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조선통신사 옛길 대장정 기행록(15)
- 통신사의 고장 영천에서 천년고도 경주로(영천 조양각 – 경주 문화원 37km)
4월 19일(월), 걷기에 쾌적한 봄 날씨다. 오전 7시에 숙소를 나서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들고 7시 반에 전날 골인했던 조양각을 출발하였다. 곧바로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영천교를 지나서 시가지를 통과하여 경주 방향의 국도에 들어선다.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변의 갓길은 마음 놓고 걷기에 불dks, 보행자나 운전자나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지나는 하천마다 샛노랗게 핀 유채꽃이 화사하고 연한 잎사귀로 채색한 가로수가 싱그럽구나.
두 시간 반 동안 10여km 걸어 복안면 소재지의 행정복지센터에 이르니 대구에 거주하는 동호인 류해정 씨가 손을 흔들며 일행을 반가이 맞는다. 빠르게 걷기의 베테랑인 그는 7개월 전 작업 중 사고로 떨어져 정강이 쪽에 큰 수술을 받고 정양 중인데도 대원들의 장도를 격려하기 위해 일부러 나온 것, 일행 모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하였다. 간식을 한 아름 가져와 즉석에서 기운을 보충하였는데 점심까지 대접하겠다는 호의가 고맙다. 거리의 천사가 나타났다며 칭송.
아픈 몸을 무릅쓰고 따뜻한 걸음 한 류해정 씨와 함께
11시경 영천시계를 벗어나 경주시 서면에 들어선다. 16km쯤 걸어 서면소재지 아화의 식당에 도착, 미리 주문한 육회비빔밥을 맛있게 들었다. 식사 후 류해정 씨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12시 10분에 오후 걷기, 빠른 걸음의 선두를 따라 열심히 걷는다. 두 시간여 쉬지 않고 걸으니 제법 번화한 건천읍 지나 금척리 고분군에 이른다. 도로변의 나무그늘에서 잠시 휴식, 솔솔 부는 바람결이 시원하다.
건천읍 모량리를 지나노라니 박목월 생가 1.4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옆의 모량초등학교 게시판을 살피니 박목월 시, 나그네가 적혀 있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그래, 우리도 나그네처럼 남도 천리 열심히 걷고 있다.
모량역 지나고 신경주역 갈림길 거쳐 태종무열왕릉에 이르니 오후 4시, 왕릉 입구에서 잠시 쉬었다가 마무리 걷기에 나서니 형산강을 가로 지르는 서천교 건너 천마총을 지난다. 최종목적지인 옛 관아(객사) 부근의 경주문화원에 이르니 오후 5시, 막바지 장거리 코스 37km를 무사히 걸었다. 열심히 걸은 일행 모두 수고하였습니다. 내일도 파이팅!
14일째 걷기 기록
걷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중 저녁식사(메뉴는 물회정식), 숙소는 천마총 옆의 단골모텔이다. 잔디가 잘 가꾸어진 거대한 고분군은 공원처럼 아늑한 분위기, 천년고도의 정취를 느끼며 편히 쉬자.
조선통신사들이 들렀던 경주 동경관의 모습, 지금은 퇴락하여 출입통제
* 경주를 여러 차례 지났어도 태종무열왕릉과 김유신 묘를 찾을 기회가 없었다. 일부러 짬을 내어 두 곳을 잠깐 들렀다. 테종무열왕릉은 지나는 코스, 김유신 묘는 태종무열왕릉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다. 신라 제29대 무열왕(재위 654-661)은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은 걸출한 인물, 왕릉 맨 아래쪽에 태종무열왕릉이 있고 그 위로 4기의 큰 무덤이 있다. 무열왕의 직계조상으로 추정. 김유신 묘는 입구에서 묘소까지 울창한 소나무 숲과 각종 꽃이 잘 가꾸어져 있고 관리도 철저한 듯, 신라대각간 김유신 묘라 적힌 묘소는 봉분 아래에 둘레돌(12간지의 동물조각상을 새긴)을 배치하고 돌난간을 두르는 등 왕릉보다 품격 있게 꾸며져 있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공로가 천세에 빛나누나.
품격을 갖춘 신라대각간 김유신 묘
첫댓글 천년의 숨결, 서라벌 입성을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