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은 상호관계로 주어지는 속성이며, 그것은 空이다>
양자세계는 기존 물리학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 무르며, 일시적이고 불연속적인 사건들과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베네치아 레이스처럼 정교하고 복잡하면서 연약하게 짜인 세계죠. 모든 상호작용은 사건입니다. 실재를 엮는 것은 이 가볍고 덧없는 사건이지, 철학이 상정한 절대적인 속성을 지님 무거운 물체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전자의 일생은 공간 속에서 하나의 線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것과 상호작용할 때, 한 번은 여기 또 한 번은 저기, 이렇게 사건으로 나타나는 점선이죠. 비약적이고 불연속적이고 확률적이고 상대적입니다.
물리학의 신비에 관한 매혹적인 책 <우주론적 문답 Cosmological Koans>물리학자 엔서니 아기레 Anthony Aguirre는 이 모든 것들이 불러일으키는 당혹감과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자는 우리가 측정하고 관찰하는 중에 나타나는 특정 유형의 규칙성이다. 그것은 하나의 실체라기보다는 패턴이고, 질서다. 우리는 사물을 쪼개고 쪼개서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만든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조작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조각들이 배열되는 방식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배나 돛이나 손톱 같은 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들이 형태의 형태의 형태라고 한다면, 그리고 형태가 질서이고, 그 질서를 규정하는 것이 우리라고 한다면…그것들은 우리와 우주에 의해 창조되고, 그리고 우리와 우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다. 부처라면 그것들을 ‘空’이라 불렀을 것이다.
"입자를 영구적인 실체로 생각하기보다는 순간적인 사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낫다. 그 사건들은 때때로 사슬을 이루어 마치 영구적인 것 같은 착각을 주지만, 그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극히 짦은 시간 동안에만 그럴 뿐이다."(어윈 슈뢰딩거의 말)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카를로 로벨리>p106~108 정리하여 옮김
첫댓글 내가 곧 우주
전자는 공이다.
나도 공이다
가벼운 것이 아니라 무거운 깨달음
그러나 현실은 공이 아니다
무겁다.
나도 공이 아니다
현실의 무게를 쉽게 떨칠수 있을 때
난 부처가 되겠지.
여하튼 전자를 우연의 사건으로
해석한 참신함에 잠시 전자의 무게를 느껴봅니다.