 일 있으면 네이버블로그 안찾아보고 자콥님 후기 보려고요 진짜💎 마지막이라니 아쉽잖아아아 제주도편 기대되잖아아아!
두분 다 정말 감사합니다ㅎㅎ 뭐라도 더 소개하려고 하면서 너무 주절거리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쓰는데 이런 말씀들 들으니 정말 기뻐요
목포쫀뜨기 놀뭐에서 나와서 한때 전국적으로 유명했는데 몰랐구나~~
다음부터는 어디 갈때 특산물도 같이 검색해야할듯ㅋㅋㅋ
자콥님의 여유로운 유랑생활 부러워요~ 이번이 마지막 백수투어인가요? 발표회도 끝났으니 저도 유랑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구만요~ ㅋㅋ
드디어 도장깨기가 끝났네ㅎㅎ
고생 많았도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